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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대지진>원전 폭발…‘안전신화’ 붕괴하나
후쿠시마(福島) 원자력발전소 1호기가 폭발해 방사능이 누출되고 3호기까지 비상사태에 들어가자 일본 원자력 발전의 안전신화가 붕괴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일본 원자력발전소 사상 처음으로 ‘노심 용해’가 발생한 것이 확인되면서 일본 원전에 대한 우려는 더욱 확산됐다. 

핵무기 확산방지를 위한 비영리재단 ‘플라우셰어스 펀드’의 조지프 시린시온 회장은 12일(현지시간)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상황이 계속되고 이를 통제하지 못하게 된다면 부분적 노심 용해는 전면적인 용해로 발전하게 된다”며 “이는 완전한 재앙”이라고 우려했다.

또 일부에서는 발전회사와 정부의 초동대응이 늦어져 화를 더 키웠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노심용해ㆍ폭발ㆍ방사능 유출 ‘최악’=후쿠시마 제1 원전에서는 12일 1호기의 냉각시스템 작동이 멈추면서 노심용해가 일어나고 외부 건물이 폭발해 13일에는 방사성 물질 유출 방사량이 법적 한계치를 넘어섰다.

일본 정부는 12일 제1원자력발전소 1호기 주변에서 방사능 물질인 ‘세슘’과 방사성 요오드가 검출됐으며 이는 원자로나 우라늄 연료 중 일부가 녹는 ‘노심용해’(멜트다운)가 일어났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날 오후 3시36분께 이 원전에서 여진으로 추정되는 대규모 진동이 온 직후 폭발이 일어났다. 이번 폭발로 지붕과 벽이 모두 붕괴돼 철골구조가 그대로 노출됐고 하얀 연기가 뿜어져 나와 방사성 물질 유출 가능성이 높아졌다.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원전 1, 2호기 방사능 누출 우려와 관련해 ‘원자력 긴급사태’를 선언하고 주민 대피 범위를 제 1원전은 반경 3km에서 10km로 확대했다가 다시 20km로 넓혔다. 제 2원전도 반경 3km 이내에서 10km 범위 까지 옥내 대피령을 내렸다.

▶日 원전 안전성 도마에=후쿠시마 원전의 방사성 물질 유출이 확산되자 현지 언론은 이번 사고로 일본의 원전 안전성에 대한 신뢰가 무너졌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교도통신은 “미처 예상하지 못한 대규모 지진 탓이라고는 해도 노심 용해가 처음 일어났다는 사실이 확인된 만큼 원자력발전의 안전성은 크게 흔들리게 됐다”며 “지진 다발국인 일본의 원자력발전이 논란의 도마에 오르게 됐다”고 밝혔다.

마이니치신문은 정부와 전력회사는 그동안 일본 원자력발전소는 안전하다고 강조해왔으나 이번 후쿠시마 원전 1호기 폭발로 ‘안전신화’가 무너졌다고 탄식했다.

이 신문은 “온난화 방지에 효과가 있는 저탄소 에너지로 원자력발전 비율을 대폭 높이는 정책을 추진했으나 이번 사고로 원전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에너지 정책의 근본적인 재검토가 불가피해졌다”고 지적했다.

일본은 현재 전력의 약 30%를 원자력발전으로 충당하고 있다. 정부가 작년 6월 확정한 에너지기본계획에 의하면 향후 14기 이상의 원자력발전소를 신·증설해 전체전력에서 원자력발전 비율을 40%까지 높이기로 했다.

뿐만 아니라 원전 방사성 물질 유출과 관련한 일본 정부의 초기 대응에 대한 문제도 지적됐다.

산케이 신문은 원자력발전소에서 폭발이 일어났다는 그 자체로 정부의 위기관리 능력이 의심받고 있다면서 폭발 사실도 발생 2시간 만에 공식 발표가 이뤄지는 등 정부의 초동 대응도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원전의 안전 확보를 위해서는 지진에 견딜 수 있는 각종 설비의 준비, 상상을 넘는 지진이 발생해도 안전하게 원자로 가동을 중단해 방사능 누출을 막을 수 있는 이중삼중의 봉쇄 대책이 있어야 했지만 후쿠시마 원전 1호기는 이에 실패했다고 비판했다.

도쿄신문은 “이번 사고로 일본 원전의 내진 안전신화가 붕괴했다”면서 “정부와 민간기업이 한 몸이 돼 추진하고 있는 원자력발전소의 해외 비즈니스에 악영향이 우려된다”고 전했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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