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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항패션…톱스타부터 신예까지 ‘홍보 경연장’
거슬러 올라가자면 공항패션의 시초는 가수 윤복희였다. 지난 1967년 1월 세칭 ‘윤복희 미니스커트 귀국 사건’, 요즘으로 치자면 ‘윤복희, 하의실종 공항패션’이라는 말로 바꿔쓸 만하다. 이날 윤복희는 라스베이거스에서 활동하다 오랜만에 고국땅을 밟았다. 윤복희는 이 때의 미니스커트 귀국 사건은 오해라며 한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그 때는 새벽 2시쯤이었고 1월의 날씨가 상당히 추웠다. 당연히 바지를 입고 그 위에 커다란 털코트를 입고 있었다”고 뒤늦은 고백을 전했으나 ‘공항패션’의 원조격은 50여년을 거슬러 가기에 충분한 사건이었다.

2000년대 접어들자 스타들의 ‘공항패션’은 현상으로 자리하게 됐다. 스타들에게 공항은 더이상 떠나기 위해 거치는 ‘사적인 공간’이 아닌 더 많은 것을 보여줘야 하는 또 하나의 ‘공적인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소녀시대와 동방신기가 해외 활동을 마치고 귀국할 때 팬들은 이제 그들의 하의는 얼마나 짧아졌는지 요즘엔 어떤 스타일이 유행인지를 훑어본다. 내로라하는 여배우들이 할리우드 스타들 못지 않은 여신 포스를 풍기며 공항에 접어들면 수많은 여성 네티즌들의 눈은 여배우가 입고 걸친 의상과 가방ㆍ신발 등의 가격과 브랜드를 파악하기에 분주하다. 이때 적절하게 등장하는 것은 ‘최지우 공항패션 완판’ ‘고소영, 공항패션 머리부터 발끝까지 몇 천만원’ ‘이영애 공항패션 한 손에만 얼마?’등의 머릿글이다.

이제 공항패션은 또 하나의 패션을 일컫는 이름이 됐다. 화려한 스타들의 일상을 엿볼 수 있는, 높은 담 너머에 있던 스타들의 가장 ‘핫(HOT)’한 스타일을 따라해볼 수 있는 이른바 ‘스트릿 패션(Street Fashion)’의 또 다른 활용법이다. 사정이 이러하다 보니 ‘공항패션’은 이내 ‘홍보 각축장’이 되곤 한다. 두 가지 경우다. 스타들에게 협찬을 제공하는 브랜드의 홍보자료이거나 신인부터 톱스타에 이르기까지 화제를 만들기 위한 스타일 보도자료다. 

▶ ‘공항패션’…브랜드 홍보 경연장으로=20일 화제가 된 4차원 수영소녀 정다래(20·서울시청)는 이날 완벽한 하의실종의 진수를 선보였다. 공항패션을 통해서다. 정다래는 유난히 알록달록 화사한 핫팬트를 입고 검정 매쉬 재킷을 매치한 공항패션으로 눈길을 끌었다. 매끈한 각선미 못지 않게 눈길을 끈 것은 바로 정다래가 입은 의상이 모두 ’아레나‘의 제품이라는 것.

인기스타와 공항패션이 만나 창출해낸 새로운 소비시장에 기꺼이 한 몸을 던진 것은 수많은 의류업체였다는 반증이다.

비단 정다래만이 아니다.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의 경우 입고 걸치는 모든 의상과 소품이 인터넷을 통해 낱낱이 공개된다. 하물며 연예인의 경우는 더하다. 9등신 마네킹 몸매로 각광받는 가수 지나는 평범한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공항을 방문했으나 쥬시꾸뛰르의 블랙 트레이닝복을 소화한 지나의 황금비율은 금세 인터넷을 통해 화제가 되며 브랜드가지 홍보했다. 현재는 군복무 중인 현빈이 칸을 방문할 당시 그의 머리부터 발끝까지 걸친 모든 의상과 소품의 브랜드와 가격이 낱낱이 공개되며 소비자들을 백화점으로 불러모았다.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통해 스타들을 옆자리 누군가처럼 가까이 느끼면서도 스타라는 브랜드는 대중에게 모방욕구를 불러오는 대상이 되곤 한다. 한 편의 드라마 안에서 배우들이 입고 걸치고 의상과 소품은 이내 완판 행진을 이어갔고 화려한 무대 위나 레드카펫이 아닌 일상에서의 그들의 모습은 이내 한 번쯤 ‘따라해보고싶은’ 스타일로 떠오르며 너나없이 공항패션을 선호하게 됐다. 거기에 스타들이 입고 걸치는 브랜드가 최대 수혜자로 떠오른 것이다.
[사진제공=금단비 공항패션, 파인땡큐]

▶ 톱스타부터 신예까지...자생적이거나 의도적이거나=자생적으로 퍼져나가는 톱스타(고소영, 이영애, 최지우 등)들의 공항스토리가 아닌 다음에야 신예스타들의 공항패션은 의도적인 홍보의 수단이 되기도 한다.

같은 날 화제가 된 한 신예 탤런트는 이름을 알리기도 전 연관 검색어로 ‘공항패션’을 얻었다. 금단비다. 금단비는 지난 2002년 미스코리아 갤러리아 서울 미(美)로 데뷔해 드라마 ‘하늘이시여’ ‘아현동 마님’에 출연했으며 현재 ‘무사 백동수(SBS)’에 정순왕후 역으로 열연 중이다.

이날 공개된 금단비의 공항패션은 홍콩에서 열리는 다트 관련 팬 사인회와 현지 패션프로그램 ’로맨틱 아일랜드’ 촬영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떠나던 중 공항에서 찍은 사진이다. 스타일은 완벽한 각선미를 드러내는 시크한 하의실종이었다. 여느 스타들과 다를 바 없지만 새로운 연예인의 이름을 알리기엔 절호의 기회였다. 

탤런트 윤승아 역시 잦은 화보촬영차 유달리 공항패션 사진이 많은 신예스타 가운데 한 사람으로 원조 하의실종 스타답게 윤승아의 공항패션은 늘 화제다.

휴지기에 접어든 스타들의 경우도 공항패션은 간간히 소식을 전하는 맞춤형 홍보수단이 되기도 한다. 최근 정일우는 드라마 ‘49일‘을 마치고 휴식기에 접어들었다. 그 와중에 정일우는 MTV 에서 제작하는 ‘ONE MORE TIME-Ready Action 정일우 편’ 촬영을 위해 캐나다로 출국차 지난 4일 오후 인천 공항에 모습을 드러낸 사진이 인터넷을 통해 공개됐다. 진한 청자켓에 구제 느낌이 물씬 나는 스카이블루 색상의 연청 반바지를 매치하며 청청 패션의 진수를 선보인 정일우, 그를 기다렸던 팬들에겐 단비같은 사진이었으며 스타들의 공항패션에 집중하는 대중에겐 즐거운 탐색거리였다. 
 

<고승희 기자 @seungheez> shee@heraldcorp.com
[사진 제공=쥬시꾸뛰르, 아레나, 파인땡큐, 판타지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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