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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은에 단독조사권 부여...한은법 개정안 6월 국회 처리 어렵다
한국은행에 금융기관 단독조사권을 부여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한은법 개정안’의 6월 국회 처리가 무산될 전망이다. 저축은행 사태 이후 금융감독원의 금융기관 감독ㆍ검사 독점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면서, 국회 통과 가능성을 높여왔으나 이번 국회에서도 각 기관간 이해관계 조정에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까지 한은법 개정안을 당론으로 처리할 수도 있음을 시사해온 한나라당 지도부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안에서 여야간 합의에 맡기는 쪽으로 기류를 틀었다. 이주영 한나라당 정책위 의장은 22일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정부와 금융당국뿐 아니라 국회 상임위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당론으로 정할 수 없는 법안”이라며 “(지도부는) 법사위 논의를 지켜볼 뿐 관여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법사위 여당 간사인 주성영 의원도 “법사위에서 가능한 많은 논의를 통해 할 수 있으면 처리할 예정이지만 지금 상황에서 처리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면서 “양측(기획재정위원회와 정무위원회)의 합의가 안 되면 다음 국회로 넘길 수밖에 없다”며 이번 국회 처리 가능성이 크지 않음을 시사했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하자 중앙은행의 기능 강화를 목적으로 일부 기재위 소속 국회의원이 발의한 한은법 개정안은 우여곡절 끝에 지난해 2월 국회 법사위에 상정됐으나 여당 정무위 소속 의원들과 금감원, 금융권의 반발로 1년 4개월 동안 표류해왔다.

이 과정에서 금융위ㆍ금감원 소관 상임위인 정무위는 한은의 단독조사권 부여에 제동을 거는 내용을 담은 ‘금융위원회 설치법률 개정안’을 발의, 한은 소관 상임위인 기재위에 ‘맞불법안’으로 대응했다. 이에 따라 한은법 개정안은 18대 국회에서 자동폐기 수순을 밟는 것처럼 보였다.

한은법이 다시 주목을 받은 것은 저축은행 사태를 계기로 금감원의 금융기관 감독ㆍ검사 독점 폐해가 드러나면서부터다. 김중수 한은 총재는 “한은이 금융기관에 대한 한은의 단독조사권과 제2금융권 자료요구 권한을 가져야 한다”는 논리를 계속해서 설파했다. 반면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한은에 단독조사권을 주는 것보다 금융당국간 정보와 자료 공유를 활발히 해 공동조사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은법 개정안의 주요 내용은 ▷물가안정에 한정돼 있는 한은 설립목적에 금융안정 기능을 추가하고 ▷금감원이 공동검사 요구에 응하지 않을 시 한은에 단독조사권을 부여하며 ▷은행에 한정돼 있는 자료제출 대상에 보험 증권 카드 등 2금융권을 포함하는 것 등 크게 세가지다.

이번 국회에서 한은법 개정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오는 9월 정기국회 때는 처리가 더욱 어려울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전망이다. 19대 총선을 코앞에 둔 시점에서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법안들은 여야의 중점 처리법안 순위에서 밀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한은도 금융기관 단독조사권을 가질 마지막 기회를 놓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신창훈ㆍ박정민 기자 @1chunsim>

chuns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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