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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간디작살 안영미...4차원 폭주족 캐릭터로 제2의 전성기…글로는 표현하기 힘든 욕 같은 유행어 화제
“유행어가 너무 욕 같아서 그런가? CF가 좀 들어오긴 하는데, 하나도 성사가 안 된다. 광고주는 안 좋아하고 그 밑에 있는 분들이 더 좋아해서 그런가 보다.(하하)”
tvN ‘코미디 빅리그’에서 코와 입술에 피어싱을 하고 파격적인 비주얼에 ‘할리라예(모터사이클 할리 데이비슨을 타고 있다는 것을 표현한 대사)!’를 외치며 등장하는 4차원 폭주족 ‘김꽃두레’를 열연하며 ‘간디작살’을 유행시킨 안영미(28). 그녀가 지난 2009년 개그콘서트 ‘분장실의 강선생님’ 이후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폭주족처럼 괴성을 지르고 등장해, 담배를 피우듯 막대 사탕을 핧는 ‘불량 캐릭터’로 마약에 취한 사람 같은 표정을 하고 내뱉는 거침없는 ‘김꽃두레’는 블로그녀(女) 김미려, 못생긴녀(女) 정주리와 함께 만든 팀 ‘아메리카노’가 초반 부진을 딛고 결국 ‘코미디 빅리그’에서 종합 2위를 기록하는 데 큰 기여를 했다.
안영미는 “‘분장실의 강선생님’때는 자고 나니 스타가 됐다는 말이 실감이 났다. 그때는 뭐가 뭔지 몰라 힘든 전성기였다면, 지금은 즐길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라고 말했다.
▶배우를 꿈꾸던 안영미, 개그맨이 되기까지
“어릴 때부터 연기가 하고 싶었다. 드라마를 보고 따라했고 사람들이 커서 뭐 될거냐고 물으면 ‘탤런트요!’라고 말했다. 다른 직업은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안영미는 어려서부터 배우가 되고 싶었다. 막연히 꾼 꿈이었지만, 늘 당연한 것으로 여기며 살았다. 이 때문에 고등학교 때 자연스럽게 연극 동아리에 들어갔고, 대학도 예대(백제예술대학 방송연예학)에 들어갔다. 하지만 그녀는 지난 2004년 KBS 19기 공채 개그맨이 됐고, 이제는 개그맨으로 입지를 굳혔다. 배우가 아닌 개그맨이 된 것은 대학의 김재화 교수 덕이 컸다.
“어느 날 교수님이 ‘3일 뒤에 실기시험이니까 그날 가봐. 내가 대본 썼으니까 그냥 외우기만 해’라고 하셨다. 마침 그날이 만우절이라서 반신반의했다. 그런데 농담이 아니었다. 어차피 배우 오디션을 봐야 하니까 경험삼아 보자는 마음으로 갔다.”
1차 실기 때 안영미의 개그를 본 10명의 심사위원들은 아무도 웃지 않았다. 연극처럼 딱딱하게 해서 그런가 싶었단다. 그런데 아무도 웃지 않는 그 분위기가 너무 웃겨서 안영미는 빵 터졌다. 이런 안영미의 엉뚱한 모습에 심사위원들도 덩달아 웃었고, 1차 실기에 합격했다.
“천재 아니면 또라이 아니냐는 생각에 얼떨결에 1차 실기에 합격한 것 같다. 2차 실기를 봤는데 1차 때와 같은 걸 했다. 사실 바꿔야 되는 건지 몰라서 그랬다.(하하)”
심사위원들은 1차 때와 똑같은 걸 선보인 안영미를 보고 “넌 뭐니?”라는 반응을 보이며 또 웃었다. 2차 실기 때 안영미는 바로 앞에서 시험을 본 옹달샘(유상무, 유세윤, 장동민)의 개그를 보고 혼자 너무 크게 웃어 또 한번 눈에 띄었다. 그리고 3차 실기 때도 안영미는 또 같은 걸 했다. 그러자 심사위원들이 “지금까지 왜 붙었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안영미는 “자신감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고 “또 그럴 일은 없을 거다”란 대답을 들었다. 그런데 덜컥 합격을 했다.
“3차 때는 심사위원들이 다들 저를 보고 ‘또라이구나’ 생각했던 것 같다. 나중에 알고 보니, 사실 떨어진 거였는데, 당시 KBS 국장께서 안영미는 꼭 붙여야 한다고 해서 합격을 한 거였다.”
이렇게 안영미는 유상무, 유세운, 장동민과 함께 KBS 공채 19기 개그맨이 됐다. “개그맨의 꿈은 없었으니까 오히려 여유롭게 시험을 치렀고, 그래서 비교적 쉽게(?) 개그맨이 된 것 같다”는 게 안영미가 말하는 합격 비법이다.
