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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허영호 “결혼 4개월 만에 마나슬루 떠났죠”
“가장으로서는 빵점 남편, 아빠죠 뭐…”

화려한 경험과 경력에 대해 얘기할 때와 달리, 집안 일에 대해 묻자 허영호 대장의 얼굴은 빨개졌다. 집에 있는 시간이 다른 집 가장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니 점수 딸 시간이 없었다는 것.

“집사람은 옛날부터 (탐험) 그만하라는 소리가 입에 붙었죠. 그래도 지금까지 서로 믿고 잘 살고 있어요. 나를 자랑스러워할 지는 잘 모르겠네요…”

지금의 부인은 1978년 제대 후 들어간 시멘트 회사에서 만났다. 사내연애를 하면서도 산에서 특별히 데이트를 한 적은 없다고 한다. 1983년에 결혼을 했고, 결혼 4개월 만에 허 대장은 히말라야 마나슬루봉으로 떠났다.

“그 때 속으로 생각했겠죠. 이 남자의 야심을 막지는 못할 것이라고…”

기념일을 잘 못챙긴다는 그는 그래도 있을 때 잘하자는 생각이다. 그래서 틈만 나면 가족여행을 떠난다고 한다. 가족과 추억을 쌓는 방식도 탐험가 답게 세계 곳곳을 누비는 것이다. 특히 자녀(1남 1녀)들이 학교 다닐 때에도 결석을 시키면서까지 해외여행을 가기도 했다. 자신만의 교육관이었다.

“교육방법이야 여러가지 있으니까요. 꼭 학교에서 배우는 지식만이 다가 아니죠. 많이 보고 듣게 하면서 사회적 관습, 제도 스스로 깨닫고 익히도록 하는 게 중요해요. 저야 물려줄 게 없으니 아이들에게 세상을 보여 준 거죠.”

어느덧 베이비부머 세대의 선두격이 된 허영호 대장. 남들은 노후대책 세우며 평온한 여생을 설계할 때 그는 연금보험 들어놓은 게 전부다. 그런 그에게 은퇴라는 말은 어울리지 않다는 말을 건넸다. 대답은 간단명료했다.

“당연하죠. 내 인생의 최대 걸작(비행기 세계 일주)이 이제 막 시작인데요. 허허”

정태일 기자/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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