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부터 사흘간 펼쳐진 ‘SM타운 라이브 인 도쿄 스페셜 에디션’ 마지막 날(4일) 공연에서 무대에 오른 SM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 36명(천상지희, 강타, f(x), 샤이니, 슈퍼주니어, 소녀시대, 보아, 동방신기 등)은 4시간여 동안 5만여 관객을 쥐락펴락했다. 이곳 구장은 적어도 250분 동안 K-팝의 홈이었고, 스타디움을 물들인 건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주황색이 아닌 SM의 상징색인 연분홍(야광봉)이었다. 3일간 연인원 15만명을 동원한 도쿄돔 콘서트는 솔로, 팀, 연합을 막론하고 비(非) 일본인 아시아권 아티스트로는 이번에 처음 SM타운이 이뤄냈다.
일본 관객들은 “온유(샤이니)짱 가와이(귀여워)!”를 연발하며 발을 동동 굴렀고 가수들의 히트곡이 나올 때 “미쳐미쳐” “빠져빠져” “바라봐” “채울게” 등의 각운 구절을 한국말로 제창하며 시종 열광했다.
주최 측은 공연 중간중간 다양한 SM타운 CF 영상을 대형 스크린으로 상영했다. 그 중 “그들은 노래만을 생각할 때 우리는 퍼포먼스에 땀을 쏟았습니다”라는 카피 문구가 눈에 띄었다. 이날 공연의 하이라이트를 장식한 동방신기 무대는 “The King of SMP! Tohoshinki(동방신기의 일본어명)!”라는 장내 멘트로 소개됐다. SMP는 ‘SM Performance Music’의 준말. 다양한 서구 팝 장르의 컨버전스에 전문 댄서급 퍼포먼스와 배우급 비주얼을 결합한 SM식 K-팝에 대한 자존감이 드러났다.
K-팝 열풍이 유럽, 남미 등에서 소수 마니아를 결집하며 탈(脫)아시아를 향하는 시점. 세계 2위의 대중음악 시장을 품은 일본에 드리운 K-팝의 영향력은 물리적 진도로 측정하기 힘든 ‘지각 운동’의 실재를 도쿄돔에서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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