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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덜떨어진’ 스마트폰에 관한 스트레스 보고서
당신의 스마트폰은 …
‘스마트폰’ 덕분에 일상이 ‘스마트(smart)’해졌다. 영화 예매도 ‘손 안의 컴퓨터’로 가능해졌다. 지하철의 어느 위치에서 타면 더 빨리 환승할 수 있는지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이 척척 알려준다. 트위터,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오늘 하루 어떤 화제가 오갔는지 한눈에 볼 수 있다. 스마트폰이 보급되기 전후로 일상의 풍경이 확실히 구분될 만큼 스마트폰의 영향력은 혁명적이다.

동시에 스마트폰은 ‘스마트하지 않은’ 모습으로 사용자들을 곤란에 빠뜨리기도 한다. 통화는 툭하면 끊기고 인구 밀집지역에서 불통되는 경우도 잦다. 인터넷 끊김과 빠른 배터리 소모는 기본이요, 종종 운영체제(OS) 버그(실행 오류)까지 짜증으로 다가온다. 올해 스마트폰 사용자가 20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스마트폰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소비자들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불편+불편…넘치는 불만=스마트폰 사용자 카페(cafe.naver.com/bjphone)에는 스마트폰 사용에 불편을 호소하는 글이 하루 평균 10건씩 올라오고 있다. 최근 취업·인사포털 인크루트(www.incruit.com 대표 이광석)가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직장인 24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81.7%가 스마트폰 사용 중 불편을 느낀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불편함을 느낀 부분은 ‘배터리의 빠른 소모’(57.3%)였으며, ‘3G, 와이파이가 잘 터지지 않아 메일 확인과 정보검색 등이 불편’(39.0%), ‘통화 중 잦은 끊김 현상’(32.9%), ‘수신불량으로 아예 전화가 오지 않는다’(11.0%) 등의 답변이 뒤를 이었다.

▶툭하면 ‘먹통’…내 폰 왜이래?=이 중 ‘통화 중 끊김’ 현상은 망 부하 문제가 가장 큰 원인. 월 5만5000원 이상 내면 스마트폰으로 데이터를 마음껏 이용할 수 있는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가 도입되면서 초과량(超過量) 이용자가 망에 심각한 부담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스마트폰 1000만명 시대 진입과 함께 올 들어 태블릿PC 사용자도 급증하면서, 데이터 이용량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스마트폰 단말기 자체의 문제도 크다. 스마트폰의 두께 경쟁이 심화되면서 휴대전화 제조사들은 배터리 용량을 더 늘리기 힘든 기술적 한계에 부딪혔다. 스마트폰의 각종 프로그램을 구동시키는 운영체제가 단말기에 적응해 가는 과정에서, 스마트폰은 각종 버그에 시달리기도 한다. 올해 초 아이폰에서 제 시간에 알람이 울리지 않는 ‘알람 버그’로 불만이 폭주했고, 안드로이드폰 사용자들도 운영체제 버그로 엉뚱한 사람에게 문자가 전송되는 황당한 경험을 해야 했다. 모토로라 아트릭스 사용자들 사이에서는 휴대전화가 저절로 꺼졌다가 켜지는 ‘리부팅(rebooting)’ 현상이 발견되기도 했다.

