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이한은 요즘 MBC ‘애정만만세’에 출연 중이다.
자기밖에 모르는 아내 재미(이보영) 몰래 바람을 피고 이혼을 하기 위해 부부의 공동재산까지 모조리 빼돌렸다. 치사하고 못난 이 남자는 자기 잘못은 아랑곳없고 재미에게 뭐라도 하나 얻어낼 수 없을까 머리를 굴린다. 이혼 후에는 심지어 전부인의 음식레시피를 훔쳐내 맞은편에 비슷한 죽집을 차린다. 그런데 이게 웬걸, 재미가 불임인 줄로만 굳게 믿던 이 남자가 자신이 불임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가정을 파탄내며 임신한 희수(한여름)와 새 가정을 꾸렸는데 그렇다면 뱃속의 아이의 누구의 아이란 말일까. 진이한이 연기하는 한정수의 찌질함은 여기서부터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안 그래도 미운 캐릭터에 모가 난 모습까지 더해지며 소위 ‘진상’을 떨고 있는 모습은 이제 눈을 뜨고 봐줄 수가 없을 지경. 그런데 시청자들은 이 캐릭터를 눈여겨 보고 있아.
진이한은 밉살스런 캐릭터를 생물처럼 살려내면서 한편으론 보면 볼수록 귀여운 느낌이 없지 않은 밉상 이미지로 묘하게도 친근하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사실 진이한은 이 캐릭터릐 섭외 요청을 받아들고 얼마간 출연을 고민했다고 한다. 심지어 드라마 초반 촬영 때까지도 갈등을 계솓했다는 것. 이유가 있다. 아무리 드라마라지만 자신이 봐도 바람을 피우다 아내를 버린 남자가 무릎 꿇고 다시 같이 살자고 매달리지를 않나 전처의 성공을 가로채기 위해 치사하고 뻔뻔한 소인배 행동을 서슴지 않는 모습은 낯이 뜨거울 정도였다는 것.
하지만 진이한은 이런 캐릭터 소화가 연기자로서 자신을 한단계 성숙시키는 디딤돌이 되는 거 같아 뿌듯하다고 한다.
“정말 극중 캐릭터가 제 성격과 너무 달라 드라마 초반만 해도 제대로 역할을 해낼 수 있을까하는 걱정을 많이 했다. 좀처럼 상식적으로 생각할 수 없는 ‘정수’ 캐릭터를 어렵사리 소화해내며 저 나름의 연기에 대한 쾌감같은 것도 느낄 수 있게 됐다”는 것이 진이한의 생각이다. 때문에 찌질함의 끝장을 보는 듯한 캐릭터를 맡아 욕을 먹으면서도 연기에 대한 오기도 발동해 한정수 캐릭터 발현에 혼신을 다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애정만만세’의 22일 방송에서 진이한은 그에게 철저히 무시를 당해온 아내 희수를 조금은 배려해주는 듯한 인간적인 면모를 드러내며 또다른 모습을 선보일 예정이다.
<고승희 기자 @seungheez> shee@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