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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이더스’, 근데 돈의 탐욕을 어떻게 이겨내죠?
SBS ‘마이더스’는 인간이 달콤한 돈의 노예가 되어가는 과정을 보여줌으로써 결국 인간이 돈 위에 있어야 한다는 당위론을 설파함으로써 끝났다.

이런 당연한 결론을 끌어내기 위해 너무나 스케일을 크게 키웠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재벌가 비자금과 이를 관리하는 변호사, 주가조작, 부실 은행 합병 등을 꽤 상세히 파고들며 본격 경제드라마로서 가능성을 보여준 점은 높이 평가할만했다.

또 유인혜(김희애)와 아버지 재산 승계를 다투던 두 오빠인 윤제문, 최정우와 인진그룹 변호사 천호진 등 조연들의 실감나는 연기는 드라마를 탄력있게 만들어주었다.




‘마이더스’는 초창기 시청자들을 사로잡는데 실패했다. 개천에서 용난 변호사 김도현(장혁)은 재벌2세 유인혜가 아버지 유필상(김성겸) 인진그룹 회장직을 승계할 수 있도록 하는 작업을 도와주다 머니게임의 탐욕에 점점 파져든다. 결혼을 약속한 평범녀 이정연(이민정)도 버릴 정도로 돈에 눈이 멀어졌다.

하지만 돈의 탐욕은 인간을 배신하는 것쯤은 식은 죽 먹기였다. 유인혜에 의해 버려진 김도현은 복수를 꿈꾸다 은행인수합병전에서 인혜를 이김으로써 통쾌하게 설욕한다. 김도현이 인혜를 누를 수 있었던 건 유필상 회장에게 연인을 뺏긴 인진그룹 30년 고문변호사 최국환(천호진)이 비자금의 존재를 알려주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유인혜를 조종하던 론아메리카의 제임스(김병세)와 맞붙게 됐다. 제임스는 탐욕의 종결자같은 존재였다. 결국 제임스도 론아메리카라는 탐욕의 구조적 존재인 재범(정석원)에게 사살당했다.

재범은 유인혜의 충복이었다가 제임스의 충복이 됐다. 따라서 재범은 2중첩자로 여겨졌다. 하지만 겉으로는 주군을 바꾼 것 같지만 론아메리카의 탐욕과 제임스 개인의 탐욕과의 부딪힘이었다.

김도현 변호사가 인혜를 도와 머니게임에 돌입하며 악혼녀 이정연을 버리는 순간부터 간호사인 이정현의 활용도가 어정쩡해진 건 아쉬움으로 남는다. 결국 김도현은 돈의 탐욕이 얼마나 무서운지를 몸소 느끼고 정연과의 사랑을 확인했다. 도현과 인혜도 탐욕의 대상이었던 돈보다 인간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유인혜의 병은 외로움이었다. 사람을 믿지 못하는 병. 암보다 더 무서운 병이 외로움이다. 이를 일깨워주는 사람은 죽어가는 인혜의 남동생이자 정연을 사랑했던 명준(노민우)였다. 외로워서 돈이라는 탐욕에 집착하는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영혼을 돈으로 팔아버린 댓가는 달콤했지만 정신을 차렸을 때에는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인혜와 도현이 드라마가 끝나는 순간 나누는 대사는 이렇다. “다시 머니게임으로 들어가면 악마의 유혹을 뿌리칠 수 있을까?” 그렇다면 머니게임으로 들어가지 말라는 말인가, 아니면 머니게임에 들어가서도 돈의 유혹을 이겨내야 한다는 말인가?

서병기 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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