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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의 소셜테이너 특징과 쟁점, 나아갈 방향은?
김여진 김제동 등 사회참여 연예인 SNS열풍 타고 영향력 급증

특정 정당 활동 폴리테이너와 구분…자발적 활동 긍정적 시각

방송 출연규제 논란 확산…동물보호 등 전문성 갖고 활동도




사회 문제에 참여하는 연예인을 의미하는 소셜테이너가 늘고 있다. 소셜테이너는 한국적 상황이 만들어낸 용어다. 소셜테이너라는 단어에는 정치인과 연예인을 합친 개념인 폴리테이너와 구분하려는 의도가 담겨있다.

미국과 유럽에는 폴리테이너는 있지만 소셜테이너는 없다. 없다기보다는 굳이 “나는 폴리테이너가 아니라 소셜테이너”라고 주장할 필요가 없다. 미국에서 소셜테이너를 찾는다면 에이즈퇴치운동을 했던 엘리자베스 테일러 정도가 될 것 같다. 미국 연예인 중에는 공화당이나 민주당 등 특정 정당을 지지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오랜 기간 공화당원이었다.

우리의 경우 소셜테이너를 김을동 신성일 정한용 등 정치를 한 연예인이거나 특정 정당에 소속돼 활동하는 연예인인 폴리테이너와 엄격히 구분한다. 소셜테이너는 사회 문제에 참여는 하지만 정당과 같은 정치권에는 연결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활발한 사회 참여로 한국의 대표적 소셜테이너로 불리는 김제동<왼쪽부터>, 김여진, 김미화씨.

정당의 도움이나 매개 없이 주로 혼자 활동하는 소셜테이너의 존립 기반을 확보해준 수단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다. SNS의 급성장으로 잠재적 소셜테이너들이 더욱 활발하게 사회 문제를 논의하고 개입할 수 있게 됐다. 김제동과 김여진, 김미화가 트위터에 글을 한 번 올리면 퍼지는 건 순식간이다. 어떨 때는 주류언론보다 훨씬 빠르다. 굳이 정당이나 기성 매체에 기대지 않아도 된다.

연예인도 사회의 구성원인만큼 그들의 자발적인 사회참여를 긍적적으로 보는 추세다. 고통받는 사회적 약자를 대변해 주고, 일한 만큼의 보상을 받지 못하는 노동자의 권리를 찾는 운동에 뛰어들기도 한다. 이는 주로 사회적 응시의 객체, 사회적 소비의 대상으로 존재하던 연예인이 우리의 삶을 바꿔나가는 주체로 변화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게다가 다른 직업군에 비해 수입이 많은 스타들이 “사회는 혼자가 아닌 더불어 사는 곳”이라는 사실을 일깨우고 있다는 점에서 이들의 행동은 사회 정의에 가깝게 가고 있다는 평가다.

하지만 국내 지상파방송에서 이런 소셜테이너가 설 자리는 점점 좁아지는 양상이다. 해고 노동자 권익이나 반값등록금 같은 사회적 문제에 지속적으로 발언하는 사람은 MBC가 새로 개정한 방송심의 규정에 의해 출연이 불가능하게 됐다. 사실 이런 식의 규정을 적용하면 지상파에 출연이 막히는 사람은 김여진과 김미화뿐만이 아닐 것이다.

한국에서는 소셜테이너를 특정 정당과 연관 지어 인식하려는 경향이 있다. 연예인이 사회적으로 소신을 밝히며 그대로 행동하는 것이 뜻밖에 특정 정치세력과 연관된 것으로 해석하려는 분위기다.

심지어 특정 연예인의 방송프로그램 출연과 하차하는 문제에까지 정치적 해석이 가해지는 경우가 생긴다. 하차하면 한쪽에서는 ‘정치적 박해’로 또 다른 쪽에서는 ‘탄압 마케팅’으로 전혀 상반된 해석을 내놓기도 한다. 실제로 김제동은 그런 피해를 보기도 했다. 따라서 소셜테이너가 특정 정치세력과 연결돼 있지만 않다면 방송에서 사회적 견해과 소신을 개진하는 것도 필요해 보인다. 대중들은 그 견해의 정당성과 진정성을 체크하면 그만이다.

소셜테이너도 이곳저곳 문어발식으로 뛰어들기보다는 참여하는 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강화해야 진의를 인정받을 수 있고 연예인이라는 영향력을 이용당하거나 선동당하지 않을 수 있다.

이와 함께 사회적으로 첨예한 이슈뿐만 아니라 자신의 관심 분야에서 묵묵히 소신을 실천해나가는 소셜테이너의 역할도 과소평가돼서는 안된다. 유기동물을 보호하는 데 앞장서는 이효리나 동물보호 운동을 폭넓게 전개해온 영화감독 임순례 같은 사람도 해당 분야에 대한 전문성과 진심을 두루 갖춘 소셜테이너다. 사회가 복잡해지면 소셜테이너의 사회 참여 주제나 내용도 더욱 다양해지는 게 자연스런 추세다.

서병기 기자/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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