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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왜 MC박혜진은 이태권 인터뷰를 안했을까?
승부의 세계에서 1등과 2등의 차이는 크다. 하지만 MBC ‘위대한 탄생’에서는 그 차이가 일반적인 체감지수보다 더 크게 받아들여졌다. 매우 아쉽게 느껴지는 대목이다.

오디션 프로그램은 등수를 매겨야 하지만 가능한 다양한 이야기를 가진 스타가 많이 나와줘야 한다. 2등이 1등 들러리를 서주러 나오는 게 아니다.

게다가 ‘위대한 탄생’ 준우승자 이태권은 우승자 백청강보다 심사위원 점수가 더 앞섰다. 하지만 최종 결과 발표후 이태권에게는 한 차례의 인터뷰 기회도 주어지지 않아 시청자들이 불만을 제기했다.

물론 생방송이라 경황이 없었을 것이다. 생방송에서 가장 중요한 건 시간을 맞추는 것이다. MC 박혜진은 방송 끝나는 시간을 맞추려고 시간을 질질 끌었다. 그러는 사이 백청강, 백청강 모친, 멘토인 김태원에게는 무려 1~3차례의 발언 기회가 주어졌다. 하지만 이태권에게는 부상으로 받은 자동차 상품권을 들고 서있는 모습만 줄곧 지켜봐야 했다.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을 더욱 부추긴 꼴이었다.

골프대회나 미스코리아 선발대회에서 1등과 2등, 진과 선의 차이는 극명하게 나타난다. 오디션 프로그램은 그렇게 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위탄’ 1등에게는 3억의 상금과 부상으로 중형차를 주지만 2등에게는 소형차 한대밖에 없다.

골프대회 2위 상금은 1등에 비해 많이 떨어지지만 없지는 않다. 참고로 올해 매경오픈 골프대회의 우승상금은 2억원, 2위 상금은 1억2천만원이다.

‘위탄’의 MC 박혜진 아나운서는 그동안 진행자로서 괜찮은 역량을 보여주었다. 발음이 좋고 목소리에 힘이 있었다.그럼에도 매번 진행자로서 자질 논란에 휩싸였다.

풍부한 예능감까지 지녔다면 오디션 프로그램 진행자로서 더할 나위 없었을 것이다. 뉴스를 오래 진행하다보니 예능물에서 나타나야 하는 여유와 유머감, 여백이 별로 느껴지지 않았다.

생방송 체제로 돌입하며 박혜진 아나운서는 시간이 남으면 가장 자주 써먹는 방법이 멘토에게 어떻게 생각하는냐, 한마디 해달라 하며 의견을 구하는 것이었다. 멘토들이 나중에는 이야기할 게 바닥이 나버렸던 것 같았다.

하지만 박혜진 아나운서가 ‘위탄’ 마지막회에서 이태권에게 소감 한마디 물어보지 못한 건 두고두고 아쉬움으로 남을만하다.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스타로 탄생하는 데에는 스토리가 매우 중요하다. 폴 포츠, 수잔 보일도 마찬가지였다.

이태권은 다소 우락부락한 외모에 무표정이었고, 노래는 잘 부르지만 개성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들어왔다. 한마디로 좀 밋밋하다는 것이다. 스토리와 캐릭터를 만들어 줘야할 필요성이 있는 참가자였다.

그 결정적인 기회가 모두가 집중하는, 우승과 준우승을 가리는 순간이었는데, 그 기회를 너무 쉽게 놓쳐버렸다.

서병기 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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