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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야수 임재범, 절절한 가족사…“사랑하는 내 동생, 지창이”
임재범은 스스로를 '불효자'라고 했다. “유년기를 고아원에서 보내고 그 뒤에는 할머니와 자랐다”는 임재범, 그 아픈 기억 때문에 늘 짙은 어둠 안을 떠도는 맹수같은 기인 임재범의 가슴 아픈 가족사가 6일 밤 ‘승승장구(KBS2)’를 통해 전해졌다.

지난달 29일 방송에 이어 임재범의 두 번째 이야기가 전해진 이날 방송은 그의 진솔함을 보는 계기가 됐다. 그 진솔함의 가운데에는 아버지인 임택근 전 아나운서와 동생 손지창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다.

임재범은 중학교 때까지만 해도 자신을 ‘무녀독남’의 외아들로 알고 자랐다고 했다. 바로 이복동생 손지창이 나타나기 전까지였다.

대중에게 임재범과 손지창이 이복형제라는 사실이 알려지게 된 것은 지난 2001년이었다. 가슴 속 깊이 꽁꽁 숨겨뒀던 사연을 배우 손지창이 대중 앞에 꺼내놓았던 것. 이미 가정을 꾸리고 남편으로 아빠로 행복한 날들을 살고 있던 손지창이 힘든 이야기를 꺼낼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바로 “아들에게 만큼은 이 고통을 고스란히 전해주고 싶지 않다”는 마음 때문이었다.

그날부터 두 사람, 아니 대한민국 1세대 아나운서 임택근까지 세 사람의 이야기가 수면 위로 올라오게 된 것이다. 물론 임재범이나 손지창이 이 같은 사실을 안 것은 꽤 오래전 일이었지만 말이다.

임재범의 경우 집안에서 알게 모르게 소문처럼 떠도는 이야기가 있었다고 햇다. 어딘가에 자신의 동생이 살고 있다는 이야기가 바로 그것으로, 임재범이 집안에서 떠도는 소문을 듣던 때는 바로 고등학교 시절이었다. 그 이후 언젠가 우연히 잡지를 보는데 ‘손지창’이라는 이름이 눈에 띄었다고 했다.

임재범은 “지창이라는 이름을 얼핏 들었던 것 같다. 그래서 잡지를 보는데 ‘지창’이라는 이름을 보고 ‘어라?’ 하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당시 친하게 지내던 기자에게 “이 친구가 내 동생같다”는 고백을 했다고 한다. 

두 사람의 극적인 만남이 이어지던 순간이었다. 다시금 ‘피가 물보다 진하다’는 것을 알게 된 날이기도 했다.

임재범과 친하게 지내던 기자는 이미 그 사연을 알고 있었다. 바로 손지창에게 들은 것이었다. 만남은 그 자리에서 이뤄졌다. 중간다리 역할을 해준 것은 그 기자였다.

반가우면서도 낯설었던 두 사람, 임재범은 처음 만나는 동생에게 자기네 집에 가자고 했다. 작고 허름한 다세대 주택에서 동생과 마주 앉은 임재범, 그간의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에게 많은 아픔과 상처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한다. 임재범은 그것을 “너무 절절한 아픔이지만 서로 다른 종류의 아픔이었다”고 떠올렸다.

이제는 누구보다 아끼고 사랑하는 형제지간이지만 아직은 가슴 깊이 남은 상처가 완전히 아문 상태는 아닌 것 같다고 한다.

임재범은 “아버지와 (손)지창이, 나의 관계는 좋은 것 같다가도 틀어지기도 한다”면서 “씻을 수 없는 상처는 말 한 마디로 쉽게 지워지진 않는다. 사람이 사람을 용서한다는 것이 이렇게 어려운 것인지 몰랐다. 원하든 원치 않든 치유되지 않는 상처를 받았을 때는 마음 깊은 곳의 것을 숨길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이제는 긴 시간이 흘렀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용서도 화해도 완벽하지는 않은 세 사람이라는 것이다. 형제간의 사이는 누구 부럽지 낳을 만큼 돈독하지만 아버지에 대한 각자의 원망과 어린시절의 상처들을 씻기는 쉽지 않았던 것.

하지만 임재범도 이젠 아버지를 조금 더 이해하게 됐다. 버스에서의 사고로 하반신을 다치고 담석 수술로 체력이 약해진 아버지에게 임재범은 “지금은 많이 힘들더라도 어느 시기가 오면 회복되리라 생각한다”면서 “이런 자리에서 이렇게 많은 얘기를 하는 것에 속상해하실지도 모르지만 세상에 비밀은 없다. 실수하신 거지 용서받지 못할 일은 아니다. 빨리 회복하시기 사람냄새나는 화목한 시간이 찾아오길 소망한다”면서 아버지 임택근에 진심어린 영상편지를 전했다.

동생에 대한 절절한 마음도 함께 전했다. 임재범은 “아끼고 사랑하는 내 동생, 지창아. 많이 고통스러웠지만 우리끼린 풀었잖아”라면서 “ 우리가 넘어야할 산, 같이 잘 넘어가자. 지금 네 모습은 너무나 멋지다. 서로 돕고 돌보며 살자. 사람냄새 남기고 죽자. 사랑한다”면서 눈물을 흘렸다.

이날 임재범은 방송 처음으로 고백하는 동생 손지창과 아버지 임택근의 이야기를 비롯해 아내와 딸을 향한 깊은 사랑의 마음을 전해 감동을 자아냈다.

<고승희 기자 @seungheez>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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