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방송된 ‘보컬리스트 특집3’ 2라운드에서 초반에 부른 임태경이 3승을 거두고도 포맨의 신용재에게 패했고, 1라운드 우승자인 다비치의 이해리가 2라운드 우승자인 신용재에게 진 것도 먼저 부른 사람이 불리하다는 점이 반영된 것이라는 주장이다. ‘보컬리스트 특집3’에 출연한 이기찬은 “노래 부르는 순서가 뒤여야 한다는 것을 이제야 알았다”고 말했다.
시청자 이주은 씨는 “현재 경합방식은 순위에 연연하지 않는다는 의미가 있다. 하지만 결국 뒤에 뽑힌 가수가 우승경합을 다투기 마련이다. 이런 경합방식으로 진행하는 1차 목적은 솔직히 시청률을 올리기 위함”이라면서 “공평함이 없는데 우승자 선정을 왜 하는 겁니까? 차라리 한 가수가 두세 곡 준비해서 토너먼트 방식으로 8강, 4강, 결승 진출하고, 본인이 준비한 곡 중 선택해서 부를 수 있게 했으면 좋겠다. 이저 저도 아닌 경합방식이 마음에 안 든다”는 의견을 올렸다.
강대성 씨도 “지금 방식에선 앞번호로 나온 사람들이 시간이 지날수록 잊혀지니까 너무 불리한 것 같다”면서 우승자를 뽑지 말든지 아니면 선정방식을 바꿀 것을 요구했다. 또 김표 씨는 “가수들이 노래를 잘 불러도 소용없는 듯하다. 어이없이 1등 하는 경우가 있다. 대다수가 인정할 만한 1등을 원한다”면서 현행 방식은 “누가 ‘운발’이 좋은지 대결하는 듯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물론 현행 경합방식이 적절하다는 사람들도 있다. 황동식 씨는 “지금 이 대진 방식은 긴장감을 유지시켜주고 재미를 더해준다. 불공평할 수도 있겠지만 크게 의미는 없다”면서 “중요한 건 전설이라고 불릴 만한 가수를 초대해서 그 가수의 명곡을 자기만의 색깔로 재해석해 불러보는데 이 프로그램의 의미가 있다. 우승자를 뽑는 방식은 단순 긴장감 고조를 위한 하나의 장치일 뿐”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불후2’의 목적이 가수들에게 등수를 매기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우승자를 뽑는 과정이 없다면 긴장감 없이 느슨한 프로그램이 돼버린다. 따라서 복불복 같은 불합리한 토너먼트 경연방식을 택해 우승자를 가리기 때문에 적절히 긴장감을 부여하면서도 져도 기분 나쁘지 않는 방식을 택한 것이다. 탈락해도 운 탓으로 돌릴 수 있다는 얘기다.
변별력을 엄격히 적용하는 시스템하에서 지는 가수는 적지 않은 손상을 입게 된다. 따라서 불합리한 경합방식은 제작진의 영민한 전략에서 나왔다고 볼 수도 있다.
서병기 기자/wp@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