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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벽은 높았지만…한국육상 작은 희망을 봤다
‘10-10’은 물 건너갔지만, 흉작 속에서도 건져올린 수확은 있었다.
한국 육상이 사상 처음 국내에서 개최된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실망스런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단기간에 괄목할 만한 성과를 올린다는 것은 분명 어려운 일이지만, 기대가 컸기에 아쉬움도 크다. 하지만 전혀 수확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먼저 한국 도약종목의 간판스타인 김덕현(26)이 건재함을 과시했다는 것이다.
2007년 대회에서 세단뛰기 결선에 올랐던 김덕현은, 이번에 멀리뛰기 결선에 진출해 2일 저녁 대망의 메달도전에 나선다. 세계선수권 2개 대회에서 다른 종목으로 결선에 오른 것은 한국 육상사상 김덕현이 처음이다. 멀리뛰기의 경우 흑인선수와 구미 선수들의 전유물이라 할 만큼 아시아권 선수가 비집고 들어가기 어려운 것이 현실. 이번에도 12명의 결선진출자 중 아시아선수는 김덕현이 유일하다. 세단뛰기와 함께 예선 결선을 치르느라 컨디션 조절이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6위 이내에 든다면, 이번 대회 한국선수 중 최고의 성적을 거두게 된다.
한국 남자 계주팀의 기록경신도 이번 대회의 수확중 하나다.
박봉고-임찬호-이준-성혁제<사진>로 구성된 한국 남자 1600m 계주팀은 1일 열린 예선에서 3분04초05를 기록했다. 아직 세계수준의 팀들과는 차이가 있어 최하위에 그쳤지만, 이 기록은 1998년 작성된 종전 한국기록 3분04초44를 13년만에 0.39초 단축한 것이다. 사실 결선진출을 기대하기 어려워, 대회 보름전에야 손발을 맞추 것을 감안하면 의미가 있다. 개인별로는 강하지 않지만, 4명의 기량이 고르고, 바통터치에서 실수하지 않는다면 발전할 수 있는 여지가 더 많이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한국 경보의 대들보 김현섭은 28일 열린 남자 경보 20㎞에서 6위에 올라 한국 선수 중 처음이자, 1일까지 유일한 톱10 진입을 기록했다. 자신의 최고기록에 2분 가량 못미치는 기록이라 내심 기대했던 메달권에 다가서지 못했지만, 여전히 경쟁력이 충분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승부처에서 스퍼트하는 선두그룹을 따라잡지 못해 격차가 벌어진 것이 아쉬웠다.
이런 선전에 비해 준결승 혹은 결승진출을 기대했던 종목의 초반 탈락은 많은 숙제를 남겼다.
여자 멀리뛰기, 남자 장대높이뛰기, 남녀 창던지기 등은 결선진출이 가능해 보였지만, 선수들은 자신의 기록에 한참 못미치면서 실망을 안겨줬다.
김성진 기자/withyj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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