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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금융위기때 훌쩍 커버린 안전자산‘金’…골드뱅킹·금펀드 등 투자원리부터 미래분석까지
환율·시세 두 변수의 ‘결정체’

금융질서 혼돈속 가치 재조명

달러로 거래 수익구조 장밋빛


신흥국 소비량 증가전망 불구

국제금리 오르면 수요 줄수도


골드뱅킹, 최소 3년 이상 쌓고

펀드는 지수·기업중 선택투자




30대 직장인 A 씨. 그는 요즘 주변에서 금 관련 상품에 투자해 몇 달 새 수십 퍼센트의 수익을 올렸다는 얘기를 들을 때마다 우울해진다. 얼마 안되는 여유자금을 주식에 넣었다가 최근 주가가 바닥을 기면서 손해를 보고 있어서다.

그렇다고 지금 금 관련 상품에 투자하자니 걱정이 앞선다. 금값이 너무 많이 올라 상투를 잡을 수 있다는 얘기도 들리고, 앞으로도 계속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을 접할 때는 ‘지금이라도 금 관련 상품에 들어가야 되는 건 아닌지’ 고민스럽기만 하다.

비난 A 씨의 얘기만이 아니다. 언론 등에서 ‘금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면 얼마 안 되는 여유자금이라도 굴릴 데를 찾지 못하고 있다면 금 투자에 대해 한번쯤 고민해봤을 것이다.

‘금테크’ 지금도 늦지 않았나. 늦지 않았다면 어떤 상품에 투자하는 게 좋을까. 자! 지금부터 금 투자의 원리를 파헤쳐보자.

1. ‘달러화의 역설’이 주는 교훈=국제적으로 금은 미 달러화로 거래된다. 때문에 금 투자 수익은 환율과 가격, 두 개 변수의 움직임에 따라 결정된다. 금은 예나 지금이나 실물 안전자산으로 통한다. 전통적으로 통화에서 안전자산의 대표격인 달러화 가치가 하락하면 금 가격은 올라가는 속성을 보였다.

그런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는 달러화와 금값의 역관계가 무너지는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다시 말해 달러화와 금값이 동시에 치솟는 일이 종종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 3월 동일본 대지진 때도 그랬고 그리스 재정위기가 극에 달해 글로벌 금융시장이 흔들릴 때도 마찬가지였다. 그 이유는 국제 금융질서가 혼돈 속으로 빠져들면서 안전자산에 대한 투자자들의 인식도 혼란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이 강등되는 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졌을 때도 달러화와 금값이 동반 상승하는 기현상이 벌어졌다. 시장에서는 이를 ‘달러화의 역설’이라고 불렀다.

물론 앞으로도 이런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보는 전문가는 거의 없다.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이 강등되는 걸 보면서 달러화의 신뢰가 무너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언제쯤 달러화가 안전자산으로서 지위를 잃을지 예측하기란 쉽지 않다. 다만 서서히 진행될 것이라는 정도만 얘기할 뿐이다.

2. 늦었다고 생각할때가 빠르다=전문가들은 환율과 가격이라는 두 개의 변수로 수익률이 결정되는 금 투자는 앞으로도 상당 기간 괜찮을 거라고 본다. 달러화 자산이다 보니 환율에서 이익을 보고 가격에서 또 한번 수익을 올리는 구조가 계속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또 하나 상식을 깨는 게 있다. 전통적으로 금은 인플레이션을 헤지할 수 있는 실물자산으로 인식돼 왔는데, 최근에는 불황기에도 금을 찾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세계 경제 질서가 극심한 혼란 속에 빠져 허우적댈 때는 실물 안전자산인 금밖에 믿을 게 없다는 인식 때문이다.

국제 수급 측면에서 금값 상승을 예측하기도 한다. 중국, 인도 등 신흥국의 높은 경제성장과 소득 상승이 금 소비 수요를 촉진하고 있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특히 세계 최대 금 수요국인 인도의 경우 전통적으로 혼수용 금 수요가 많고 보석 가공산업의 비중도 높기 때문에 소득의 확대와 함께 금 소비가 급증하기 쉬운 구조라는 것이다.

반면 공급은 대량으로 채광이 어렵고, 기존 광산의 노후, 신규 광산개발의 미흡, 생산 단가 상승 등으로 높은 가격 수준에도 불구하고 금 생산이 크게 증가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물론 금값이 급락할 수도 있다는 경고도 무시해선 안 된다. 금을 보유하면 이자나 배당소득이 없기 때문에 금융자산으로 보유하는 것보다 기회비용이 발생하게 된다. 때문에 앞으로 국제금리가 본격적으로 상승하면 금 보유에 따른 기회비용도 커져 투자수요가 급격히 감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3. 몰빵은 몰락…뚝심이 답이다=금에 투자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골드바를 직접 사는 것과 금펀드에 투자하는 것이다. 실물로 금을 사는 건 자녀에게 상속하기 위한 거액 자산가들이나 가능한 일이다. 일반적으로는 금 통장을 만들어 금을 조금씩 매입하는 상품에 가입하는 게 정석이다. 은행에서 판매하는 골드뱅킹이 대표적이다. 국내 은행에서는 신한은행이 유일하게 골드뱅킹 상품을 판매했지만, 최근 국민은행과 우리은행도 가세해 앞으로 치열할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의 골드뱅킹은 고객이 구입 가능한 금 수량(1g 이상)을 정하고 매일 또는 매주, 매월 적립하는 식이다. 금 매입 수량은 고객이 마음대로 늘릴 수도, 줄일 수도 있다. 이 상품은 최소 3년 이상 투자하는 게 원칙이다. 이관석 신한은행 서울파이낸스PB센터 팀장은 “금값은 언제든 조정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절대 목돈투자를 해선 안된다”며 “골드뱅킹 같은 적립식 상품에 일정한 소액을 꾸준히 투자하면 단기적으로 금값이 조정을 받더라도 장기적으로는 올라가기 때문에 지금 투자를 시작해도 늦지 않다”고 조언했다.

골드뱅킹은 골드바를 직접 구입할 때처럼 부가가치세 10%를 내지는 않지만 높은 배당소득세(15.4%)를 물어야 한다. 예금자보호 대상이 아니라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금펀드에는 지수에 투자하는 펀드와 금광업 등을 하는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 두 가지 방식이 있다. 금 지수에 투자하는 펀드는 금값의 흐름과 직접적으로 연동된다. 금값이 오르면 수익률도 당연히 높아진다. 반면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는 금값이 오르면 관련 기업의 가치도 상승할 거라는 전제가 붙는다. 기업의 주가가 올라야 수익이 난다.

<신창훈 기자 @1chunsim>
/ chuns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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