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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병기의 대중문화비평>‘무도’ 눈물겨운 스포츠 도전은…‘오래가는’ 가장 효율적인 전략

MBC ‘무한도전’에서 요즘 도전중인 조정은 매우 정직한 스포츠다. 쉽게 말해 연습을 하지 않으면 보여줄 게 없는 스포츠다. 예능 프로그램으로 담기에는 ‘무모한 도전’이라고 할 정도로 힘들다.

힘들지 않는 스포츠가 없기는 하다. 하지만 조정, 그것도 단체전 경기를 TV 예능 화면으로 담는 건 매우 힘들다. 프로레슬링은 연습중 장난이나 쇼맨십 같은 것을 방송에 내보낼 수 있다. 댄스스포츠도 7명의 조별 훈련의 성격이 다 다르므로 화면에 담을 내용을 선별할 수 있다.

하지만 조정은 에이트의 경우 콕스를 제외한다고 해도 8명이 화합하지 못하면 배가 산으로 가는 종목이다. 기량이 향상되지 않으면 방송에 나갈 게 별로 없다. 지상훈련을 하는 기구도 단순하게 보여 오로지 기량 향상만이 의미가 있다. 연습을 한만큼 보여줄 수 있기 때문에 멤버들이 더욱 조정에 매진하고 있다.

게다가 8명중 잘하는 사람과 못하는 사람이 섞여있으면 그 중간의 기량이 나오는 게 아니라 가장 못하는 사람의 실력밖에 나오지 않는 게 단체전 조정이라는 스포츠의 속성이다. 한 사람이라도 다른 사람과 호흡이 맞지 않는 노젓기를 했을 때는 기량이 크게 떨어진다. 따라서 연습이 부족하거나 감각이 떨어져 고문관(?)이 된다면 팀에 큰 피해를 줄 수 있다. 부상으로 몸이 완전하지 못한 정형돈이 팀에 민폐를 끼치고 있다며 자책하는 이유다.

노홍철의 손에 물집이 터지고 굳은살 투성이가 된 것도 그 때문이다. 다른 멤버들도 마찬가지다. 얼마 남지 않은 조정대회(7월30일)를 앞두고 열심히 훈련을 받다보니 생긴 현상이다. 또 그렇게 하지 않으면 방송에 담을 내용이 없다.지난 16일 방송에서 무한도전팀과 연습경기를 치른 서울체고 조정팀 선수들의 거친 손바닥을 보고 모두들 놀랄 수밖에 없었다. 무도팀은 아직 서울체고팀과 1000m 경기에서 200m나 뒤졌다. 여고부는 에이트 종목조차 없다.

 


조정경기장에 와서 토크와 몸개그 분량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이들은 정규 녹화가 없는 날에도 조정경기장에서 비를 맞으면서 10시간 넘게 연습을 하고 있다.

유재석의 조정연습도 눈물겹다. 전날 밤 늦게까지 촬영하거나 회의를 하고 다음날 새벽에 혼자 먼저 미사리 조정경기장에 나와서 연습하고 있다고 한다. 다른 멤버들에게 민폐를 끼치지 않기 위해서다. 유재석은 일반 회사에 취직했어도 노력과 뚝심으로 성공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무한도전’은 계속 힘든 도전에 나서고 있다. 다른 리얼 버라이어티 예능은 포맷이 어느 정도 정해져있다. 하지만 ‘무한도전’은 거의 매주 특집을 찍는다. 얼핏 보면 무모하고 투입 대비 산출 효과가 낮아 비효율적인 것 같지만 오래 가는 것이다. 따지고 보면 매우 효율적인 전략이다.

서병기 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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