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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마을1축제>금강송 기운 품은 명품송이 채취…원시의 숲 삼림욕은 ‘덤’
울진 금강송 송이축제
올해로 9회째…내달 1~3일 행사

채취·요리 등 다양한 체험

소나무 공예·분재 등도 볼만


금강송 8만그루 군락지

곳곳에 각종 산나물 풍성

예약통해 트레킹코스 탐방도

“재작년에 이거 잔뜩 먹고 내 튼실한 늦둥이 낳았다 아니껴!’ “에이, 이 사람아, 과장도…. 그거 먹는다고 아 낳나. 허허.” “과장은…. 함 먹어봐라. 우리 아들내미 델꼬와요?”굴구지마을 남중학 이장과 울진군청 산림녹지과 김진업 계장이 구슬땀을 흘리며 송이 따다 말고 옥신각신. 좌중에 웃음 물결이 터진다. 경북 울진군 근남면 구산리 굴구지마을. 여기는 말 그대로 심산유곡이다. 승용차 한 대 간신히 지나다닐 만한 비포장도로를 따라 조마조마, 허위허위 오르면 겨우 닿는 곳. 차를 내려 다시 금강송이 우거진 곳으로 발길을 재촉해야 비로소 ‘산의 금’ 송이를 만난다. 지난 2000년 시작해 올해로 9회째를 맞는 울진 금강송 송이축제가 다음달 1일부터 3일까지 3일간 울진 왕피천 엑스포공원 일원에서 열린다. 이곳 사람들은 지금 축제 준비에 한창이다.

▶산촌의 정취와 채취 체험을 함께…“송이가 최고라 아니껴!”=경북 울진은 산과 바다의 축복이 조화를 이룬 땅이다. 해안에선 대게와 각종 해산물이 동해의 푸른 기운을 품고 건져올려지는가 하면 산에선 송이와 오갈피, 오미자 등이 땅의 정기를 받고 솟아오른다. 이 가운데 송이는 단연 울진의 자랑이다. ㎏당 수십만원을 호가하는, 이곳이 낳는 ‘금지옥엽’이다.

‘동의보감’에 송이는 소나무의 기운을 품고 자라 독이 없고, 맛이 달고 향이 짙어 버섯의 으뜸이라고 기록돼 있다. 칼슘, 인, 철, 나트륨, 망간 등 미네랄 함량이 탁월한데 그 중 칼륨은 느타리의 10배, 양송이의 40배, 목이버섯의 3배가 함유돼 있다.

특상품 송이 값은 2000년대 중반 흉작 때 ㎏당 최고 80만원까지 올라갔었다. 지난해엔 작황이 좋아 ㎏당 28만원 정도 했다고. 김 계장은 “서울 있는 자식들 차 바꿔주고 집 사준 게 바로 효자 송이”라며 엄지를 치켜든다. 올해도 비가 적당히 와 수확이 괜찮을 듯하다. 지난해 3일간 연인원 17만명이 축제장을 찾으면서 성황을 이뤘다. 올해는 20만명 이상이 목표라고.

‘ 이렇게 굵은 놈 봤니껴?’ 지난 15일 경북 울진군 근남면 구산리 굴구지 산촌체험마을 금강송 숲에서 남중학 마을 이장과 김억년 운영위원장이 송이를 채취하고 있다. 금강송과 함께 자란 울진 송이는 쫄깃하고 저장성이 강한 것이 특징이다.


매년 축제에서 메인을 차지한 이벤트는 송이 채취 체험, 송이 경매, 요리 체험, 향기 체험, 금강송 전시 등. 올해는 아기자기한 재미가 더 늘었다. 솔방울 줍기 이벤트와 더불어 다양한 금강송 관련 전시들. 공모전 형식의 금강송 분재전을 비롯해 금강송 군락을 소재로 한 목공예, 사진, 미술 작품이 전시돼 볼거리를 더한다. 특별 행사로 금강송 마라톤 대회도 하프 코스와 풀 코스, 두 종류로 열린다. 해안도로를 따라 진행되니 운치가 그만이다. 채취에 참여하려면 사전예약(울진군청 산림녹지과 054-789-6828)을 하거나 축제장 내 채취 체험 부스에서 신청하면 된다.



굴구지마을(울진군 근남면 구산리 1567, 054-782-3737)은 왕피천을 내려다보며 산촌의 정취를 즐기기에 좋다. 펜션도 마련돼 있는데 금강송으로 지은 황토방이 부속돼 있는 것이 눈길을 끈다.

▶원시의 숲에서 자연이 되다…금강송 군락지 탐방=울진 송이는 인근의 송이 산지인 봉화, 양양, 영덕 것에 비해 품질이 좋다는 게 군민들 자랑이다. 김진업 계장은 “금강송과 함께 자라므로 친환경이고 향이 좋으며 해안 기류의 영향인지 쫄깃하고 저장성이 강한 것이 특징”이라고 했다.

다른 지역 송이에 비해 색이 더 검은 편이어서 건강미도 자랑한다. 생산량도 단연 많다. 지난해에만 270t이 생산된 것으로 군은 추산하고 있다. 군에서는 송이가 흉년일 때를 대비해 장기적으로 산림 문화축제로 외연을 넓힐 계획도 갖고 있다. 금강송과 송이 외에 오미자, 오갈피, 곰취 등 산나물류가 풍부해 잠재력이 높다는 분석이다.

삼림욕을 즐기기에 더없이 좋은 금강송 군락지.


송이의 향기에 취해있다 금강송 군락지 탐방을 빼놓으면 후회할 수 있다. 금강송 숲은 군의 서쪽 끝인 서면 소광리(131번지)에 있다. 대광천ㆍ소광천 물줄기를 옆에 끼고, 절경을 쉬이 보여주기 싫다는 듯 울퉁불퉁 거친 비포장도로를 한참 달려야 비로소 장대한 원시의 숲이 눈앞에 들어찬다.

200~300년 된 금강송 8만여 그루가 이곳을 지킨다. 고즈넉한 산책로는 트레킹을 하며 삼림욕을 즐기기에 더없이 좋다. 인터넷 사이트(www.uljintrail.or.kr)를 통한 예약탐방제를 실시하고 있으니 클릭을 서두르자. 문의 (054)781-7118 

울진=임희윤 기자/imi@heraldcorp.com

사진=정희조 기자/chech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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