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북한도 ‘독도지키기’…영화도 있었네
스크린에서 바라본 ‘독도’를 향한 남과 북의 시선

‘독도의 날’을 제정한지 어느덧 111주년을 맞았다.

“울릉도 동남쪽 뱃길따라 이백리 외로운 섬 하나 새들의 고향‘이라고 대내외적으로 공식 선포한 것이 지난 2000년 8월이었으나, 고종황제가 대한제국칙령 41호를 통해 독도를 울릉도 부속섬으로 지정한 1900년을 기점으로 날을 세며 이날을 기념하기 시작했다.

111주년을 맞았다지만 일본과는 여전히 영토 다툼을 벌이고 있으며 일본의 ‘다케시마의 날(2월 22일)’은 우리가 제정한 독도의 날보다 더 다채로운 행사들로 기념되고 있다.

우리 안에서 ‘독도의 날’은 사실 익숙치 않다. 아무리 많은 행사를 진행하고 일본 다케시마의 날처럼 국가기념일로 제정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도 그리 국민적인 날이 아닌 것만은 분명하다. 하지만 그간의 역사적 현실 안에서 국민들의 독도를 향한 의지와 갈망들은 곳곳에 드러났다.

특히 대한민국 대표 독도지킴이 김장훈은 오로지 자비로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등에 독도와 동해 광고를 싣는가 하면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광장의 대형 전광판에도 독도와 동해 영상광고를 내보내며 대내외적 관심을 촉구했다.

인기가수의 해외 광고만큼 화제를 모으진 않았지만 독도를 소재로 해 스스로 지킴이를 자처한 다큐성 영화도 충무로에서는 눈에 띄게 등장하며 국민들에게 독도에 대한 인식 강화를 일깨우고자 애써왔다. 그것은 남과 북이 다르지 않았다.

▶ ‘독도’를 바라보는 남과 북의 시선=독도문제가 대두된 이후 만들어진 작품들은 아무래도 다큐멘터리를 기반으로 한 것이 많다.즉 독도의 소중함을 알리기 위한 직ㆍ간접적 장치들을 통해 그것 역시 소중한 우리의 것이라는 인식 촉구를 위한 다큐성 작품들이라는 것이다.

먼저 ‘독도야 반갑다(감독 강태원)’는 120명의 아이들이 겪는 15일간의 독도 대장정을 담았다. 부모들의 요구로 개인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독도를 향해 한없이 걸어야 하는 초등학생들의 대장정이 그려진 이 영화에서 아이들은 지금껏 단 한 번도 겪지 못한 긴 여정에 가족의 소중함과 사랑을 절실히 느끼게 된다. 순수한 아이들과 함께 각자의 스토리를 지닌 연기자들이 함께 호흡하며 다큐와 픽션이 적절히 혼재된 새로운 형식의 독도 영화인 ‘독도야 반갑다’는 지난 9월 관객들과 만나 ‘독도의 날’인 오늘까지 아직 상영 중이다.

이보다 앞서 2008년에는 ‘미안하다 독도야(감독 최현묵)’가 개봉됐다. 17개월의 제작기간을 거쳐 완성된 이 영화는 그저 평범한 사람들의 독도사랑 이야기를 담았다. 그 중에는 독도에 거주하고 있는 할아버지 부부와 그 가족들이 있고, 전세계 여러 나라 사람들과 펜팔을 통해 독도를 알리고자 하는 초등학생도 있다. 그런가 하면 사이버 외교단체 반크(VANK)에 소속된 사람들과 독도를 알리기 위해 영어를 배우는 80대 노인도 등장해 그들 각자의 독도이야기를 함께 나누고 있다. 특히 이 영화는 가수 김장훈이 내레이션을 맡았고 김장훈과 함께 독도 지킴이로 나서고 있는 서경덕 교수가 기획, 제작에 참여했다.

이들 두 작품이 다큐멘터리에 기반한 영화였다면 오롯이 독도가 주인공인 된 역사영화도 있다. 미개봉작인 ’지켰던 자들‘은 전현기(33) 감독의 최근 작품으로 지난 7월 첫 촬영에 돌입했다.

전현기 감독의 입봉작과도 같은 ‘지켰던 자들’에 대해 그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독도가 우리 고유 영토임을 전 세계에 알리고 싶어 이 영화를 기획하고 연출, 제작했다“고 밝힌 바 있다.

영화는 1953년 홍순칠 대장을 중심으로 꾸려진 독도의용수비대가 해방 후에도 울릉도와 독도에서 행한 일본인들의 횡포로부터 맞서 싸우는 이야기를 통해 독도가 본래 우리나라 영토였음을 알리고 있다.

꼭 우리 영화만 있는 것은 아니다. 북한에도 독도를 소재로 한 영화가 있고 그 시작은 우리의 경우보다 빨랐다. 바로 2004년 제작된 ’피묻은 략패‘가 그것으로, 이 영화에는 북한에서 바라보는 독도에 대한 시각이 분명히 담겨 있기에 더욱 주목할 만하다.

’피묻은 략패‘는 고려시대를 배경으로 독도가 우리 민족의 땅임을 증명하는 금불상과 이 금불상의 위치를 새긴 략패(약도를 새긴 패)를 지키는 한 가족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스토리는 단순하다. 왜구가 침략해 마을은 순식간에 폐허가 되고 독도가 고려땅임을 증명하는 략패를 지닌 한 집안의 3형제가 목숨을 걸고 그것을 지킨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여기서 눈길을 끌만한 점은 일본과 독도문제로 대립이 극심하던 때 시대의 설정을 과거 고려시대로 돌려놔 남북을 하나로 이끌었다는 점으로 이는 북한 역시 ’독도는 우리땅‘이라는 인식이 깊이 내재했다는 반증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 영화는 국내 대종상영화제에서 상영된 바 있는 ’청자의 넋‘을 연출한 표광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2005년 5월 전주국제영화제를 통해 영화팬들과 만나며 북한에서 바라본 독도에 대한 인식을 국내에 처음으로 알려준 작품으로 기록됐다.

<고승희 기자 @seungheez> 
shee@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