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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투데이>침묵하던 어윤대 회장의 거침없는 작심 발언 왜?
KB금융 회장 취임 1년…메가뱅크論 피력·낙하산 논란 불식 등 자신감 재도약 여부 주목
침묵하던 어윤대 KB금융그룹 회장이 입을 열었다. 지난 5일 취임 1주년 기념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그는 거침이 없었고, 직설적으로 얘기했다. 그간의 속내를 쏟아내기로 작심한 듯했다.

그는 “우리금융지주와 산은지주가 합하면 국내총생산(GDP)에 비해 너무 크다는 얘기가 나오던데, 스위스UBS는 스위스 GDP의 배”라며 메가뱅크론을 두둔했다.

어 회장은 또 “지금까지 네트워크와 소통 능력을 갖춘 (금융)인재가 없다는 게 한국 금융산업이 일류가 되기 어려웠던 이유”라고 전제하고 “강만수 산은지주 회장을 싫어하는 사람이 많지만, 강 전 장관은 (국제무대에서)영향력을 가질 수 있다”고 추켜세웠다.

어 회장은 특히 “한국금융산업은 지배구조와 리더십, 펀딩능력 문제 때문에 클 수 없었다”고 지적한 뒤 “재정부 차관을 역임한 임영록 지주 사장 같은 분이야말로 영향력 있는 금융인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마치 후계구도를 시사하는 듯한 대목이다.

그는 회장 취임 전후 차가웠던 정치권과 시장의 반응에 대해서도 섭섭한 속내를 드러냈다. 


“정부하고 친하니까 (나를) 하늘에서 내려온 사람이라고 했다. 못난 고려대학교를 나와서 문제된 것인가”라고 되물었다.

이어 “정치적으로 그랬을 거다. (웬만한 곳에)서울대 나온 사람 다 있다. 중요한 건 얼마나 도덕성 갖고 철저하게 하느냐는 것이다. 지난 1년간 인사와 대출 청탁을 받아서 지시한 적 없다. 앞으로도 그렇게 하겠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간 실무와 전략에서(다른 금융지주회사 경영인보다) 뒤졌다고 생각해본 적이 한 번도 없었다”며 “(나는)20년 전인 1991년 금융통화위원을 지냈고, 은행 사외이사와 투자신탁 이사 등 수없이 실무경험을 쌓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가계부채 급증에 대한 금융당국의 우려도 일소했다. “(개인의)카드부채가 더 늘어났다지만 (KB카드는) 5등급까지 융자해주고, 좋은 고객들이어서 현재까지 리스크 관리에 문제가 없다. 리스크 관리를 더 철저히 하겠다”고 말했다.

어 회장의 발언에 시장과 금융당국은 “신선하고 놀랍다”는 반응이다. 30년간 교단에 섰던 학자답게 진솔한 열정이 느껴진다고 반응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실천이고 결과다. 최고의 금융학자를 뛰어넘어 글로벌 CEO로 우뚝설지는 앞으로 2년 뒤 시장이 평가할 것이다.

윤재섭 기자/i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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