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KBS는 왜 단막극을 계속 만드나
KBS 단막극장 ‘드라마스페셜’이 오는 27일 ‘아내가 사라졌다’편을 끝으로 시즌 2를 마감한다. 지난 6월5일 시작해 모두 23편이 시청자를 찾았다. KBS는 이후 4~8부작 연작시리즈를 6개월간 방송한다.

시즌2를 지휘한 최지영 KBS 드라마 CP는 25일 “이번에도 가능성 있는 신인 작가와 연출자, 배우를 발굴해냈다는 보람이 크다.단막극장이 활발히 신인들을 배출해야 큰 의미에서는 한류의 세대교체도 이룰 수 있다”고 총평했다.

KBS 측은 “재능있는 연기자와 작가의 산실이라는 단막극의 존재 의미를 잘 보여줬다. 한국 드라마 제작 시스템의 토대를 튼튼히 구축해 나가는 데 크게 일조했다”고 의미를 평가했다.

실제 송현욱, 김상휘, 모완일, 김성윤, 전우성 PD 등 5인이 단막극 시즌 2를 통해 입봉(연출 데뷔)했다. 신인작가도 데뷔전을 치렀다. 2009년 극본 공모 당선작가인 정현민 작가는 ‘남자가 운다’ ‘올레길 그 여자’ 등 시즌2에서만 모두 4편을 집필했다. 박소영, 허성혜, 서유선, 안홍란, 김혜진 작가 등이 쓴 극본이 첫 극화화됐다.

촉망받는 신인배우들도 얼굴을 알렸다. 이희준은 ‘동일범’에서 연쇄살인범, ‘큐피드 팩토리’에선 바람기 많은 작곡가 역을 소화해 냈다. 뮤지컬 배우 최성원은 ‘기쁜 우리 젊은 날’에서 광주민주화시위를 겪는 대구 출신 개그맨 지망생 역을 열연했다. 아역배우 출신 허정민은 ‘82년생 지훈이’에서 실제 자신의 나이인 서른 살의88만원 세대를 연기해 성인 연기자로서 변신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들었다.

기성 배우들의 연기 변신도 돋보였다. 손현주는 푸근한 아저씨 이미지에서 벗어나 ‘남자가 운다’를 통해 메마르고 냉혹한 킬러의 모습을 보여줬다. 유진은 20㎏ 넘는 특수분장을 한 채 비만으로 고통받는 백제 화평공주 역으로 시청자를 놀래켰다. 이원종은 ‘화평공주 체중감량사’에서 코믹한 백제왕, ‘터미널’에서 저승사자 클리너 등 개성있는 역할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종혁은 ‘차도남’ 이미지를 벗고 ‘영덕우먼스씨름단’에서 허세 많고 건들건들한 씨름 코치 역할을 맡아 큰 웃음을 선사했다.

작품성도 인정받아 ‘화평공주 체중감량사’는 다음달 8일 열리는 제16회 아시안TV 어워즈 본선에 진출했다.

KBS는 방송 3사 중 유일하게 단막극을 편성한다. 일요일 밤 11시5분에 편성되고, 시청률도 그리 높지 않다. 시청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스타작가와 스타연기자에 의존하는 여느 시리즈 드라마 제작시스템과는 동떨어져 있다. 단막극은 편당 평균 제작비가 1억2000만원 정도지만, 광고 수익으로 이를 충당하기는 어렵다. MBC, SBS가 더이상 단막극을 만들지 않는 이유다.



그런데 KBS는 이런 상업적 논리를 떠나, 재능있는 신인 연출가와 작가 발굴을 위해서 또 신선한 소재의 기획으로 시청자 욕구를 채워주기 위해 단막극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KBS는 “단막극 시즌2는 시즌1과 비교해 광고 수익이 5배 이상 증가하며 단막극이 상업성과 작품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줬다”고 밝혔다.

<한지숙 기자 @hemhaw75>

/jshan@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