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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9살 톰아저씨, 800m 빌딩벽을 타다
핵공격 위협 다룬‘미션 임파서블 4’…두바이 세계 최고층빌딩 로프 하나에 매달린 톰크루즈 액션신 압권
메시지 전달이 끝난 30초 후 기기는 어김없이 폭발하고 지령을 받은 톰 아저씨는 뒤도 안 돌아보고 길을 나선다. 새로운 임무가 시작됐다. 할리우드 첩보액션영화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가 또 찾아온 것이다. 4번째 작품 ‘미션 임파서블: 고스트 프로토콜’이다.

톰 크루즈는 이 영화 개봉을 앞두고 한국행 비행기를 다섯 번째로 탔다. 그는 만 하루의 체류 일정 속에서도 아낌없는 팬서비스를 했다. 미녀 부인과 다섯 살배기 늦둥이 딸을 둔 키 170㎝의 49세 사나이. 키가 작다는 이유로 한국에서 한때 ‘톰 크루저(톰 크루즈+루저)’라고도 불렸지만 그보다는 ‘친절한 톰 아저씨’라는 애칭으로 더 유명한 그는 재치 있고 유머러스하며 가정적이고 다정다감한 ‘꽃중년’의 이미지를 구축했다. ‘미션 임파서블’ 속 이단 헌트도 다르지 않다.

‘미션 임파서블’은 이단 헌트(톰 크루즈 분)를 중심으로 미국의 비밀 특수첩보조직인 IMF(Mission Impossible Force)의 활약을 그린, 1996년 첫선을 보인 이래 ‘007’을 대신한 21세기의 새로운 첩보영화 시리즈로서 위용과 인기를 이어갔다. ‘007’의 제임스 본드는 1962년 1대 숀 코너리를 시작으로 22편이 계속되는 동안 늘 키 크고 잘생긴 바람둥이 첩보원이었다. 냉전시대를 배경으로 했던 만큼 뭇 여성을 유혹하는 압도적인 성적 매력과 능력은 자유 서방세계가 동구 공산진영에 대해 체제의 우월성을 은연중에 과시하는 상징적인 방식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미션 임파서블’이 맞은 세상에선 소련과 공산주의라는 자유세계의 공적이 사라졌다. 체제의 우월성을 강조할 필요가 없으니 새로운 영웅 이단 헌트는 굳이 성적인 매력을 노골적으로 드러내지 않는다. 그는 오로지 한 여인에 대한 사랑만을 굳게 지켜가는 성실한 남편이고, 요원들에겐 속 깊은 동료이며, 유쾌하고 명석한 최고의 요원이다.

‘미션 임파서블 4’는 모스크바의 감옥에 갇혀 있던 이단 헌트를 IMF의 동료 요원들이 구해내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그에게 떨어진 새로운 지령은 ‘코발트’라는 암호명을 가진 러시아 1급 핵전략가 출신의 준동을 막는 것이다. 핵 공격의 위협 앞에 인류의 운명이 IMF, 이단 헌트의 손에 달려 있다.

냉전 해체와 함께 ‘주적’을 잃은 할리우드 액션영화에서 만병통치약처럼 등장하는 단골소재는 핵위협이다. 해 아래 새로운 적이 없으니 새로워야 할 것은 스펙터클이다. ‘미션 임파서블 4’에서 대역 없이, 컴퓨터 그래픽 없이 톰 크루즈가 직접 800m 이상 상공에서 달랑 로프 하나에 의지한 채 촬영한 액션 신은 압권이다. 세계 최고층 빌딩인 두바이의 부르즈칼리파에서 찍었다. 이곳을 비롯해 LA, 모스크바, 프라하, 밴쿠버, 뭄바이로 상상 이상의 액션이 이어진다. 애니메이션 ‘인크레더블’ ‘라따뚜이’로 유명한 브래드 버드 감독은 첫 실사영화에서 애니메이션 이상의 놀라운 영상을 실사로 구현했다.

국가로부터 버림받은 고독한 영웅, ‘본 시리즈’의 첩보원 제이슨 본(맷 데이먼 분)은 거대 권력과 싸운다. 반면 모두가 좋아하는 친절하고 유쾌한 영웅 이단 헌트에겐 누구와 대적하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화려하게 싸우는가가 중요하다. 승부야 어차피 시작하기도 전에 나 있고, 중요한 것은 어떤 기술로, 몇 골을 넣느냐가 중요한 축구스타 메시의 게임처럼 말이다. 어쨌거나 적은 사라져도 할리우드 영웅들은 바쁘다.

한편 이번 편에서 새로운 IMF 요원으로 새롭게 가세한 ‘허트 로커’의 제레미 레너, ‘새벽의 황당한 저주’의 사이먼 페크, 글래머러스한 몸매의 소유자인 폴라 패튼의 활약도 눈여겨볼 만하다. 이단 헌트의 새로운 임무는 아이맥스에서 봐야 부르즈칼리파에서 느끼는 고소공포증이 그대로 전해진다. 15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이형석 기자/su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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