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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글해봐(google it) vs 시리에게 물어봐(ask Siri)
미국이나 영국 등 영어권 국가에서는 ‘구글해봐(google it)’라는 말이 곧 ‘검색해봐’의 뜻으로 통한다. 구글의 위상은 고유명사의 한계를 뛰어넘을 만큼 검색 시장에서 독보적이라 할 수 있다.

지난 몇년 간 야후와 마이크로소프트의 빙(Bing) 등이 검색 시장의 파이를 두고 다툼을 벌였지만, 구글의 아성을 무너뜨리지는 못했다. 그러던 중 최근 애플의 아이폰4S가 음성인식 기술 기반의 검색 시스템을 선보이면서, ‘유아독존’ 구글도 긴장하는 기색을 보이고 있다.

에릭 슈미트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6일(현지시간) 미국 상원 사법위원회 산하 반독점 소위원회에 출석, 애플의 음성명령 인식 기능인 ‘시리(Siri)’가 검색 시장에서 잠재적인 위협이 되고 있다고 인정하기에 이르렀다.

이 자리에서 슈미트는 시리가 보급된 것이 구글을 비롯한 검색 업체들에 ‘중대한 위협(significant threat)’으로 떠올랐다며, 장차 ‘구글 킬러’가 될 수 있는 음성인식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시리를 평가했다.

이어 그는 “구글에겐 다수의 강력한 경쟁자들이 생겼고, 우리는 새로운 검색 방식으로 무장한 경쟁자들의 등장을 예상하는 것에 실패하기도 한다”고 토로했다. 음성명령으로 검색 기능을 수행하는 시리를 겨냥한 듯 검색 경쟁에서의 고충을 털어놓은 것이다. 



이는 불과 한달 전까지만 해도 애플을 검색 시장에서 위협으로 간주하지 않던 것과는 180도 달라진 태도로 눈길을 끈다. 슈미트는 지난 9월 법사위원회 반독점 소위원회 청문회에 출석, 애플을 구글의 경쟁자로 생각하지 않으며 구글이 검색 시장의 유일한 ‘1인자’라고 강조했다.

시장조사업체 컴스코어에 따르면 미국 검색시장에서 구글의 점유율은 66%에 달한다. 구글의 시장 점유율이 독점 수준에 이르자 미 연방거래위원회(FCC)와 텍사스주 법무부 등은 인터넷 검색 시장에서 구글의 지배력 남용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그동안 구글에 대적할 업체가 없다며 자세를 낮추지 않았던 슈미트가 시리의 영향력을 인정한 것을 두고, 업계 안팎으로 쏟아지는 반독점 비판을 피하려는 ‘꼼수’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편, 애플의 시리는 베타 버전(테스트 버전)임에도 음성인식 기술에 대한 잠재력으로 대중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이 탑재된 검색엔진 ‘울프램 알파(Wolfram Alpha)’ 등과 같은 소스와도 연결돼, 기존 검색엔진들 보다 풍부한 정보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 기존 검색 엔진이 사용자의 질의에 대한 답변 내용을 포함한 웹 페이지의 링크를 나열했다면, 개인비서의 콘셉트로 도입된 시리는 ‘1+1=2’와 같은 식으로 명확한 답변을 제공한다. 향후 검색시장에서 ‘음성인식’과 ‘인공지능’ 기술이 가장 큰 무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시리의 잠재력은 검색 시장을 재편할 만한 파워를 가진 것으로 평가된다.

물론 최근 시리가 음성명령을 인지하지 못하고 “지금 질문에 대답할 수 없다”는 오류 메시지를 띄우면서 사용자들의 우려를 사는 면도 있다. 현재는 테스트 버전이기 때문에 이해 가능한 일이라는 분위기. 다만 시리가 검색 시장에서 확고한 지위를 차지하려면, 사용량이 집중될 경우를 대비해 안정적인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관건일 것으로 보인다.

<이혜미 기자 @blue_knights>
h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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