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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상공개...빈 라덴, 알-카에다 진두지휘했다
오사마 빈 라덴이 은신했던 파키스탄 아보타바드에서 확보한 영상을 분석한 결과 그가 테러조직 알-카에다의 활동을 지휘한 ‘실제 지도자’ 였음이 확인됐다고 미국 정부가 7일(현지시각) 밝혔다.

미 정부는 이날 국방부에서 브리핑을 갖고 빈 라덴이 등장하는 영상 5점을 공개했다. 이번에 확보한 자료가 지금까지 입수한 테러집단 자료 가운데 최대 분량이라고 국방부는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정보기관 고위관리는 “빈 라덴의 은신처가 알-카에다의 실제 지휘센터였고 빈 라덴이 테러공격 계획 수립과 전술적 결정에서 적극적 역할을 했다”면서 “그는 명목상의 지도자가 아닌, 능동적으로 활동했던 실제적인 지도자”라고 설명했다.

이날 공개된 한 영상에는 헝클어진 회색 수염을 한 빈 라덴이 바닥에 앉아 담요를 두르고 리모컨으로 위성TV 채널을 바꿔가며 자신이 나오는 뉴스를 찾아보는 모습이 담겨 그가 미디어에 나타나는 자신의 이미지에 매우 신경을 쓰고 있었다는 사실을 짐작케 했다.

또 지난해 10~11월께 녹화된 것으로 보이는 ‘미국인에 보내는 메시지’라는 제목의 다른 선전 영상에서는 빈 라덴이 수염을 다듬고 염색한 깔끔한 모습으로 등장했으나 소리는 모두 삭제된 채 공개됐다.

나머지 3편의 영상은 모두 빈 라덴이 메시지를 녹화하기에 앞서 연습을 하는 장면이 포함됐으며 역시 소리는 나오지 않았다.

미국의 한 정부 당국자는 “알-카에다는 빈 라덴의 사망을 공식 확인했으나 새로운 지도자를 발표하지는 않았다”면서 “아직 최고지도자의 사망을 어떻게 대처할 지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2인자인 아이만 알-자와히리가 계승자로 추정되지만 내부적으로 인기가 없다는 징후가 있다”면서 “따라서 아직 후계자 문제는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알-자와히리가 카리스마가 부족하고 세세한 부분에 집착한다는 내부비판이 있기 때문에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가 치러진다면 반대자들과 맞서 겨뤄야 할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빈 라덴이 사살될 당시 현장에 있다가 부상한 아내 아말 알 사다는 “남편이 지난 5년간 파키스탄 아보타바드의 은신처에서 단한번도 떠난 적이 없다”고 말했다고 파키스탄 당국자가 전했다.

이에 따라 빈 라덴의 은신처를 놓고 파키스탄 정부의 책임공방이 심화되는 동시에 미군의 일방적인 급습 작전을 둘러싼 논란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파키스탄 야당 지도자인 초드리 니사르 알리는 아시프 알리 자르다리 대통령과 유수프 라자 길라니 총리의 사임을 촉구했다.

그는 “미국의 이번 급습 작전은 우리의 명예와 자존심을 짓밟았다”면서 “이번 일에 대해 정부는 침묵을 지키고 있는데 대통령과 총리는 이에 대해 해명을 하거나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희라 기자/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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