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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퓰리즘 난무…군부와 협상이 집권 열쇠
태국 첫 여성 총리 눈앞…향후 정국은
군부 쿠데타 축출 5년만에

여동생 앞세워 탁신 컴백눈앞


최저임금 40% 인상 등

현실성 없는 경제정책 쏟아내

경제 혼란·정치대립 불가피


일부선 군부 쿠데타설 제기

불법 비리선거혐의 등

집권까지 ‘산넘어 산’



탁신 친나왓 전 태국 총리가 2006년 군부 쿠데타로 축출된지 5년 만에 막내 여동생을 앞세워 재집권했다. 3일 투표율 74%의 뜨거운 열기 속에 실시된 태국 총선에서 제1야당인 푸어타이당이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면서 태국선관위 집계에 따르면 전체 의석수 500석(선출 375명, 비례 125명)중 263석을 차지해 과반수 의석을 넘어섰다. 집권 여당인 민주당은 161석으로 추락했다.

푸어타이당 총리 후보이자 탁신의 막내 여동생인 잉럭 친나왓(44)은 태국 사상 첫 여성 총리에 오르게 됐다.

지난 4월 탁신의 은거지인 두바이에서 가진 가족회의에서 갑자기 출마하게된 정치 초보 잉럭이 두 달 선거운동 끝에 압승한 것은 탁신의 열혈 지지층인 농민과 도시 빈민층의 몰표 덕분이었다.

하지만 탁신 여동생이 최저임금 40% 인상과 초등생 80만명 태블릿 PC 지급 등과 같은 과도한 선심 공약을 이행할 수 있을지 의심스러운 상황이다. 태국은 농민 서민들의 열화와 같은 지지에도 불구하고 다시 통신재벌 출신 가문의 위험한 서민경제 포퓰리즘 폭풍이 불어닥칠 전망이다.

▶군부와의 협상이 집권 열쇠=일단 잉럭 친나왓 정권은 이번에 민주주의의 요체인 민의를 얻었지만 총리 집무실에 입성하기위해서는 태국의 기존 사법제도의 험난한 장애물을 통과해야된다.

일단 태국 선관위가 30일내에 투표결과 검증 작업 등을 거쳐 최종 선거 결과를 발표하게되는 데 여기서 선관위나 법원이 이미 접수된 푸어타이당의 불법 비리 선거 혐의 196건을 걸고 넘어질 소지도 있다.

태국 육군총사령관 프라윳 찬오차는 2주전 푸미폰 아둔야뎃 국왕(83)을 존경하지 않는 국민들에 대한 경고성 발언을 했듯이 여차하면 군부의 쿠데타 소지도 있다. 태국은 그동안 18번의 군부 쿠데타가 발생했을 만큼 군부는 문민정부가 마음에 안들땐 수시로 정치에 개입했고 배후에는 국왕의 지지가 있었다.

때문에 이번 선거에서 승리한 잉럭 총리 후보와 탁신은 과반수 이상의 의석을 확보했음에도 불구하고 야당과의 연정을 결성해 군부가 들고 일어나지 못하도록 정당성과 대표성을 갖춘다는 전략이다.

또 탁신도 오는 12월 딸의 결혼식에 맞춰 방콕에 귀국하는게 정치적 논란을 일으킬 것을 우려해 3일 은거지인 두바이에서 “귀국이 문제가 될 수있다면 돌아가지 않겠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군부도 협상 가능성=따라서 잉럭이 총리로 안착하고 탁신이 신원을 회복하려면 무엇보다 정치 권력의 실세인 군부와 손을 잡는게 급선무이다. 이번에는 군부도 예전의 반탁신 일변도 강경 입장에서 누그러진 상황이다. 이전과 달리 국민의 절대적 신망을 받는 태국 푸미폰 국왕이 2009년부터 장기 와병 중이어서 언제 국상을 당할지 모르는 데 후계자인 마하 바지랄롱코른(59) 왕자는 에이즈 투병설이 있는 데다가 충동적 성격으로 국민들의 신망을 얻지 못하고있다.

이에 따라 태국 군부는 그마나 군부의 권력이 살아있을 때 탁신 측과 빅딜을 통해 권력을 분점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지적했다.

▶포퓰리즘 정치 부활=잉럭 총리는 사실상 탁신의 재집권이기 때문에 정권이 안정되면 앞으로 탁신 특유의 선심성 경제정책, 포퓰리즘이 난무할 것으로 보인다.

탁신은 지난 2006년 통신사를 19억달러에 팔고도 세금 한 푼 안낸 사실이 들통나기 전까지는 거대 이통사를 창업한 CEO 출신답게 파격적인 혜택과 금액을 제시하는 선심성 경제정책으로 농어촌과 도시빈민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었다.

이번에 잉럭의 선거공약인 최저임금 40%인상만 해도 현실성이 떨어지지만 만약 밀어붙인다면 태국경제의 혼란과 정치적 대립은 극단으로 치닫을 전망이다. 정치전문가들은 탁신 오누이가 선거공약을 이행하지 못하게 되면 그 변명으로 가진 자와 수구 엘리트들의 방해 공작을 들먹이고 결국 남미식 포퓰리즘으로 흐르면 군부가 쿠데타 결심을 하게되는 악순환으로 흐를 것을 우려하고있다.

고지희 기자/j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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