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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톳빛 추억에 구수한 흙내음 솔솔~
한지작가 함섭 개인전



한지와 닥나무로 독특한 질감이 돋보이는 회화를 선보여온 ‘한지 작가’ 함섭(69)이 11~20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개인전을 연다.

‘함섭 한지 40년’이라는 타이틀에서도 알 수 있듯 이번 전시는 화업(畵業) 40년을 중간결산하는 전시. 작가 스스로 “내 생애 가장 큰 전시”라 말할 정도로 최근 2년간 제작한 100호 이상의 대작 회화 50점이 나온다.

지난해 3월 작업에 더욱 전념하기 위해 고향인 강원도 춘천으로 낙향해 작업실을 차린 함섭은 “춘천으로 온 후 그림이 더 단순해졌다. 화려한 오방색 대신 자연의 색이 스며들고 있다”고 밝혔다.

어린 시절 춘천의 황톳빛 언덕에서 뛰놀던 기억이 자연스럽게 발현되는지 근작에선 구수한 흙내음이 느껴질 정도로 황토색이 주를 이루고 있다.

함섭은 작업할 때 붓을 사용하지 않는다. 물에 불린 한지와 색지를 캔버스에 손으로 던진 뒤 솔로 두들겨가며 붙이는 것. 따라서 그의 그림은 작가의 의도와 우연이 결합된 일종의 ‘만들어진 그림’이다.

홍익대에서 서양화를 전공했지만 물감과 붓 대신 한지 회화로 선회한 것은 남들과 다른, 독자적인 세계를 구축하고 싶어서다. 


그는 “나이가 들어가면서 작품에 많은 이야기를 담는 것보다 큰스님이 선문답하듯 모든 걸 함축적으로 담게 된다”며 앞으로도 한지의 깊은 맛을 살린 질박한 화폭을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일흔을 목전에 뒀지만, 아직 보여줄 게 많다는 그는 75세까지는 대작 위주로 작업하겠다는 말도 곁들였다.

이번 전시와 함께 오는 13일부터 미국 캘리포니아 카멜의 웨스트브룩 갤러리에서 한 달간 초대전도 연다.

1990년부터 전업작가로 쉼없이 달려온 그는 “오늘이 내 남은 생애에서 가장 젊은 날인 만큼 열심히 살아야 한다. ‘내일’에는 어떤 블랙홀이 숨어 있을지 모르니까”라며 밝은 표정을 지었다.

이영란 기자/yr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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