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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명훈이 사르코지 대통령에게 편지 쓴 이유는
15일 광화문 서울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 사무실에서 정명훈 서울시향 예술감독이 기자들에게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먼저 말을 건넸다. “외규장각 도서 반환 건과 관련해 할 말이 있다”는 그는 “내막을 자세히 아는 사람으로서 뒤에서 애써준 자크 랑(Jack Lang) 전 프랑스 문화부 장관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운을 뗐다.

자크 랑 전 문화부 장관과의 인연은 지난 198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자크 랑 전 문화부 장관은 당시 파격적으로 그를 파리오페라단 예술감독으로 영입했다. 91년 반환 문제가 한창 화제가 됐을 때 정명훈 예술감독과 많은 대화를 하며 반환의 필요성에 공감한 그는 그로부터 20년 넘게 끈질기게 매달려왔다.

프랑스는 1866년 병인양요 당시 강화도에 있던 왕실 도서관 외규장각에서 의궤(도서)를 가져갔다. 91년 서울대가 반환을 공식 요구하고 나서면서 반환 협상이 시작됐지만 93년 9월 방한한 미테랑 당시 프랑스 대통령이 휘경원원소도감의궤(徽慶園園所都鑑儀軌) 상권 1책을 반환한 이후 협상은 진전되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나머지 의궤 중 유일본 8권을 포함한 1차 반환분 75권이 한국으로 돌아왔다. 

정명훈 예술감독은 “자크 랑은 미테랑 대통령에게도 적극적으로 반환 문제를 거론했고 2년 전 다시 외규장각 반환 문제가 불거졌을 때 내게 사르코지 대통령에게 편지를 쓰라고 조언도 했다”고 말했다. 그의 조언에 따라 정명훈 예술감독은 한국인으로서, 한국의 입장에서 외규장각 도서 반환이 왜 필요한지, 반환 후 한국가 프랑스가 더 가까워지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란 말도 편지에 썼다. 몇 달 후 사르코지 대통령으로부터 답장이 왔다. 정 감독은 “조금 시간을 주면 잘 될 것 같다고 언급했고 6개월 전엔 자크 랑에게도 될 것 같다고 연락이 왔다”고 말했다.

그는 “자크 랑에게 고마운 마음을 꼭 전하고 싶다”며 “20년의 세월 동안 자신의 직책을 떠나 그 사람이 그것을 놓지 않고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반환이 완료되면 한국 정부가 나서 그를 초대하면 좋겠지만 그게 안 된다면 내가 개인적으로라도 반드시 초청해 고맙다고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정현 기자 @donttouchme01>
hi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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