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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태솔로 남자3호가 짝 얻는 법
미친 듯이 공부한 결과 연애 못하는 남자가 돼버렸다. 안타까웠다. 30일 방송된 SBS ‘짝’ 애정촌 17기인 모태솔로 특집에 출연한 남자 3호 이야기다.

서울과학고-카이스트를 나와 대치동 학원에서 수학강사로 일하는 남자 3호는 대학과 직장만을 목표로 삼는 무한경쟁 사회의 교육 체계에 의해 감성과 인성이 말라버린 대표적인 케이스다.

누구나 입시 위주 교육과 경쟁을 부추기는 시스템에 영향을 받지만 남자 3호는 정도가 심한 것 같았다. 학창시절 섬유근육통이라는 병까지 얻어 10년을 무의미하게 보내버렸기 때문에 더욱 연애를 못해봤고, 평생의 짝을 찾기 위해 ‘짝’을 찾았다. 그는 ‘반려자 찾기 속성반’에 학원 티켓을 끊고 온 수강생 같았다.

남자 3호는 첫 도시락 선택에서 여자 6호에게 선택을 받아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다. 하지만 진도를 너무 빨리 나갔다. 빨리 빨리 공부해서 시험보는 데 익숙한 그는 초반부터 속공 플레이에 돌입, 적극적인 애정 공세를 펼치다 부담을 느낀 여자6호로부터 제동이 걸렸다.

여기까지는 누구나 충분히 그럴 수 있다. 마산에서 미술학원을 운영할 계획이라는 여자 6호에게 “내가 있는 옆에 미술학원 차려드리겠다”고 말한 것도 농담으로 봐주자.



여기서 대부분의 남자는 ‘밀당’(밀고당기기)을 하든지, 아니면 미련을 접고 다른 여성에게 접근하든지 둘 중 하나를 택한다.

하지만 그는 다른 사람들이 “그렇게 무턱대고 들이대면 여자들이 싫어해요”라고 하자 “그럼 말어. 다른 여자 알아보는 시간... 미쳤습니까. 그 소중한 시간에 일하고 있지, 왜 그 짓을 해야돼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다른 모태솔로들도 이해하기 힘든 충격적인 발언이었다.

그는 함께 간 사람들이 있는 자리에서 “나는 최종 선택도 안 할 것이다. 여자분들은 나를 이성으로 보지 마라. 나도 여자 분들이 이성으로 느껴지지 않는다”고 말하고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남자 3호도 자신의 병리적 상황을 알고 있었다. 그는 “저도 어떤 면에서 안타까운 인생이죠. 조금이라도 연애에 정신이 팔리면 학원가에서 경쟁력이 떨어져 퇴물이 될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남자 3호가 공부만이 최고라고 생각하며 달려온 결과 삶이 피폐하게 된 건 아닌지 생각하니 안됐다는 마음과 함께 치유의 기회가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일류대학 진학과 출세, 성공을 향해 달려온 삶에 찌든 면이 여실히 드러난 그가 강의를 재미있게 하기 위해 개발했다는 비의 ‘레이니즘’ 춤을 추고 랩을 하는 개인기가 별로 재미있지 않았다. 

그는 여성 6호에게 RC헬기에 꽃을 꽂아 날려주는 이벤트를 펼치고 여자 6호가 “헬기도 갖는 건가요?”라고 하자 “아뇨, 헬기는 비싼 거구요”라고 말했다. 이 말은 농담인지 진심인지 알 수 없었다.

남자 3호는 여자를 만날 기회가 없어 연애를 못한 게 아니다. 생각을 바꾸지 않아서다. 아무리 바빠도 연애할 시간은 있다. 좋은 여자 만나 연애하다 학원가에서 경쟁력이 떨어졌다 해도 괜찮다.

남의 일이라고 쉽게 말하는 게 아니다. 다시 경쟁력을 올리면 된다. 사랑하는 여자가 생기면 기분과 의욕이 더 많이 생겨 금세 회복할 수 있다.

시간에 쫓기니 여자에게도 서두르다 일을 그르쳤다. 조금 느긋해지자. 그리고 남자 3호는 너무 가볍다. 진정성이 결여돼 보인다. 생각을 바꾸면 ‘모태솔로’에서 ‘모태커플’이 된다. 안 바꾸면 ‘영구솔로’가 된다.

서병기 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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