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라스’,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MBC ‘라디오스타’는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마야 휘성 케이윌을 초청해서 이렇게 재미있는 이야기를 풀어놓을 수 있다는 건 ‘라스’만의 자랑이다.

‘라스’의 특징은 MC들과 게스트들이 마음껏 놀 수 있게 풀어놓는다는 데 있다. 제작진은 개입하지 않고 그들끼리 놀 수 있는 장(場)을 제공해주는 셈이다. 다른 곳에서라면 나오지 않는 대화도 ‘라스’에서는 자유롭게 풀어놓을 수 있다.

그래서 예측 불가능한 토크의 재미를 선사한다. 가장 재미있는 이야기는 가장 솔직한 이야기라는 말이 있다. ‘라스’에 딱 맞는 말이다.

비약과 생략이 많지만 이제 적응됐다는 사람이 많다. 4일 MC가 갑자기 마야(김영숙)에게 김태우와의 열애설을 떠올리고 마야는 “김태우 요즘 너무 무섭더라. 완전히 소잡는 줄 알았다”고 하자 휘성은 “김태우는 일본 진출이 힘들다. 다들 무서워한다”고 말했다.

휘성이 태진아가 사장인 진아기획으로 옮기게 된 과정도 재미있었다. 휘성은 “가수생활에 위기가 많았는데 그때 태진아 선생님을 찾아갔다. 그랬더니 소속사 가수들을 모두 불러모으더니 ‘이제 우리식구’라고 소개하시더라”면서 “YG 패밀리는 음악 색깔이 뚜렷하지만 태진아 사장님은 나에게 ‘너는 네 음악해라. 난 내 음악한다’고 하셨다”고 말했다.

올해 군입대를 앞둔 휘성은 “유약한 이미지를 바꿀 겸 해병대도 생각했는데 현빈씨처럼 잘 생긴 사람이 그렇게 해버리면 나 같은 사람은 어떻게 하냐”고 말하기도 했다.
휘성 이야기는 짧은 시간으로 편집돼 핵심만 전달됐지만 ‘라스’의 하이터치식 빠른 토크의 틀 속에서 자연스럽게 용해됐다.이 와중에 MC들의 속사포 토크로 마야와 김국진은 러브라인까지 형성돼 두 사람의 관계가 발전하는 것이 아닌지 하는 궁금증을 자아냈다.

‘무릎팍도사’가 게스트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면 ‘라스’는 게스트가 약해도 자가발전이 이뤄져 이를 살려낸다. 그만큼 포장술이 뛰어나다는 얘기다. ‘라스’가 처음에는 ‘황금어장’의 부록처럼 보였지만 이제는 ‘황금어장’ 에이스 자리도 넘보고 있는 실정이다.

MC 김구라는 ‘라스’의 틀에서 자유롭게 날 수 있다. 김구라의 컬러와 개성, 자신만의 표현법과 유머를 가장 잘 담아낸다. 김구라의 뜬금없는 질문과 말도 안되는 이야기까지 살려내는 토크쇼다. 

얼핏 보면 게스트에게 독설도 하고 흠집도 내는 듯 해 무례한 느낌을 주는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오히려 재미있게 해준다. 역으로 말하면 상대를 띄워주는 것이다. 게스트는 ‘루저’가 돼 돌아가는 게 아니라 ‘위너’가 돼 돌아간다. ‘라스’에 출연하기를 원하는 스타들이 많다는 것만 봐도 이를 잘 알 수 있다.

제작진은 최근 백두산과 씨엔블루, 트렉스 등 나이 차이가 많은 록 기타리스트들이 함께 나와 녹화를 진행했는데, 매우 재미있는 배틀이었다고 한다.

수시로 MC들이 밝히는 고품격 음악 토크쇼라는 수식어가 말이 안되는 것 같고, 착각인지 진실인지 헷갈리지만 실제로 음악에 대한 이야기가 적지 않다. 다만 그것을 키치적으로 풀 뿐이다. 

서병기 기자/wp@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