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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드보이들로 개혁 시도…쿠바 1인자된 라울 카스트로의 실험 성공하나
세계 최장기 독재자 피델 카스트로의 시대가 끝나고 19일 피델의 동생인 라울 카스트로(79)가 쿠바 공산당 제1서기로 선출됐다. 이날 막을 내린 제6차 당대회에서 라울은 50년만에 처음으로 주택, 차량 매매 허용 등 경제개혁을 약속했다. 하지만 여전히 당지도부는 70대인 혁명세대로 채워진데다 쿠바식 사회주의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방침이어서 라울의 경제개혁이 성공을 거둘지는 미지수다.

당 제2서기에는 80세인 호세 마차도 벤투라 부의장이 임명됨에 따라 라울-마차도 시대가 개막됐다. 의사 출신인 마카도는 쿠바 혁명 초기부터 참여해왔으며 강경론자로 알려져있다. 다른 지도부 일원들도 대부분 70대로 혁명세대들이다. 이에 대해 로이터통신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공산국가 중 하나인 쿠바가 아직 새로운 피를 수혈할 준비가 안됐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경제 개혁과 관련 라울은 “자본주의를 받아들이기보다 쿠바 사회주의를 업그레이드하겠다”고 천명했다. 이날 재정적자 감축을 위해 정부 지출을 줄이고, 보조금을 삭감하며, 공무원 100만여명을 줄이고, 국영기업에 더 많은 자율권을 부여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300여개의 개혁안도 승인됐다. 1963년부터 쿠바 국민들은 식량 배급을 받아왔지만 앞으로는 배급이 필요하지 않은 사람들게는 지급되지 않는다. 또 시스템 정비를 통해 외국인 투자를 장려하겠다는 계획이나 국가가 생산 계획을 짜고 통제하는 기존의 틀은 바꾸지 않을 방침이다.

그간 제2서기에 머물렀던 라울은 지난 2008년 피델로부터 국가평의회 의장직을 넘겨받았다. 피델의 막내동생인 그는 과거 게릴라 항쟁 시절부터 형과 함께 했다. 라울은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했으며, 1958년 국방장관에 임명됐을 당시부터 경제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1991년 쿠바를 적극 지원했던 소련이 붕괴하자 국내 항공, 호텔, 소매점 부문을 군이 직접 운영하도록 하기도 했다. 혁명 영웅인 피델이 낡은 원칙에 집착한 반면 라울은 보다 실용적인 노선을 추구할 전망이다.

한편 이날 당대회 폐막식에는 그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피델 카스트로 전 의장도 참석했다. 올해 84세인 피델은 파란 트레이닝복을 입고 나타났다. 피델은 1965년 당을 세운 이후 제1서기직을 맡아왔지만 이날 동생에게 자리를 물려주고 당을 떠나게 됐다. 피델은 앞으로 의장직 공식 퇴임이후부터 해왔던 집필 활동과 조언 역할을 계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매주 관영언론인 ‘그란마’에 ‘피델의 성찰’이라는 제목의 칼럼으로 국내외 주요 문제에 대한 입장을 밝혀왔다.

신수정 기자/ss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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