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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랍 독재자 부인들 삶 보니
 ‘아랍의 이멜다’ 트라벨시

암 걸린 벤 알리 사임 시도 불허

권좌지속하며 경제 쥐락펴락


‘레이디 맥베스’ 수잔 무바라크

투병중인 남편 감옥에 두고

34억원 뱉어내고 혼자 풀려나


리비아 ‘사피야’ 알제리로 망명

들불처럼 번진 민주화 시위

영원할것 같던 권력 사라지고…


‘아랍의 봄’은 독재자의 운명을 바꿔놓았다. 올 초부터 들불처럼 번진 민주화시위는 중동ㆍ북아프리카 지역의 독재자들을 차례로 권좌에서 끌어내렸다. 영원할 것처럼 권력을 휘두르던 독재자들은 망명길에 오르거나 법의 심판대에 서야 했다. 그리고 이들 뒤에는 호화생활로 원성을 샀던 부인들이 있었다. 
왼쪽부터 아스마 알 아사드, 레일라 트라벨시 벤 알리, 사피야, 수잔 무바라크.

▶‘아랍의 이멜다’ 트라벨시=지네 엘 아비디네 벤 알리 전 튀니지 대통령의 부인 레일라 트라벨시 벤 알리는 ‘아랍의 이멜다’로 불린다. 사치스러운 생활로 국민들의 지탄을 받았던 필리핀의 독재자 마르코스의 부인 이멜다와 닮았다는 것이다.

외신들은 트라벨시의 탐욕이 튀니지 혁명을 불러왔다고 평했다. 벤 알리 정권의 부패는 트라벨시 탓이 크다.

전직 미용사였던 트라벨시는 벤 알리 전 대통령보다 스무살가량 어리다. 그러나 그는 뒤에서 대통령을 움직이는 실력자였다. ‘카르타고의 섭정자’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였다.

남편이 23년간 집권하는 동안 트라벨시는 형제 10명을 요직에 앉히고 20년 동안 호화생활을 했다. 가난한 가정에서 자란 그녀는 돈과 명품, 보석, 호화로운 집을 사랑했다.

특히 트라벨시 일가는 튀니지의 경제도 쥐락펴락하며 국부를 남용했다. 이들 일가는 모든 산업과 금융 전반을 통제했다. 트라벨시 일가는 국부를 독차지한 데 그치지 않고, 대다수 국가 기관의 권력을 남용해 부패를 조장했다.

지난 2009년 벤 알리 전 대통령은 전립선 암으로 건강이 악화되자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고 싶다는 뜻을 비쳤다. 하지만 트라벨시는 이마저 허락하지 않았다.

벤 알리 전 대통령 부부는 민주화 시위를 피해 1월 14일 사우디아라비아로 망명했다. 벤 알리 전 대통령 부부가 도망간 후 튀니지 외곽의 대통령궁에서 2700만달러 규모의 보석류와 공금 등이 발견됐다.

이들 부부는 지난 6월 말 열린 궐석재판에서 재판부는 공금 횡령과 부패혐의 등을 인정해 35년의 징역형을 선고했다. 또 벤 알리 전 대통령에게는 5000만디나르(약 386억7050만원), 그의 부인에게 4100만디나르(약 317억2969만원)의 벌금형을 함께 선고했다. 트라벨시는 튀니지를 떠날 때 빼돌린 1.5t(5000만달러 상당)의 금괴로 여생을 즐길 것으로 전해졌다.

▶‘레이디 맥베스’ 수잔 무바라크=30년 동안 중동의 대국 이집트를 지배했던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의 부인 수잔 무바라크는 ‘레이디 맥베스’로 통했다. 수잔은 막후에서 무바라크 전 대통령을 움직이며 대통령 못지않은 권력을 휘둘렀다. 이집트의 학교 중 무바라크 전 이집트 대통령의 이름을 딴 학교는 388개, 그의 부인인 수잔의 이름을 딴 학교는 160개에 달한다는 점도 그의 영향력을 시사한다.

많은 이집트인은 그녀의 야심이 아들 가말이 남편의 ‘권좌’를 이어받을 때까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들 했다. 수잔은 암투병 중인 남편이 이집트 법정에서 재판을 받는 사이 은행에 숨겨둔 비자금 34억원을 뱉어내고 혼자만 석방됐다.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의 둘째 부인 사피야도 남편의 무소불위 권력을 기반으로 막대한 부를 쌓았다.

사피야는 리비아의 수도 트리폴리에 있는 미티가 국제공항에 본사를 둔 항공사를 소유하고 있다. 이 항공사는 리비아 국영 항공사와 경쟁 관계로 리비아인 순례자들의 환승 업무를 독점하고 있다.

아랍권 민영방송 알아라비아는 사피야가 20t의 금을 보유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1992년 ‘반전쟁범죄국제연대(ICAWC)’는 사피야의 재산이 300억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보도했다.

부자세습을 통해 2대가 47여년째 장기집권하고 있는 시리아의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의 부인인 아스마 알 아사드는 최근 화려한 패션으로 패션잡지 보그(VOGUE)에 실리기도 했다. 아스마는 샤넬 선글라스를 쓰고 팔콘900 제트기를 타고 여행을 다니는 것으로 전해졌다.

권도경 기자/ k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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