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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투박한 최루성 신파 불구…경마 레이싱 장면은 압권
8일 개봉영화 ‘챔프’
아쉬움도 많지만 추석 때 즐길 만한 가족영화로서의 소임은 다했다. 차태현과 아역배우 김수정 주연의 영화 ’챔프’(8일 개봉)는 경마를 소재로 가족애를 담은 작품이다. 작품 전체가 눈물바다에 빠진 듯, 최루성이 강하다. 등장인물들이 너무 자주, 너무 많이 우니까 그 효과가 오히려 반감되는 부작용도 없지 않다. 웃음과 눈물을 아우르고 많은 에피소드를 담으려다 보니 전체적으로 흐름이 산만하고 이야기 전개에 빈틈도 보인다.

그럼에도 이 영화에서 단연 매력적인 것은 박진감 넘치는 경마 레이싱 장면이다. 전작 ‘각설탕’에 이어 두 번째로 경마 소재 영화를 연출한 이환경 감독의 경험과 통찰이 빛을 발하는 대목이다. 경마장면 만큼은 실제를 보는 듯 디테일과 박진감이 살아숨쉰다.

300승을 기록하며 최고의 기수로 군림하던 승호(차태현)가 주인공이다. 아내, 딸과 함께한 제주도 여행길에서 경주마를 실은 차를 피하려다 큰 교통사고를 당한다. 결국 아내를 잃고 자신은 시력까지 손상을 입어 아무도 환영하지 않는 퇴물 기수가 돼 버린 승호. 어린 딸 예승(김수정)과 함께 어렵사리 생활을 꾸려가면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다. 그러던 중 승호는 재기의 기회를 얻지만 경마장 투기꾼의 거래에 휘말려 딸과 함께 제주도로 도망치는 신세가 된다. 


제주 기마경찰대에 합류한 승호는 이곳에서 자신과 같은 사고로 새끼를 잃은 절름발이 말 ‘우박이’를 만나게 된다. 사람을 태우지도 못하고 다리도 성치 못해 결국은 팔려갈 위기에 처한 우박이. 승호는 동병상련의 처지에 있는 우박이와 마지막 꿈을 불사르게 된다. 역시 아픈 상처를 가진 조교사(유오성)와 함께 경마계 최대의 대회인 위너스컵에 도전하게 된 승호는 모든 이의 예상을 뒤엎고 승승장구 예선을 통과하지만 결승레이스를 앞두고 시력이 급격하게 나빠진다.

장면마다 웃음을 유발하거나 콧등이 찡할 만한 좋은 아이디어들이 적지 않다. 기마경찰대 훈련원으로 나오는 김상호와 경마정보 밀거래업자들로 등장하는 김광규, 윤희석, 라이벌 조교 및 기수역을 맡은 박원상과 백도빈 등 연기력이 탄탄한 조연진들도 제몫을 한다. 차태현은 ‘과속스캔들’ ‘헬로우 고스트’에서 얻은 신뢰를 저버리지 않는다. 아역배우 김수정의 눈물 연기는 최루지수가 높다. 그럼에도 영화의 전반적인 만듦새는 투박하고 연결이 매끄럽지 못해 작위적이라는 느낌을 준다. 하지만 마치 관객들을 경마 트랙 한 가운데로 데려가듯 현장감과 속도감, 사실성이 넘치는 레이싱 장면은 그 허점을 메울 정도로 완성도가 뛰어나다.

이 영화는 ‘천장골관 인대염’ 진단을 받고 역대 최저의 경매가로 낙찰됐지만 최고의 경주마로 거듭났던 ‘루나’의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영화 본편이 끝난 뒤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기 전 ‘루나’의 은퇴 경주를 담은 동영상이 삽입됐다. 8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이형석 기자/su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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