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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억사기’ 김수용ㆍ‘개아나’ 박수홍…입담 터진 감자골 4인방
1990년대 개그계엔 정제된 웃음을 주는 4인방이 있었다. 이름하여 ‘감자골 4인방’, 김용만 김국진 김수용 박수홍 등이 그들이다.

오랜만에 뭉쳤다. 이들 감자골 4인방은 30일 전파를 탄 ‘황금어장-라디오스타(MBC)’에 출연했다. 김용만 김수용 박수홍과 진행을 맡고 있는 김국진까지 가세해 전성기 시절의 입담이 터진 것이다.

이날 단연 관심이 집중된 출연자는 김수용이다. 한동안 공중파 프로그램을 통해 얼굴을 보기가 힘들었다. 오래 얼굴을 감추고 있었던 만큼 김수용에게는 시청자들을 사로잡을 만한 스토리가 가득했다. 각종 사기건이 그것이다.

김수용은 이날 방송에서 8억원대 부동산 및 명의도용사기를 당했던 일을 떠올리며 “사기 사건 후 정신적인 충격이 컸다. 우울증 때문에 세상을 비관하게 됐고, TV도 볼 수 없었다. 함께 활동하던 동료들을 보며 자격지심을 느끼기도 했다”고 당시의 심경을 전했다.

사기사건으로 인한 후유증은 심각했다. 김수용은 그 이후 “사람들도 안 만나고 PC방에만 갔다”면서 “온라인 게임으로 아픔을 달래며 게임 속에서 매일 사냥을 했다. 하루 10시간 이상 게임을 하면 게임머니로 무기를 살 수 있는데 그 돈을 현금화시킬 수 있었다”면서 나름의 돌파구를 찾았음을 전했다.

김수용의 불운은 하지만 여기에서도 이어졌다. 게임머니로까지 사기를 당했던 것이다. 김수용은 “200만원 가량 하는 무기도 있는데 게임세계에도 사기꾼이 있었다. 내 무기를 한번 써보겠다더니 바로 로그아웃을 해버렸다”면서 “게임회사에 문의해봤지만 해킹이 아니라 어쩔 수 없었다”고 게임머니 사기 사건을 털어놨다.

김수용이 사기 사건을 전할 때 박수홍은 개그맨으로서의 정체성 혼란에 대해 고백했다.


개그맨이지만 큰 웃음을 주지는 못하는, 하지만 아나운서처럼 깔끔한 진행이 돋보이는 정갈한 개그맨이 바로 박수홍이다. 이에 김구라는 “요즘 교육방송, 요리 프로그램에서 활동해서 교양병에 걸렸다는 말이 있다”면서 물음표를 던졌다.

박수홍의 답변은 의외로 ‘순순히 인정’이었다. 박수홍은 “어느 순간 방청객하고 소원해진 느낌을 받았다. 내가 웃겨도 그들이 웃지않고, 나도 웃기려고 노력하지 않았다”면서 “‘예능에서 안 찾아도 난 교양있으니까’라는 생각을 했다. 나 스스로 개나운서, 개아나(개그맨+아나운서)를 추구했고 그런 이미지를 뿌듯하게 여겼다”고 밝혔다. 박수홍이 주병진의 뒤를 이어 ‘개그계의 신사’라고 불려온 데에는 이 같은 이유가 자리하게 됐다.

사기사건부터 시간당 2만원씩 받는 생활고에 시달리는 시간강사로의 생활을 전한 김수용, 국민MC 유재석을 견제하는 박수홍, 새 사업과 진행하고 있는 프로그램에 대한 이야기꽃을 피운 김용만, 여기에 강용석 의원의 최효종 고소 사건을 끊임없이 풍자한 감자골4인방이 출연한 이날 방송은 11.9%(AGB닐슨미디어리서치)의 전국 시청률을 기록, ‘모태솔로’ 특집으로 안방을 찾은 ‘짝(9.2%)’에 소폭 앞서며 1위 예능으로 자리했다.

<고승희 기자 @seungheez>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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