▶뿔난 ‘Mr 스마트’…“나 (피처폰으로) 돌아가고파”=국내 통신사업자들은 통화 중 끊김 현상을 호소하는 스마트폰 이용자들이 늘면서 유무선망 확대 및 신기술 도입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럼에도 스마트폰 장애와 관련된 소비자 불만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통신 사업자들의 노력과는 별개로 실제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고객 서비스는 개선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통신 장애에 따른 사후 처리가 더딜 뿐더러, 소비자들이 입은 피해에 상응하는 보상 조치가 미미하다는 목소리가 크다. 최근 강남 일대에서 스마트폰 불통으로 업무에 피해를 입은 한 스마트폰 카페 회원은 “단순히 무료통화 100분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또 통신사나 제조사에 문제를 제기하지 않으면, 불편을 겪어도 정당한 보상을 해주지 않는다는 불신이 크다. 같은 통신 장애를 경험했더라도 어떤 방식으로 불편을 호소하느냐, 누가 응대하느냐에 따라 “6개월 동안 무료통화 60분” “통신비 50% 할인” 등 각기 다른 보상안이 나오기 때문이다. 게다가 약정으로 묶여있는 경우, 단말기 값과 위약금을 지불하지 않는 이상 통신사를 옮길 수 없기 때문에 불편이 반복돼도 참을 수밖에 없다. 


단말기 결함의 문제도 속 시원한 해결책이 없긴 마찬가지다. 구입한 지 14일(2주) 내에 결함이 발견되면 무상 교환이 가능하지만, 수개월 이상 사용한 스마트폰에서 문제가 발생한 경우라면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스마트폰 카페 회원들은 “고가의 스마트폰을 구입한 지 몇 개월 되지 않아 고장이 발생했다는 것은 제품 자체의 결함”이라며, 고장 시 즉각적인 반품 및 교환 기일 연장을 주장하고 있다.

녹색소비자연대 이주홍 사무국장은 “통신 장애 문제는 트래픽 증가에 대비해 망 확충이 충분치 못해 발생한 것”이라면서 “각 통신사업자들이 이해관계를 떠나 공용주파수가 안정적으로 자리 잡히는 데 힘써야 한다. 제조사들은 신기술 발표에 급급할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소비자를 염두에 둔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소비자들도 스마트폰과 관련된 문제가 발생했을 때 귀찮아서, 혹은 보상이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에 쉬쉬하는 경우가 있다”면서 “작은 목소리들이 모여야 제도가 바뀔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혜미 기자/ham@heraldcorp.com




문자메시지도 카메라도 없다

우린 오직 통화만 하면 돼!

안티 스마트族 ‘존스폰’으로


열번 중 서너 번은 끊기는 전화, 와이파이망과 3G망을 오가며 버벅이는 인터넷은 ‘스마트폰 스트레스’의 주범으로 떠오르고 있다. 스마트폰을 똑똑하게 쓰는 이들 중에서도 스마트폰이 삶의 여유를 앗아간다는 이유로 ‘안티 스마트폰’ 대열에 합류하는 이들이 있다. 



지난해 ‘스마트폰 스트레스’에 시달리던 이들이 스마트하지 않은 휴대전화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이때 등장한 물건이 세상에서 가장 단순한 휴대전화인 ‘존스폰(John’s Phone)’이다.

존스폰은 오직 통화만 가능하다. 피처폰에서도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카메라, MP3 기능은 물론 문자 메시지도 쓸 수 없다. 실제로 기기 외관에는 그 흔한 액정 화면조차 없고 숫자 버튼과 통화ㆍ종료 버튼이 전부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존스폰이 유명세를 치르게 된 것은 주소록 대신 내장된 수첩과 볼펜 덕분이다. 메모 애플리케이션도 터치 펜도 아닌, 실제 종이 수첩과 일반 볼펜을 제공하니 그 위트에 팬들이 늘었다.

잡다한 기능을 대폭 줄인 대신 한번 충전하면 3주간 쓸 수 있는 놀라운 대기시간을 자랑한다. 이 정도면 ‘안티 스마트폰’의 선구자라 할 만하다.

빅터라는 이름의 한 구매자는 자신의 트위터에 “아버지가 아이폰의 다양한 기능에 혼란스러워 하셔서 존스폰을 사드렸다”고 밝혔고, 에릭이라는 트위터리안은 “모든 테크놀로지로부터 탈출하고 싶은데 전화기만 필요할 때 적격”이라고 존스폰을 치켜세웠다.

이혜미 기자/h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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