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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000억이냐 3000억이냐…헌인마을 감정평가액 ‘논란’
실시계획인가 받았다면

“3.3㎡당 2500만원 호가”

PF대출 넘는 7000억 충분

업계, 대출회수 은행권 비판


서울시 “6월 인가계획”

아직은 자연녹지로 분류

채권단은 3000억 규모 평가


삼부토건과 동양건설산업을 수렁으로 빠뜨린 ‘헌인마을 개발사업’이 지난달에만 실시계획인가를 받았어도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라는 최악의 사태는 면할 수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실시계획인가 여부에 따라 땅값이 7000억원과 3000억원으로 엄청난 차이가 발생, 총 4270억원에 달하는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의 대출연장 추가 담보조건 역시 달라지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오는 6월 인가를 내줄 계획이라고 밝혀, “채권단이 2개월만 기다려줬어도 대혼란을 면할 수 있었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18일 서울시와 삼부토건ㆍ동양건설산업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내곡동 헌인마을은 토지이용계획확인서상 여전히 자연녹지지역이다. 아직 법적으로 공동주택을 지을 수 없는 땅이다. 헌인마을은 2003년 도시계획심의에서 1ㆍ2종 전용주거지역으로 변경됐지만, 개발의 근간이 되는 도시개발법상 실시계획인가를 받아야 용도변경이 정식으로 고시된다. 하지만 헌인마을 개발사업 시행사인 우리강남PFV는 PF 만기를 한 달 앞둔 지난달에야 실시계획인가를 신청했다. 

서울시는 대지조성계획, 지구단위계획, 도로ㆍ공원조성방법 등을 두고 관련부서와 검토 중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현재로선 계획안을 볼 때 인가를 내주지 않을 만한 이상을 발견하지 못했다”면서 “이르면 6월께 인가가 날 것”이라고 말했다.

실시계획인가가 늦어지면서 헌인마을의 가치 산정을 두고 건설사와 채권단의 평가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전체 부지 13만2000㎡ 중 현재 두 건설사가 확보한 땅은 70% 정도로 9만여㎡다. 우리강남PFV는 당초 토지 전체를 매입해 1인 지주로 개발, 자신들이 환지받을 계획이었다. 하지만 일부 지주들의 반대로 모든 땅을 매입하지 못했다.

두 건설사 측은 전체 부지를 개발해 30%를 환지해줘도 나머지 70%에서 충분히 개발이익을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내곡동 단독주택지 호가는 최대 3.3㎡당 2000만원대. 동양건설산업 고위관계자는 “확보한 9만여㎡ 를 구획 정리하고 대대적으로 정비하면 3.3㎡당 2500만원까진 나갈 수 있다”면서 “땅값만 해도 PF대출(4270억원)을 훨씬 뛰어넘는 7000억원 가까이 된다”고 설명했다.

반면, 금융당국으로부터 PF대출비중 축소를 강력히 요구받고 있는 채권단은 ‘미실현 이익’이라며 다르게 접근하고 있다. 아직 용도변경이 고시도 되지 않은 헌인마을은 ‘자연녹지지역’이며, 감정평가액도 3000억원 정도로 평가했다. 채권단의 한 관계자는 “8년 동안 집 한 채 못 짓는 땅에 대해 PF 대출을 연장해줬지만 우리로서도 한계가 있다”면서 추가담보 요구의 불가피성을 피력했다.

이에 대해 한 대형건설사 고위관계자는 “금융권도 헌인마을의 사업성을 높이 평가해 PF대출을 했으면 사업이 성공하도록 도와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실시계획인가를 코앞에 두고 자신들의 리스크만 해소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삼부토건 관계자 역시 “자금운용, 토지매입 범위 등을 놓고 결론을 빨리 내지 못해 대출 만기 한 달 직전에 인가를 신청하게 됐다”면서도 “대출 자동연장까지는 아니지만 최소한 추가담보액은 낮춰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정태일 기자/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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