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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탄2’ 멘토들이 ‘원석’ 존재감 살릴까?

MBC ‘스타오디션-위대한 탄생’(이하 위탄)은 늘어난 오디션 프로그램 속에서도 멘토제를 도입해 차별화에 성공했다. 물론 후반부로 가면서 멘토가 심사위원을 병행하는 바람에 진정성이 일부 훼손되기도 했지만, 이 문제만 보강된다면 ‘위탄’은 괜찮은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위탄 2’는 ‘슈프스타K 3’에 비해 편집이 점잖은 편이다. 예능적 재미를 뽑아내려는 의도도 덜한 편이다. 대신 남는 에너지를 음악에 더 많이 집중한다.

‘위판 2’의 멘토들도 오랜 기간 공연을 통해 노래를 불러오며 프로듀서로서의 역량을 보여준 가수(이선희, 이승환, 박정현)나 작곡자(윤일상), 싱어송라이터(윤상)로 구성돼 있다. ‘위탄 2’가 출발하기 전만 해도 이들이 오디션 프로그램 심사위원으로 적합할지 파악하기 어려웠다.

 


4주차에 접어든 현재 다섯 멘토의 활약은 기대 이상으로 성공적이다. 30년의 가수 경력을 지닌 이선희는 엄격한 잣대로 깐깐한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의외로 따뜻하며 완성도가 떨어지더라도 틀과 룰을 깨는 지원자의 탄생을 성원하는 모습이다. 모창에 대해서도 “따라하기”라며 무조건 금지할 게 아니라 상황에 따라 다르게 보는 탄력성을 지녔다.

영국의 2차 공개 오디션에 나온 허윤영이 무대 자신감을 잃어버렸다고 하자 이선희는 “나도 그랬다. 그게 슬럼프다. 그것도 완성돼가는 과정”이라고 했다. 노래를 들어본 후에는 “소리를 만들어서 내는 듯한 느낌이다. 솔직하지 못해 전달을 잘 못한다”고 평했다. 런던정경대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배선희의 노래에 대해서는 “고음에서 터뜨릴 때 힘을 빼버린다”면서 “프로 가수의 능력이 있다”고 말했다.

멘토 경험이 처음인 박정현은 음악적 평가는 확실하게 내린다. 음정이 안 맞거나 감정 표현이 어색한 참가자를 집어내 문제점을 설명한다. 풍부한 음악적 경험에서 나온 평가다. 단점을 지적하면서도 상대방이 기분 나쁘지 않게 말하는 방법도 아는 듯하다.

이승환은 좀 더 자유롭다. “조용필도 뽑지만 한대수도 뽑는 게 위탄 2”라고 말한다. 배수정에게는 “좀 하시네요”라고 말하고, 인도에서 온 최정훈에게는 “되게 웃길 것 같다. 택배아저씨가 온 것 같다”고 했다. 이승환은 박정현에게 “이런 식으로 심사할 거야” 하고 장난을 걸기도 한다. 이선희와 박정현의 딱딱한 분위기를 누그러뜨려 유쾌한 분위기를 만드는 것도 이승환의 몫이다.

윤상은 부드러움 속에 예리함을 지니고 있다. 부드러움으로만 알려진 윤상은 윤일상과 독설 배틀을 하는 것처럼 편집되기도 했다. 하지만 프로듀서 경험이 있는 윤상으로서는 음악적 완성도와 대중성, 스타일 등 다양한 요소의 접점을 누구보다 잘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강한 말도 서슴지 않는다.

작곡가 윤일상도 마찬가지다. ‘독설의 제왕’으로 불리는 그는 한 가지 원칙이 있다. 음악에 관해서만 독설을 한다는 것이다. 포맨 신용재의 사촌인 신용수에게 “음감, 톤, 가창력, 리듬감 뭐든 좋은 게 없어요”라고 말했다.

‘위탄 2’는 멘토들의 존재감이 두드러지는 반면 지원자가 잘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멘토들이 본격적으로 멘티를 받아들여 본격 트레이닝하는 단계가 되면 ‘원석’들의 존재감도 한결 살아나지 않을까.

서병기 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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