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이 흔들리는 상황에서도 자식에 대한 사랑만은 잃지 않는다. MBC 드라마 ‘내 마음이 들리니’에서 ‘황순금’ 역할을 맡은 윤여정<사진>의 신들린 듯한 연기에 시청자는 물론 동료 연기자들, 또 스태프와 후배들까지 감탄하고 있다.
극 중 ‘차동주’역의 김재원은 “더 이상 말이 필요없다. 윤여정 선배님은 연기의 신이세요, 신” 이라며 양 손 엄지손가락을 들어올렸다.
윤여정은 바보 아들 ‘봉영규’(정보석 분)에 대한 애틋한 마음과 못된 딸 ‘신애’(강문영 분)에 대한 애증, 그리고 친손녀도 아닌 죽은 며느리가 데려온 손녀 ‘봉우리’(황정음 분)에 대한 안쓰러운 마음을 내공있는 연기를 통해 시청자들을 울리고 스태프들을 감동시키고 있다.
특히 시청자들이 최고의 명장면 중 하나로 꼽는 것은 ‘봉마루’였다가 가족을 버리고 ‘장준하’로 살아가는 남궁민과 처음으로 병원에서 마주친 순간. 윤여정은 먹먹하고 슬픈 복합적인 감정을 단 하나의 표정으로 나타낼 만큼 깊은 내공을 보여줬다.
30년 가까이 연기해온 정보석 역시 윤여정에 대해서는 “정말 배우가 이런 것이구나. 나는 아직도 멀었다고 생각한다”고까지 말했다.
발음 등 다소 연기력에 논란을 빚고는 있지만 꾸준한 노력으로 인정받고 있는 황정음 역시 “선생님의 연기는 자연스럽게 제가 그 상황에 빠져들 수 밖에 없도록 만들만큼 실제 상황같이 느껴진다며 윤여정의 범접할 수 없는 카리스마와 집중력에 놀라워했다.
연출을 맡은 김상호 PD는 “굳이 뭘 주문하지 않아도 믿을 수 있는 분”이라고 치켜세우며 “캐릭터와 상황을 치열하게 분석해 연기 아닌 연기를 자연스럽게 보여준다” 고 평했다.
치매에 걸렸어도 사라지지 않는 ‘엄마의 마음’ .
잃어버린 손자 봉마루를 찾으며 이제 또 황순금은 다음 단계의 인생 굴곡을 만나게 된다. 계속해서 펼쳐질 윤여정의 혼이 실린 연기에 더욱 관심이 모아진다.
<박동미 기자@Michan0821> pdm@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