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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전의여왕’, 삶과 인생을 성찰케했다
MBC 월화극 ‘역전의 여왕’은 천연덕스럽고 자연스런 연기에 화면 장악력이 뛰어난 김남주의 연기력과 여심을 흔드는 박시후의 매력이 잘 발휘됐다. 연장전까지 31회를 달려오며 이 두사람과 정준호, 채정안 등 ‘역전 용사’들의 ‘해피역전엔딩’으로 깜짝 결말을 보여주며 삶과 인생을 성찰하게 했다.

1일 방송된 MBC 월화극 ‘역전의 여왕’(극본 박지은, 연출 김남원, 정대윤/제작 유니온 엔터테인먼트) 최종회는 시청률 19%(AGB닐슨미디어리서치 수도권)로 월화극 1위 자리를 지키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역전의 여왕’은 마지막 회에서 “인생의 찬란한 순간은 지금 여기서 열정적으로 일하고 사랑하는 것. 이것을 깨닫고 비로소 행복해졌다”는 태희(김남주)의 나래이션과 함께 의미있는 끝을 맺었다.

김남주(황태희)가 박시후(구용식)와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고 정준호(봉준수)가 옛연인 채정안(백여진)과 사랑을 그리게 되는 결말은 사랑의 참 의미에 대해 생각하게 했다는 평가다. 시청자들은 “두 커플 모두 이제 제 짝을 찾은 것처럼 행복해 보인다”, “함께 간다는 건 사랑과 믿음 없이는 불가능한 것 같다. 무엇이든 불사하겠다는 용식과 여진의 강한 의지가 불가능할 것 같았던 사랑을 가능케 했다”며 두 커플을 축복했다.

시청자들에게 삶의 위안을 주었던 ’역전의 여왕‘은 현시대의 우리들을 위한 리얼 직장인 생존기와 같았다. “우리 팀장이랑 똑같다”, “나도 얼마 전에 황태희랑 똑같이 당했다”

남 일 같지 않은 구조조정, 샐러리맨의 환호성을 부른 사표엔딩, 갑에게 대신 소리쳐준 을순이 황태희의 갑을개념어록, 처자식에게는 숨겨왔던 샐러리맨 가장의 고달픈 사내정치, 소심하고 한심하고 대충 사는 직장인 전형모델 삼심이 등은 드라마 곳곳에 숨어 시청자들의 마음을 어루만졌다. 현실을 그대로 반영한 리얼스토리는 대한민국 직장인들에게 공감을 주었다.

사내연애로망을 불러일으킨 구본태희 커플의 로맨스는 격한 러브신 하나 없이 시청자들을 두근거리게 하는 힘을 보여줬다. 처음엔 갑을 원수로 만났다가 서로를 점차 알아가고 이해하게 되는 두 사람의 사랑에 시청자들은 빙의할 수밖에 없었다. 사랑은 사람 맘처럼 되는 것이 아니라는 목부장의 말처럼 절대 이성으로도 주변의 강압에도 제어할 수 없었던 두 사람의 순수한 사랑은 ’폭풍 로맨스‘라는 신조어를 낳으며 여성 시청자들의 마음을 흔들어 놓았다. 



‘역전의 여왕’은 가깝고도 먼 가족을 이해하게 해 준 드라마다. “우리 남편이, 우리 아버지가 저렇게 힘들게 일하는 줄은 몰랐다”, “태희와 준수 부부를 보며 부부 사이에 믿음과 대화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됐다” 기러기 아빠 목부장(김창완)이나 준수, 오과장 등을 통해 우리는 집에서는 알지 못했던 남편과 아버지의 직장생활을 엿볼 수 있었다.

‘인생에는 역전의 순간이 있어 살아볼 만하다’라는 모토로 시작된 ‘역전의 여왕’은 시청자들에게 매 순간 역전의 짜릿함을 주며 삶에 대한 의지를 불태웠다. 오합지졸 부대였던 패배자 특별기획팀 팀원들의 눈부신 성장은 평범한 우리들도 열정을 다시 불태워 인생에 행복한 역전을 이룰 수 있다는 꿈을 꾸게 했다. 프레젠테이션 비법부터 포기하는 습관에서 벗어나는 법까지 직장에서의 생존법과 지금 이 순간을 소중하게 생각하라는 행복을 위한 메시지들은 우리에게 삶에 대한 성찰의 기회를 남겼다.

가족을 위해 열심히 일하면서 자식들에게 학비를 보내준 기러기 아빠 목부장은 자신의 건강은 체크하지 못하고 병에 걸려 이 세상을 떠났다. 그러니 가족이건 친구건 동료건 ‘지금’ 사랑해야 한다고 이 드라마는 강조한다.

서병기 대중문화전문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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