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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복무부대서 예비군 훈련받는 제도에 ‘탁상행정’ 비난 빗발
“서울과 경기도에 살고 있는데 강원도 부대에 가서 예비군 훈련을 받아야 한다니...”
예비군들이 내년 1월부터 현역시절 복무했던 부대에서 예비군훈련을 받도록 국방부가 제도를 변경한 데 대해 크게 반발하고 있다.

국방부는 23일 현재의 ‘주소지 중심 동원지정제도’를 ‘현역 복무부대 동원지정 제도’로 변경해 내년 1월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지금은 주소에 따라 예비군 훈련부대가 지정되는데 내년 1월부터는 자신이 현역시절 복무했던 부대로 찾아가 훈련을 받는다는 것이다. 이 제도에 적용되는 예비군은 전역 4년차까지 동원 예비군으로 20여만명에 이른다. 예비군 자원이 많고 소집부대가 밀집된 수도권과 경기도, 강원지역을 대상으로 시행된다.
이 방안에 따르면 서울과 인천 등에 사는 예비군이 자신이 복무했던 강원도 부대에서 동원훈련을 받는 사례도 발생한다. 국방부 관계자는 “강원도에 있는 부대는 강원지역 거주 예비군을 우선 지정하되, 만약 부족할 경우 인접지역인 경기북부 또는 서울북부 거주자들을 지정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백령도와 연평도에서 복무했던 수도권, 서울, 강원지역 거주 예비군들은 섬 지역 여건을 감안해 경기도 발안의 해병대사령부에서 집결해 훈련을 받도록 했다. 다만, 충청ㆍ영남ㆍ호남지역 거주자는 현행 주소별 예비군 훈련부대 지정을 받는다.

이에 예비군들은 인터넷과 페이스북, 트위터 등을 통해 “거주지 인근 부대에서 훈련하는 것도 생계에 지장을 주고 있는데 수십 ㎞ 떨어진 지역으로 가서 훈련을 받도록 하는 것은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한 예비역은 “과거 복무했던 부대에서 좋지 않은 추억 때문에 그쪽으로 눈도 돌리고 싶지 않은데 미칠 것 같다”면서 “차라리 본인이 희망하면 훈련받을 부대라도 옮겨 달라”고 말했다.

예비군들의 거센 비판에 대해 국방부 관계자는 “과거에는 예비군을 즉각 소집할 수 있는 교통수단이 발달하지 않아 유사시 예비군을 정해진 시간내에 입소시키는 것이 중요했다”면서 “지금은 고속철도와 고속도로 등 교통수단이 발달해 지난 30여년 간 유지해온 동원지정제도를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현역시절 복무했던 부대에서 예비군 훈련을 받게 되면 해당 부대의 작전계획과 작전 지형, 무기체계 등에 익숙해 별도로 교육을 받을 필요가 없어 즉각적으로 현역수준의 전투력 발휘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이 관계자는 강조했다.

현역복무 부대로 소집되는 예비군은 거주지에서 부대까지 거리가 20㎞ 이내이면 개별적으로 입소하고, 그 이상의 거리는 지역별로 지정된 장소에 대기해 국방부 수송차량으로 이동한다. 국방부 관계자는 “거리가 25㎞ 미만은 시외버스 운임단가에 따라 3000원의 교통비를 줄 것”이라면서 “300㎞이상이면 숙박비까지 지급할 계획이지만 아직은 세부적으로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예비군 동원지정제도를 변경하면서 육군 일부 부대를 대상으로 2009년부터 올해까지 시험적용한 것 외에는 여론조사 과정도 거치지 않았다. 국방부 관계자는 “과거 복무했던 부대에 좋지 않은 추억으로 소집부대 변경을 원하는 예비군도 있을 수 있지만 여러 부작용이 예상되어 조정하기는 어렵다”면서 “내년부터 새로운 제도를 시행하면서 드러나는 문제점은 점진적으로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또 다른 예비역은 인터넷에 올린 글에서 “가까운 예비군 훈련장이 있는데 굳이 자대에서 예비군 훈련을 받으라는 이유를 알 수 없다”며 “그렇게 한다고 현역 수준의 전투력이 발휘되기도 어려울 뿐 아니라 공연한 예산 낭비만 초래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대우 기자@dewkim2>김대우기자dew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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