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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인터뷰] 엄정화 “새로운 도전, 언제나 환영”
엄정화는 무대와 스크린을 동시에 섭렵하는 대표적인 만능엔터테이너로 꼽힌다. 무대 위에서는 강렬한 카리스마를, 스크린에서는 팔색조 매력을 과시하며 가수로서, 배우로서의 모든 열정을 쏟아낸다. 그런 그가 자신의 삶을 조금이나마 투영한 영화 ‘댄싱퀸’(감독 이석훈)으로 관객들 앞에 나섰다.

추위가 기승을 부리는 1월의 어느 겨울날,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엄정화는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매사에 적극적으로 주어진 삶에 임하는 배우였다.

극중 엄정화는 젊은 시절 ‘신촌 마돈나’로 불리며 ‘댄싱퀸’으로 활약했지만, 인권변호사 남편 정민(황정민 분)을 만나면서 꿈을 접고 살아가는 주부 정화 역을 맡았다. 하지만 우연한 기회를 통해 다시 댄스가수 제의를 받으며 이중생활을 시작하는 인물.

그는 평상 시 무대 위에서 선보였던 모습대로 프로다운 무대를 펼쳐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가수활동을 겸비하고 있는 그가 이번 영화에 느끼는 애착 역시 남달랐다.

“이번 영화는 ‘댄싱퀸’이라는 제목이 말하듯 저에게 주신 ‘안성맞춤’ 선물 같았어요. 작품이참 저와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죠. 하지만 막상 무대 위에 올라서기 전에는 ‘가수 엄정화’의 모습만 보일까봐 걱정이 됐는데, 무대에 올라서니 그런 걱정은 싹 사라지더라고요”



하지만 제 아무리 무대체질이라 할지라도 촬영을 하면서 겪은 고충이 없을 리 만무했다. 

“오랜만에 무대에 올라야 했으니 엄청난 춤연습을 해야했죠. 또 극중 에어로빅 강사인만큼 에어로빅도 배웠어요. 당시 ‘슈퍼스타K3’ 심사위원을 했을 때라 바쁘긴 했지만 춤 연습을 하면서 오히려 건강이 좋아졌죠”

배우로서 가수로서 입지를 다진 엄정화 역시 ‘꿈’으로 인해 갈등의 시간을 겪은 적이 있었다. 평탄하지만은 않았던 생활 속에서 엄정화에게 ‘꿈’은 막연한 그림이나 다름 없었다.

“어렸을 때도 가수가 꿈이었어요. 하지만 정말 상상 속의 꿈이었죠. 고등학생이 되고 나서 합창단의 모습을 처음 보고 굉장히 부러웠어요. 노래를 하면서 일을 한다는 것이 말이죠. 물론 가수는 아니지만, 근접하게 꿈을 이룰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했어요”



‘꿈에 근접한 것’을 택한 엄정화는 1989년 MBC 합창단에 합격했고, 자신의 꿈을 향해 첫 발을 내딛었다. 이후 그는 단기간에 가수와 배우의 꿈을 이뤘고, 현재는 명불허전한 여가수로, 여배우로 대중들에게 각인돼 있다.

엄정화는 이번 작품에서 황정민과 찰떡 호흡을 과시했다. 이미 ‘절친’으로 유명한 두 사람이 실제 부부처럼 완벽한 부부 연기를 위해 롤모델로 삼은 배우가 있을까.

“롤모델은 따로 없었어요. 저는 그저 황정민이라는 배우를 믿고, 친분을 유지했을 뿐이에요. 그래서 더 좋은 연기가 나온 것 같고요.(웃음) 워낙 친해서 그런지 애드리브도 자연스러웠던 것 같아요”

극중 엄정화는 남편을 위해 자신의 꿈을 희생한다. 사랑을 위해서라면 꿈을 위한 희생 역시 감안해야 하는 것일까. 실제 그의 사랑관 역시 ‘이타적’이었다.

“부부나 친구 관계에서 자신의 것만 생각하면 안되는 것 같아요. 영화에서도 나타났듯이, 정화가 첫 무대를 포기할 수 없었던 가장 큰 이유는 함께한 멤버들 때문이죠. 또 남편을 위해서라면 어느 정도 희생도 감안해야만 했고요. 희생 없이는, 사랑도 우정도 없을 것 같아요”

이처럼 자신보다는 남을 위한 배려를 우선시하는 엄정화는 이상형 역시 “포용력 넓은 사람”을 꼽았다. 그는 자신의 직업을 이해하고, 감싸줄 사람을 간절히 원하고 있었다.

“‘괜찮아?”라며 따뜻하게 안아주고 절 포용할 수 있는 남편이라면 좋겠어요. 또 영화처럼 서로 티격태격 하지만 믿음을 저버리지 않는 재미있는 부부생활을 했으면 하네요“



그는 진지한 눈빛으로 말을 이어 나갔다.

“20대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는 건 ‘느낌’으로 사람을 만난다는 거예요. 느낌이 통해야 만남이 이뤄지는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또 30대에 접어들면서부터 마음이 넓은 사람, 자기 일에 대해 프라이드가 강한 사람이 눈에 들어오더라고요”

연인과의 포용력, 인간관계의 희생을 중시하는 그는 ‘오픈 마인드’로 관객들과 소통하기도 했다. 자신의 트위터에 글을 남긴 한 네티즌이 기억에 남았는지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

“한 분이 제 트위터에 이런 글을 남기셨더라고요. ‘댄싱퀸’을 통해 엄마의 꿈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게 됐다고요. 그 글을 본 순간 가슴이 뭉클해졌고, 이번 영화에 담긴 현실적인 메시지에 또 다시 생각해 보게 됐어요”

더불어 그는 영화의 강점으로 “모든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도전을 담아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도전이 자신을 늘 설레게 하는 동시에, 관객들에게도 뜨거운 감동을 선사할 것이라 믿고 있었다.

인터뷰를 마치고 “동생 (엄)태웅이 영화는 한 번 보고, 제 껀 두 번 볼 것”이라며 환히 웃는 그에게서 아직 시들지 않은 청춘의 꽃이 피어났다. 하루하루 변화와 도전을 거듭하며 새로운 모습을 보이는 엄정화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양지원 이슈팀기자, 사진 백성현 이슈팀기자 / jwon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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