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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티박스> 노년의 골프 동반자
“회장님, 힘 안 드세요?” “아니야, 내가 하루 빠질 경우 다른 사람 끼우면 어떻게 해? 저 사람들이 너무 고마워.” 이렇게 말씀하시는 정 회장님을 보면서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 회장님은 남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으려고 나름대로 노력을 많이 하셨습니다.

가장 연로했기 때문에 걸음이 조금 늦은 편이셨지요. 조금이라도 팀플레이에 지장을 준다고 판단되면 그 즉시 공을 치지 않고 그냥 걷다가 동반 플레이어에게 지장을 주지 않는다고 판단이 되면 그때 볼을 놓고 치고, 퍼터는 거의 하지 않으셨죠. 할아버지들은 거의 투퍼터 OK였고, 구력이 오래돼서인지 퍼터는 귀신 수준. 그린에 올라갔다 하면 바로 사라지는 할아버지들. 다음 홀로 이동 중 걸음이 늦은 정 회장님의 라운딩은 항상 허겁지겁 마무리를 하셔야 했습니다.

어쨌든 세월이 흘러 얼마 전 그 골프장 회원님들의 소식을 접했더니 그 네 분 중에 두 분은 이미 유명을 달리하셨고, 한 분은 병원에 계시다가 근근이 골프를 치신다고 하고 다행히 한 분은 그때나 지금이나 달라지지 않으셨다고 하는데….

인생은 새옹지마라고 했나요?

네 분 중에 가장 관리를 잘하셨다는 이 회장님과 예쁜 것을 좋아하셨다는 안 은행장님, 이 두 분이 먼저 세상에 계시지 않게 되고, 병원에 계신 장 회장님과 가장 연로하셨던 정 회장님만 덩그러니.

이 두 분의 관계가 앞서 말씀드렸듯이 그렇게 앙숙일 수가 없었는데 이제는 같은 팀으로 오셔서 함께 자리를 하고 웃으면서 말씀들도 나누신다고 합니다. 서로가 서로를 의지하고, 귀하게 여기는 그런 관계로 발전되었다고 들었습니다.

골프는 이렇듯 저렇듯 혼자 즐기기는 외로운 운동인 것 같습니다. 다투는 맛도 있고, 함께 격려해주는 위로가 있고, 서로의 모습을 여과없이 볼 수 있는 그런 운동인 것 같습니다. 상대에 대한 신뢰와 배려를 맘껏 느끼게 하는 그런 운동이기에 동반자가 너무도 중요한 것 같습니다.

노년의 골프 동반자. 할아버지들이 보여주셨던 그 모습이 아련히 떠오릅니다.

<쎄듀골프서비스연구소 사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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