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 4년차인 문채원은 한복이 가장 잘 어울리는 배우 1위다. 사극은 이마를 노출하고 5대5 가르마를 해야하며 정면 클로즈샷이 많기 때문에 웬만한 여배우도 망설인다. 한복이 잘 어울리는 이유에 대해 문채원은 “글쎄. 얼굴선이 둥그스름하고 볼살이 있어 그런가. 어깨가 좁은 것도 아닌데 잘 모르겠다. 옆모습에 비해 앞모습이 진하고 눈이 들어간 스타일은 아닌데”라고 말했다.
문채원은 초반에는 세령이라는 캐릭터와 잘 맞지 않는다는 반응도 나왔다. 중반부터는 캐릭터와 잘 어울렸지만 초반에는 연기력 논란까지 나왔다.
“초반 모니터를 하면서 나도 세령이 튀는 감을 많이 느꼈다. 세령은 가공된 인물이다. 나보다는 세령을 주목시키고 싶었다. 세령 캐릭터는 변화가 포인트다. 초반 철없는 세령을 느낌 위주로 연기하다보니 많은 폐를 끼쳤다. 내가 목소리 톤을 바꾼다고 좋아지는 것도 아닐 거라고 생각했다. 세령에게는 안좋았던 점이 있어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문채원은 ‘최종병기 활’을 끝낸 다음날 하루 쉬고 ‘공주의 남자’ 촬영에 들어갔다. 초반 캐릭터 논란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 4회부터는 아예 인터넷을 끊었다.
세령이 승유에게 사랑을 느끼고 승유의 복수 대상이 자신의 아버지임을 알아차리면서 승유에 대한 마음을 이해해나가는 모습을 보이면서 시청자들은 세령에 몰입하기 시작했다.
“내가 승유를 막는다고 해서 승유의 복수심을 놓게 할 수 없다는 것을 아니까 따라간 것 뿐이다. 후반에는 승유에 대한 사랑이 폭발해 활을 대신 맞아주기도 했다. 세령이 아버지에게는 못된 짓을 했지만 수양대군에게 동정심도 있었다. 수양이 유일하게 얻고자 한 것이 자식(세령)과의 사랑이었다.”
문채원은 ‘공주의 남자’ 시놉시스를 보고 멜로가 좋아 출연하게 됐다. 그는 “다른 사극속 여자와는 다른 느낌이 났다. 멜로가 좋았고 끝까지 멜로가 진행된다는 점에서 매력적이었다”면서 “나만 노력하면 보여줄 게 많다고 생각했다. 사극은 인물들의 호흡이 점점 쌓여가는 맛이 있다”고 사극의 매력을 설명했다.
문채원은 사랑하는 남자 승유를 연기한 박시후와는 처음으로 연기했지만, 현장에서 의욕을 불어넣고주고 촬영외적으로도 긍정적인 기운을 주었다고 말했다. 문채원은 “사랑에는 시대를 초월한 용기가 필요하다. 승유는 사랑과 복수 사이에서 갈등을 많이 했지만 복수를 포기하지는 않았다”면서 “그 시대에는 그럴 수 없었는데 굉장히 용기있는 사람이라 생각한다. 만약 실제 상황이라면 너무 극단적이라 나는 상황 자체를 거절한다. 나는 소심하다”고 밝혔다.
문채원은 이전에는 시각화된 캐릭터였지만 사극에서 본격적 캐릭터를 맡으면서 부담을 느꼈다고 했다. 하지만 화장도 너무 공들이면 잘 안되듯 캐릭터에 너무 신경을 쓰면 잘 안되더라는 말도 덧붙였다. 그는 모친과 함께 2주간 스페인 여행을 떠났다.
서병기 기자/wp@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