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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사람-300억원 대작영화 ‘마이 웨이’ 강제규 감독]“영상 위해 직접 불구덩이 뛰어들었죠”
“시나리오와 편집 단계에서 일본의 일반인과 영화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모니터를 위한 시사회를 했습니다. 97%가 문제없다, 단지 3%만 불편하다는 반응이었습니다.”
강제규(49·사진) 감독이 ‘태극기 휘날리며’ 이후 7년 만에 300억원짜리 대작 ‘마이 웨이’로 돌아왔다. 이 영화는 일제 강점기 조선과 일본을 대표하는 마라톤 선수로 만나 참전 후에는 소련군, 독일군 군복을 입을 수밖에 없었던 두 청년 김준식(장동건)과 하세가와 타츠오(오다기리 조) 의 비극적 운명을 그린 작품이다. 일본-소련 간 벌어졌던 노몬한 전투를 비롯해 독일-소련전과 연합군-독일 간의 노르망디 전투까지 2차대전의 주요 전장을 재현했다. 이 과정에서 일본군의 집단적인 전쟁광기와 천황에 대한 무조건적인 충성심, 자국 포로를 버린 일본 정부의 결정까지 담겼다. 일본에선 최대 배급사 도에이가 개봉을 맡았다.
강 감독이 영화의 기초가 된 실화를 처음 접하게 된 것은 2000년대 중반 미국에서였다. 워너브라더스 본사에서 ‘디데이’라는 가제가 붙은 한국인 작가 김병인의 시나리오 초고를 받았다. 당시 강 감독은 ‘요나’라는 SF영화 프로젝트로 미국 진출을 추진 중이었고, ‘디데이’는 강 감독이 제작자 자격으로 워너와 합작 협상을 진행했다. 미국 쪽에선 일본이 지나치게 부정적으로 그려졌다며 시나리오 수정을 요구했다. 투자와 제작 관련 이해도 달랐다. 결국 논의는 결렬됐고 강 감독이 직접 메가폰을 잡게 됐다.
“노르망디 상륙작전에서 승리한 연합군에 끌려온 동양인 독일군 포로, 조선에서 몽골, 소련, 독일을 거쳐 노르망디까지 한 인간이 1만2000㎞의 여정을 가면서도 생존할 수 있게 한 힘은 무엇일까. 가족일까 사랑일까 꿈일까. 가슴 속에서 뜨거운 게 솟구쳤죠.”
그렇게 ‘노르망디의 한국인’은 ‘마이 웨이’라는 대작 프로젝트로 강제규의 품에 안겼다.
“영화 속에서 세 번의 큰 전투가 있는데, 레퍼런스(참고)가 될만한 작품이 하나도 없더군요. 무조건 가장 진일보한 비주얼을 보여주자고 결심하고 출발했습니다. 촬영 감독이 방화복 입고 불구덩이 속으로 직접 뛰어 들어가고 배우들과 함께 굴렀어요. 헬리콥터에 온갖 카메라 장비까지 동원되지 않은 게 없습니다.”
4000만달러짜리 프로젝트로 시작했으나 한국 쪽으로 공이 넘어오면서 100억원여가 줄었다. 강 감독은 “줄이다 줄이다 6000원 하는 스태프들 밥값을 5000원으로 책정했다”며 “열악한 자본과 기술력으로 이만한 영상을 만들어낸 것을 보면 우리 스태프들과는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14일 서울 장충동 한 호텔에서 만난 강 감독은 “액션이든 전쟁이든 판타지든 더 많은 대중들과 호흡할 수 있는 대규모 프로젝트에 여전히 매력을 느낀다”며 “한ㆍ중ㆍ일 삼국이 공동으로 모색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이형석 기자/suk@heraldcorp.com
[사진제공=SK플래닛ㆍCJ 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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