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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빛고을, 16년만에 다시 태양이 떴다
‘무등산 폭격기’가 돌아왔다.

선동열(48) 전 삼성 라이온즈 감독이 16년만에 고향팀 KIA 타이거즈의 지휘봉을 잡고 화려하게 부활했다. 자신이 청춘을 바쳤던 붉은 호랑이, 해태의 후신이다.

선 감독은 1985년 KIA의 전신인 해태 타이거즈에 입단해 1996년 일본프로야구 주니치 드래곤스로 진출하기 전까지 6차례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일궈낸 국보급 투수였다. 작고한 최동원과 함께 한국야구 최고의 투수로 꼽혔다. 선 감독은 선임 발표 뒤 구단을 통해 “고향팀 감독을 맡게 돼 개인적으로 매우 기쁘고 부담감도 크게 느낀다”며 “타이거즈의 전통을 이어가면서 KIA의 팀 컬러를 살리고 한국 최강의 팀을 만들고자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한때 ‘호남 야구’의 간판스타이자 타이거즈의 상징으로 불렸고, 11년간 해태 유니폼을 입고 뛰던 현역 선수시절에는 통산 146승40패 평균자책점 1.20을 기록했다. 또 세 차례 0점대 평균자책점, 다승왕 4회, 탈삼진왕 5회 등 수많은 대기록을 남겼다. 



그의 16년 야구인생은 누구보다 화려했지만 명암도 뚜렷했다. 그는 삼성 감독이던 2005년과 2006년에 팀을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었다. 하지만 2009년 중반 5년 재계약을 맺은 뒤 작년 한국시리즈에서 SK에 4연패 해 준우승에 그치자 지휘봉을 넘기고 물러났다. 한때 처신도 도마위에 올랐다. 그는 일본프로야구 주니치에서 ‘나고야의 태양’으로 불리며 한국 선수의 위상을 높였지만 하필 일본이냐는 부정적인 평가도 많았다. 국내 복귀 뒤 감독신분으로 삼성의 지휘봉을 잡았지만 호남 간판 투수의 대구행을 지켜본 호남 팬들에겐 충격과 아쉬움이 교차할 수 밖에 없었다.


[사진제공=갤럭시]

KIA가 선 감독을 발탁한 배경은 과거 해태시절의 영광을 재현해 달라는 기대 심리도 한 몫을 했다는 관측이다.

조범현 감독 시절의 KIA는 2009년 한국시리즈에서 12년 만에 정상탈환에 성공했지만 지난해 정규리그 5위에 그쳤고 올해에는 4위로 포스트시즌 막차를 타는 등 부진한 성적이 팬들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선 감독 합류로 천군만마를 얻은 KIA는 앞으로 호랑이 군단의 체질 개선에 무게를 둘 것으로 보인다.

선 감독도 “투지, 즉 이기고 지고를 떠나 9회 말까지 포기하지 않는 정신력을 강화해 팬들이 즐거워할 수 있는 야구를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선동열 사단에 수석코치로 임명된 이순철 전 LG 감독이 합류하면 타이거즈의 영광을 함께했던 투타 간판이 모두 고향팀에 복귀하는 셈이다. 스타감독의 귀환은 내년 시즌 프로야구 흥행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심형준 기자/cerju@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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