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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동원-선동열 두 전설로 변신한 조승우-양동근, ‘퍼펙트 게임’ 야구영화 징크스 깰까

조승우의 눈빛은 결연했고, 굳게 다문 입매는 다부졌다. 쥐 한 마리를 잡아도 사력을 다하는 사자의 표정이었다. 경기의 지배자다운 자신감은 오만해 보일 정도였다.

반면 양동근은 넉살이 좋았다. 무슨 질문을 들어도 썰렁한 농담 한 마디 툭 던지고 사람좋은 웃음 한번 지으면 그만이었다. 다이아몬드 가장 높은 곳에 선 그는 사냥감을 노리는 맹수였지만, 정감어린 눈빛을 잃지 않았다.

조승우와 양동근이 영화 ‘퍼펙트 게임’에서 그려낸 한국 프로야구사의 두 전설, 고(故) 최동원과 선동열의 대조적인 모습이다. 두 투수의 운명적인 라이벌전을 소재로 한 영화 ‘퍼펙트 게임’이 지난 12일 서울의 한 극장에서 언론시사회를 통해 첫 공개됐다. 영화는 장점과 단점이 섞였지만 두 배우의 연기만은 영화관객과 야구팬 모두를 한국 프로야구의 전설 속으로 인도하기에 충분했다. 프로야구 관중 연간 600만명 시대, 치솟은 야구 인기에도 불구하고 올해 개봉한 ‘글러브’와 ‘투혼’을 비롯해 야구영화의 흥행만은 기대에 못 미쳤다. 과연 이 작품이 연말 대작 틈바구니서 한국영화의 ‘승부구’가 될까. 


영화는 최동원과 선동열이 국가대표 선후배로 만난 1981년 대륙간컵 국제대회 캐나다전을 시작으로 운명의 맞대결을 그려간다. 1983년 롯데에 입단한 최동원과 1985년 해태 유니폼을 입은 선동열은 아마추어 시절의 명성을 이어가며 프로야구에서도 우열을 가늠하기 힘든 최고 투수로 쌍벽을 이룬다. 부산 태생-경남고-연세대-롯데의 최동원과 광주 태생-광주제일고-고려대-해태의 선동열. 영ㆍ호남 지역 대결구도에서 학연은 물론 프로 소속팀의 기업경쟁까지 더해진 두 투수의 라이벌전은 당시 전국민적 관심사였다. 86년 1승 1패를 기록했던 두 투수는 87년 세번째이자 마지막 선발대결을 벌이게 된다. 영화는 후반 40분간을 87년 5월 16일 부산사직구장에서 펼쳐졌던 경기에 초점을 맞춘다. 부산, 광주 사투리는 물론, 외모와 투구폼까지 빼다 박은 두 배우의 열연은 이제 한 사람은 세상을 달리했고, 또 한 주인공은 마운드를 떠난 지금, 팬들을 추억으로 데려가기에 충분했다.

이형석 기자/su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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