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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태희의 ‘미실’ 빙의
‘미실’ 따라잡기다. 공주님 김태희가 ‘제대로’ 공주 노릇을 해보겠다고 결심하며 시작한 첫 번째 업무였다.

26일 방송된 MBC ‘마이 프린세스(극본 장영실, 연출 권석장)’ 7회 방송분에서는 ‘미실’의 고현정에 완벽 빙의된 김태희의 모습이 전파를 탔다.

이미 지난 첫 방송부터 지금까지 무수히 ‘깨는’ 모습을 보여왔던 김태희다. ‘자폭’의 진수를 달리다 김태희와 제작진이 꺼내든 ‘미실’ 빙의 카드는 7회 방송분을 통해 폭발했다. 정말 ‘폭발’할 만한 영향력까지는 사실 아니었으나 시청자들에겐 ’깨알같은’ 재미로 남았다.

‘이설’ 김태희가 미실로 빙의된 것은 이유있는 변신이었다. 사랑도 야망도 제대로 되지 않자 사사건건 황실 재건과 그 중심에 선 이설을 향해 도끼눈을 뜨는 오윤주 관장(박예진)이 ‘목적’의 대상이었다.

앞서 오 관장은 공주를 보다 ’지적이고 기품있는‘ 여성으로 만들기 위해 자신과 닮은 커트 머리 가발을 씌우고 우아한 블랙과 화이트가 매치된 그러나 다소 소녀적인 원피스를 입힌다. 마치 공주가 자신의 ’아바타‘라도 되는 것처럼 그랬다. 이 때 오 관장은 공주에게 “머리를 바꿔도 맹해보이네”라고 대놓고 독한 한 마디를 던졌다.

여기가 끝이였더라면 ’미실‘로 ’빙의‘까지는 되지 않았을지는 모른다. 결정적 ’한 방‘은 공주의상 콘셉트 회의에서다.

역시나 독한 오 관장은 “고아에 입양아 이미지를 떠올릴 만한 콘셉트는 피해달라. 이미지 실추 요인이 될 수 있는 것은 다 빼자”는 말로 외모 못지 않게 성격마저 해맑은 공주에게 상처를 입혔다.

상처를 입었다고 주저앉아 운다면 이설이 아니다. 여기에서 미실 빙의의 순간이 온다. 순종어차 안에서 고현정에게 연기대상을 안겨줬던 화제의 그 드라마 ’선덕여왕‘을 시청하는 공주 이설, 처음엔 그저 ’따라하기‘였으나 점차 몰입의 강도는 세졌다.
 
[사진=MBC '마이 프린세스']

김태희는 이제 ’이설‘로서의 미실 연기에 돌입한다. 미실을 따라하며 “너 때문이다. 오윤주, 박해영! 다 네놈들 때문이야!”를 말하며 분노에 눈에 뜨게 되는 것. 여왕이 되고 싶은 미실이었으나 결국 이루지 못했던 미실과 공주를 하기로 했으나 제대로 된 공주 역할을 하지 못하는 이설이 미실을 연기하는 이 지점이 바로 웃음 포인트였다. 그 때 이설을 찾아헤매던 해영(송승헌)은 이 장면을 목도하고 “암살법이라도 배우냐”고 무안을 주지만 ’이설‘은 “사방이 온통 적이다. 궁에서 살아남기 위해 내 인생의 롤모델을 ’미실‘로 정했다”며 굳은 결심 의지를 보여줬다.

김태희는 ’미실’로까지 갔다. 드라마는 더불어 해설(박해영+이설) 커플의 탄생까지 예고하고 있다. 두 사람의 키스신마저 이날 전파를 탔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이 프린세스’의 약발은 처음같지 않은 상황이다. “이제 미실로까지 빙의된 김태희, 깨알웃음마저 준다”는 긍정적인 반응과 더불어 “이제 드라마 중반인데 점점 쳐지고 지루하다”는 부정적인 반응도 일고 있다. ’미실’ 빙의가 파괴적인 영향력은 아니었음을 보여준다. 이날 ’마이 프린세스’는 다시 수목 안방의 왕좌에서 내려왔다. 15.7%의 전국 시청률을 기록하며 또다시 소폭의 시청률 하락, 더불어 SBS ’싸인(17.6%)’에 그 자리를 내줬다.

<고승희 기자 @seungheez>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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