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김윤아 ‘나가수’ 출연, 왜 得 안됐을까?
MBC ‘나는 가수다’에 출연하는 가수들은 그들이 받은 성적표에 상관없이 거의 득이 됐다. ‘나가수’ 출연자들의 행보를 보면 알 수 있다. ‘나가수’에 출연하고 일정 기간이 지나면 단독 콘서트를 연다. 그리고 CF에 등장한다.

하지만 자우림의 김윤아는 이런 행보와는 조금 다르다. ‘나가수’의 출연이 별로 득이 되지 않고 있다. 실제로 김윤아는 윤도현이 진행하는 한 케이블TV 프로그램에 나와 “윤도현이 ‘나가수’에 나오면 좋다고 해서 들어갔는데 정말 후회된다”고 밝힌 바 있다.

김윤아에게 ‘나가수’ 출연은 왜 득이 되지 못했을까? 최근 3회 연속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고 노래 실력이 떨어진다기보다는 프로그램 적응력이 떨어진다고 보는 게 더 정확할 것이다.

김윤아는 ‘나가수’가 예능 프로그램임을 숙지하지 못한 듯하다. 숙지를 했다면 실전 예능 적응력이 부족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어차피 예능 전문가가 아니라면 예능 프로그램에서 최소한 리액션은 보여줘야 한다. 리액션은 과다하게 행해져도 좋다. “이번 주가 마지막일지도 모르겠다”며 경연마다 엄살을 부리는 조관우가 재미있고 귀엽게(?) 비쳐지는 것을 봐도 이를 감지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김윤아는 리액션이 약하다. 1등을 해도 크게 좋아하는 것 같지 않았고 연속 꼴찌를 해도 엄살을 부리거나 비장한 각오를 보여주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김윤아는 캐릭터가 없다. 박정현이 ‘요정’, 윤도현이 ‘로큰롤 베이비’, 김범수가 ‘비주얼 가수’라는 캐릭터명을 각각 얻은 것과 대조적이다.

대입시험을 앞둔 수험생은 상대가 너무 강하다거나 컨디션이 안 좋아 힘들 것 같다는 등의 엄살을 부리거나, 아니면 엄청난 스트레스가 밀려온다는 등 긴장 분위기를 보여주는 게 자연스럽다.

김윤아가 스트레스를 안 받는 건 아닐 것이다. 꼴찌를 한 다음 주 목디스크가 재발해 목 보호대를 착용하고 나왔다. 하지만 그런 상황에 대한 표현은 늘 부족하다. 이런 위기 상황을 자우림이 어떻게 극복할지가 스토리텔링으로 만들어질 법도 한데, 김윤아는 이를 절제된 모습과 진지한 자세로만 접근한다. 그래서 김윤아에 대한 관심이 샘솟지 않는다.

김윤아는 자신의 히트곡인 ‘매직 카펫 라이드’를 불러 7위에 머물렀다. ‘나가수’는 히트곡을 그대로 들려주는 곳이 아니다. 새롭게 변신하고 도전하는 무대를 선보이는 곳이다. 박정현과 김범수, 윤도현은 이런 작업을 훌륭하게 해냈다.

자우림의 ‘매직 카펫 라이드’와 ‘하하하송’은 TV나 라디오에서 수백 번도 더 들었던 노래다. 자우림은 이 노래를 ‘나가수’보다는 콘서트에서 부르는 게 낫다.

꼴찌할 때는 꼴찌를 하더라도, 한번이라도 자신의 모습을 시원하게 보여주었으면 한다. 이 기회에 자신을 아낌없이 까발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신비주의를 고집하는 것도 아니지 않은가. 그렇다고 자우림의 몽환적이고 우울한 이미지가 탈색되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인간적인 모습으로 비쳐질 것이다. 술을 모두 함께 마셨을 때는 취하지 않고 말똥말똥한 사람이 어색하게 보일 수도 있다.



서병기 기자/wp@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