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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회의원이 도와주네, 감사합니다~
작정한 ‘개콘’…무려 다섯 코너서 강용석 의원 풍자

‘개그’를 ‘개그’로 받아들이지 못한 현실에 개그맨들이 다시 한 번 풍자개그로 화답했다. 강용석 무소속 의원이 개그맨 최효종을 형사고소한 이후 첫 전파를 탄 ‘개그콘서트(KBS2)’는 이른바 ‘풍자의 한판’이었다.

90분간 방송된 이날 ‘개그콘서트’의 무려 다섯 개의 코너에서 강 의원의 고소를 풍자했다. ‘감사합니다’ ‘사마귀 유치원’ ‘애정남’ ‘불편한 진실’ ‘비상대책위원회’ 등이 그것이다.

먼저 ‘감사합니다’ 코너다.

정태호 송병철 이상훈이 출연하고 있는 ‘감사합니다’ 코너에서는 강 의원의 고소를 희화화하며 “지난주 개콘 ‘달인’ 끝나 시청률이 떨어질까 걱정했는데 국회의원이 도와주네 ‘감사합니다’. 10주 연속 1위!”라면서 자신들이 짜놓은 구성 안에서 노래를 불렀다.

이어진 ‘사마귀 유치원’은 바로 최효종이 등장하는 코너다. 바로 이 코너에서 했던 최효종의 발언이 국회의원 집단모욕죄에 해당한다는 주장이 있었기에 이날 최효종의 첫 등장에 객석과 시청자들의 관심이 모아졌다.

코너에 출연 중인 정범균 박성호 최효종은 ‘맛보다’는 의미의 영어단어 ‘테이스트(taste)’를 공부한다며 출연진끼리 “장금아, 왜 고소하냐”, “고소해서 고소하는데 뭐가 문제 있습니까”, “그럼 나도 고소하겠구나”라는 대사들을 맞받아치며 동음이의어의 묘미를 살려 현 상황을 비틀었고 이 과정에서 박성호는 “성희롱은 꼭 고소해야 한다”고 언급하며 강 의원의 성희롱 사건을 건드렸다.

최효종의 등장은 단연 주목받았다. 이 코너에서 최효종은 등장과 함께 “한주 사이 인기가 엄청 많아졌네요”라는 말로 인사를 대신하며 물가 폭탄을 맞은 최근의 경제난을 풍자했다. 이때 최효종의 대사는 “내년 선거철이 되면 모든 후보가 물가를 잡겠다고 할 것”이라는 것. 결국 최효종은 다시 한 번 선거철 정치인들을 겨냥한 풍자개그를 선보였다.

이 같은 시사개그로 인해 피소됐음에도 최효종은 꿋꿋했다. ‘애정남’ 코너에서 최효종은 수많은 시청자들로부터 받은 애매한 질문을 해결해줬다. 바로 ‘최효종은 시사개그를 계속해야 하나’라는 것. 이에 최효종은 “국민 여러분이 하지 말라고 하면 안 하겠다. 하지만 특정인물 한 사람이 하지 말라고 하면 끝까지 하겠다”면서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았다. 객석에서는 최효종의 이 같은 답변에 박수가 끊이지 않았다.

‘불편한 진실’ 코너에서는 황현희가 활약했다. 황현희는 ‘올해 연예대상은 누구에게 돌아갈까’라는 질문에 “올 한해 가장 큰 웃음을 주신 마포에 있는 한 국회의원에게 대상이 돌아갈 것 같다”면서 넌지시 강 의원을 언급했고, ‘비상대책위원회’ 코너의 김원효는 ‘개그콘서트’ 녹화장에 폭발물이 설치돼 대피해야 한다는 설정을 만들어 놓고 “왜 우리가 대피해야 해? 뭐 잘못했냐? 생각해보면 범인이 자기가 방송에 출연하고 싶어서 그런 거 아냐?”라면서 강 의원과 최효종이 얽힌 사건을 비틀기 시작했다. 이어 “범인과 협상 안 할 거야. 그러면 범인이 열받아 제 주제도 모르고 고소하겠지. 고소하라 그래. 이게 다 우리를 우습게 봐서 그래. 우리가 범인을 잡아 웃음을 주는 사람이지, 우리가 우스운 사람이냐. 고소하라 그래. 나도 할 말 다해 시원하다”고 응어리진 마음을 풀어냈다.

한편, 강용석 의원은 지난 17일 ‘개그콘서트’의 ‘사마귀 유치원’에서 최효종의 발언을 국회의원 집단모욕죄라고 주장하며 서눙남부지검에 형사고소했다.

최효종은 지난달 2일 ‘사마귀 유치원’이란 코너에서 “국회의원이 되는 건 아주 쉬워요. 집권여당의 수뇌부와 친해져서 집권여당의 공천을 받아 여당의 텃밭에서 출마를 하면 돼요”, “공약을 얘기할 때는 그 지역에 다리를 놔 준다든가 지하철역을 개통해 준다든가. 아∼현실이 너무 어렵다고요? 괜찮아요. 말로만 하면 돼요”라면서 현정치세태를 꼬집은 풍자극을 선보였다.

<고승희 기자 @seungheez>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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