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의 대표적인 프렌차이즈 영화인 ‘스파이더맨1’의 경우 한국 기업 삼성의 로고가 4번 정도가 노출되는데 단순 광고 대체효과만도 25억원 정도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며 비디오, DVD 등 출시까지 고려하면 광고효과가 수백억에 달한다는 분석도 있다. 이처럼 세계 엔터테인먼트산업에서 PPL(product placement, 영화나 드라마 등 대중문화 콘텐츠에서 특정 기업의 브랜드나 상품을 노출시키는 간접 광고 기법)이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마이너리티 리포트’의 경우 총제작비 1억달러 중 4분의 1인 2500만달러가 기업들이 PPL로 투자한 금액이었다는 것은 ‘고전적인’ 사례에 속한다. 한류열풍 이후 ‘엽기적인 그녀’ ‘겨울연가’ ‘대장금’의 한국 콘텐츠가 인기를 끌면서 아시아전역에 한국의 성형의료, 화장품, 관광업 등에서 막대한 부가가치를 낳았다.
최근엔 국내 각 지방자치단체도 TV, 영화 등 대중문화콘텐츠 등을 통한 PPL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가장 주요한 수단은 촬영 유치다. 영화진흥위원회가 최근 펴낸 ‘지역 영상위원회 경제효과 평가모델 연구’에 따르면 서울, 부산, 경기, 경남, 인천, 전주, 청풍(충북) 등 각 지자체 영상위원회가 최근 1~2년간 국내 TV 드라마와 영화 촬영 유치 및 지원을 통해 최소 약 1200억원의 광고효과를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제주와 대전을 더한 9개 지역 영상위원회는 총 22억 6500만원의 예산을 촬영에 지원해 338억6300만원의 직접 지출 효과를 얻고, 547억6300만원의 생산유발효과와 659명의 취업유발효과, 315억2200만원의 부가가치유발효과를 낳은 것으로 분석됐다. 아직 국내에는 정확한 관련 연구와 통계를 위한 데이터와 분석도구가 마련되지 않아 전수조사가 불가능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각 지역 영상위의 로케이션 지원에 따른 경제적 파급효과는 훨씬 더 클 것으로 추정된다.
이중 촬영 유치 및 지원에 가장 많은 예산을 쓴 곳은 서울로 7억원의 예산을 ‘황해’ ‘헬로 스트레인저’ ‘아저씨’ ‘해결사’ ‘부당거래’ 등 영화 50여편과 TV드라마 ‘아테나: 전쟁의 여신’ ‘히어로’ 등 TV 드라마 11편, 예능ㆍ 교양 프로그램에 지원해 60억원의 직접 지출효과를 얻었다. 촬영팀이 경기 지역에서 먹고 자고 쓰고 간 제작비가 60억원 이상이라는 말이다. 이는 96억원의 생산유발, 104명의 취업유발, 57억원의 부가가치유발효과를 낳았다. 뒤를 이어 경기공연영상위원회는 ‘7광구’와 ‘초능력자’ ‘악마를 보았다’ 등 영화 15편과 ‘로드 넘버원’ ‘신데렐라언니’ 등 TV 드라마 4편에 3억6500만원의 예산을 지원해 약 12억원의 직접 지출효과와 17억원의 생산유발, 151명의 취업유발, 10억원의 부가가치유발효과를 얻었다.
TV드라마나 영화에 각 도시와 지역이 노출된 빈도와 시간 등을 광고로 환산할 경우 각 지자체 영상위원회는 총 474억여원의 ‘광고매체 대체효과’를 거두었다. 공간의 인지도를 고려하지 않은 단순 광고 효과는 1174억여원에 이르렀다.
이형석 기자/su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