▶파격 변신 ‘김꽃두레’, 대박을 내기까지
tvN의 ‘코미디 빅리그’에서 ‘내겐 너무 벅찬 그녀’ 코너로 인기를 얻은 안영미는 김미려, 정주리와 함께 ‘아메리카노’라는 팀으로 참여해, 아쉽게 최종 2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코미디 빅리그’ 초반에는 ‘여배우들’이란 코너로 좌절을 겪었다.
“3회쯤에 6위로 떨어지면서 자존심이 상했다. 그 다음 녹화를 한 주 남겨놓고 작가와 감독에게 코너를 바꾸면 어떨까 하고 제안했더니 ‘그래, 바꿔야지’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하루종일 계속 아이디어를 내다가 결국 셋을 뭉쳐놓으니 어우러지지가 않는다고 해서, 한 명씩 등장하는 ‘맞선녀 콘셉트’로 정했다.”
처음에는 블로그녀 김미려만 호응을 얻었고, 안윤미 수녀님을 맡은 안영미와 못 생겨서 퇴장하는 정주리는 그저 그랬다. 결국 순위가 7위에 그쳤고, 안영미가 캐릭터를 바꿨다.
파격적인 피어싱과 범상치 않은 외모와 표정을 지닌 4차원 폭주족 ‘김꽃두레’는 등장부터 현란했다. 아무 생각이 없는 여자, 로커를 쫓아다니는 팬처럼 파격적인 이미지를 지닌 ‘김꽃두레’는 신선하게 다가왔고, 날로 자신감이 붙으면서 신들린(?) 연기를 선보이게 됐다.
안영미는 오는 24일 방송을 시작하는 ‘코미디 빅리그’ 시즌2에서도 시즌1과 비슷한 콘셉트로 개그를 선보일 계획이다. 이번에는 대사가 없었던 정주리만 대사를 넣을 계획이다.
쉴 때도 쉬는 게 아닐 정도로 늘상 개그 아이디어를 내야 하는 스트레스는 없는지를 물었다.
그녀는 “그냥 매사 재미있게 놀다보면 그 안에서 아이디어가 나온다. 얘기할 때 늘 내가 즐거워야 다른 사람들도 재미있어 한다. 머리 싸매고 아이디어를 짜는 게 아니라 정말 재미있게 농담을 주고받으면서 짠다. 영화나 연극, 공연 많이 보고 사람도 많이 만난다. 그러면 어느 순간 그 역할에 맞는 캐릭터가 나오게 된다”고 말했다.
여자 개그맨으로 살아오면서 느꼈던 답답함에 대해서도 한마디했다.
“여자 개그맨들은 늘 한계에 부딪쳤다. 예컨대, 개그우먼들끼리 빰을 때리거나 망가지는 뭔가를 하면 걱정어린 눈길만 보내고 웃지는 않더라. 예전에 골룸 개그할 때 잠깐 보여주긴 했지만, 앞으로 똥, 방귀 등 무대 위에서 남녀 구분없이 개그를 하고 싶다.”
안영미는 ‘김꽃두레’의 인기에 힘입어 최근에는 tvN ‘새터데이 나잇 라이브(SNL)’에도 크루로 고정 출연하고 있다.
그녀는 “토요일은 ‘안영미 데이’다. 마음 편히 웃어달라”고 당부했다.
▶자유로웠던 어린시절, 영화로 ‘연기의 꿈’에 다가서다
무남독녀 외동딸인 안영미는 어려서부터 혼자였다.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는 전혀 없었다. 부모님이 뭘 하라고 강요한 적도 없었다. 부모님은 안영미가 연예인이 되길 바랐고, 부모님에게서 끼를 물려받은 것 같다고 했다.
안영미는 “어머니가 끼가 많은 분이시다. 가끔씩 카메라를 비추면 좋아서 죽는다. 아버지도 장난끼가 많은 분이다”라며 “생각해보면 내게 개그맨은 천직이다. 고등학교 때 연극할 때도 웃기고 튀는 역할을 좋아했었다”고 말했다.
배우의 꿈을 꿨던 안영미. 우연치 않게 개그맨이 됐지만, 연기를 하고 싶은 생각은 없는지 궁금했다.
“연기? 아직 욕심이 있긴 하다. 물론 개그맨이 더 좋지만…. 그런데, 개그맨이 되고 나서도 배우 오디션은 겁이 나서 보지 못했다. 기회가 된다면 연기도 해볼 생각이다.”
실제로 안영미는 영화에 출연한다. 웃기는 역할이 아니라 진지한 조연출 역할이다. 조성규 감독의 ‘내가 고백한다면’이란 제목의 영화다. 조성규 감독이 안영미의 팬인 덕에 캐스팅됐단다.
장연주 기자/yeonjoo7@
사진=박해묵 기자/m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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