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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토크쇼, 스타급 아니어도 진솔한 이야기면 된다.
예능이 착해졌다. 편한 분위기에서 진솔한 이야기를 하는 예능 프로그램이 힘을 받고 있다. 토크 버라이어티의 독설과 폭로형 토크, 오디션 예능의 지나친 경쟁, 드라마의 막장적 스토리 등 TV를 시청하면서 생긴 피로도를 해소하려는 경향으로 풀이된다.

착한 예능을 표방하며 장수하는 대표적 프로그램은 MBC ‘놀러와’다. ‘놀러와’는 막말과 독설로 기가 세어진 예능이 득세할 때만 해도 시들한 듯 했지만 공격적인 질문을 던지지 않는 유재석과 김원희의 착한 진행은 6년 동안 버틸 수 있는 힘이다.

‘놀러와’의 김명정 작가는 “조사 결과 연예인들이 ‘놀러와’에 자발적으로 출연하는 이유는 사람들이 좋고 편안해서였다”라고 밝힌 적이 있다. 게스트들도 이런 분위기를 만들어 준데 대 보답(?) 차원인지 스스로 민감한 이야기를 주저없이 털어놓는다. 게스트의 마음을 헤아려주는 편안한 진행으로 게스트가 마음의 문을 열고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주는 게 요즘 예능의 인기 포인트다.

KBS ‘승승장구’는 같은 시간대에 방송되는 SBS ‘강심장’의 파워에 밀렸었다. 한 사람의 게스트와 16명의 게스트의 토크는 소총과 기관총의 차이와 같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변했다. 스타의 신변잡기식 토크와 자극성 폭로가 과거만큼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스타성이 떨어져도 공감할 수 있는 진솔한 이야기의 힘은 의외로 강하다.

‘승승장구’는 요즘 김청, 이혜영 등 아침 주부 대상 토크쇼에 나오던 게스트도 출연했다. 화요일밤 예능에서는 쉽지 않은 시도다. 하지만 공감가는 스토리를 들려주면 기대 이상의 반응을 낼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 에드워드 권이나 안내상, 김정운 교수, 정진영, 김정태가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분위기가 훈훈했을 때도 역시 효과가 컸다.



아예 마음과 몸의 치유를 표방하고 모든 걸 내려놓고 가라고 하는 토크쇼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도 등장했다. 캠프파이어 앞에서 살아왔던 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게스트 김태원에게서는 웃음 속에 인생의 진지함도 함께 묻어났다. 최영인 PD는 “탁 뜨인 잔디밭에서 이야기를 억지로 짜내지 않고 자연스럽게 어울려 편하게 해주는 아날로그형 분위기를 제공한다”면서 “밤에는 텐트에 모닥불까지 피우니 게스트들도 평소 하기 힘든 마음속 이야기까지 하고 간다”고 밝혔다.

사람들이 소통이 잘 안돼 답답하고 지친 마음을 안고 살아갈수록 만남과 소통이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 같은 착한 예능, 유기농 같은 예능에 대한 갈급증은 더욱 커지고 있다.

서병기 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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