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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러브에 짠 ~ 어수룩한 탐정에 배꼽
떼쓰는 아이와 ‘메가마인드’…사극물 마니아는 부모님과 ‘평양성’…‘천국의 눈물’등 뮤지컬 대작도
<이 영화 어때요> 궁리‘상하이’서 관능의 화신으로


올해 설 연휴 극장가도 상차림이 푸짐하다. 주 요리는 웃음과 감동, 코미디와 휴먼드라마다. 우리 전통음식이 채우는 차례상이 그렇듯 극장가에도 한국영화가 대세다. 일단 지난 20일 개봉해 가족영화로서 흥행가도에 불을 댕긴 강우석 감독의 ‘글러브’가 기선제압을 했다. 애니메이션 ‘메가마인드’와 차태현 주연의 ‘헬로우 고스트’도 뒷심이 여전히 탄탄한 편이다. 여기에 ‘한복 입은 코미디영화’가 설 연휴 성수기에 출사표를 던졌다.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과 ‘평양성’이다. 외화로는 중국 출신 스타배우가 출연하는 두 편의 할리우드 영화가 눈길을 끈다. 세스 로건과 저우제룬이 출연하는 판타지 영화 ‘그린호넷’과 저우룬파, 궁리, 존 쿠삭이 주연을 맡은 ‘상하이’다.


▶감동과 코미디의 황금비율 가족영화 ‘글러브’

강우석 감독의 ‘글러브’는 야구 소재의 스포츠 휴먼드라마다. 음주폭행으로 물의를 일으켜 봉사활동차 고교 야구부 코치를 맡게 된 유명 프로야구 선수와 청각장애 고교인 충주성심학교 야구부원들의 전국대회 1승 도전기를 그린 작품으로, 정재영의 연기가 만장일치의 호평을 받고 있다. 몇 차례의 눈물세례와 능청스러운 유머가 객석의 지지를 받고 있다. 강우석 감독의 대중적인 감성과 주ㆍ조연 배우들의 호연이 더해지며 설 극장가의 최대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김명민-오달수 콤비의 ‘조선명탐정’

소설 ‘열녀문의 비밀’을 원작으로 한 사극 코미디영화로 김탁환의 작품 중에선 처음으로 영화화된 작품이다. 무엇보다 영화에서 첫 희극 연기에 도전한 김명민과 코미디 연기의 ‘달인’인 오달수의 빼어난 앙상블이 돋보인다. 조선 정조시대를 배경으로 왕의 밀명을 받고 공납비리를 수사하는 명탐정의 활약을 담았다.

당쟁갈등으로 조정이 어지럽고 유학과 천주학으로 대표되는 구ㆍ신문물의 충돌이 도를 더하는 가운데, 허허실실 전략으로 음모와 견제를 요리조리 피해가며 사건의 실마리를 풀어가는 주인공들의 모습이 큰 재미를 준다. 양반의 허세와 천재적인 지능, 빼어난 지략을 모두 갖춘 김명민의 연기는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만큼이나 입체적이고, 오달수는 특유의 장단으로 맞추는 대거리가 일품이다. 관능적이면서도 지혜와 강단을 갖춘 여성을 연기한 한지민의 연기도 극에 활력을 더했다.


▶이준익의 해학과 풍자 ‘평양성’

풍자와 해학, 동 시대에 대한 연민은 이준익 감독의 작품세계를 가로지르는 주제어다. 출세작인 ‘황산벌’ 이후 7년여 만에 선보이는 후속편 격인 ‘평양성’은 이준익 감독의 정서와 열망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작품이다. 신라와 손을 잡은 당나라가 고구려의 평양성을 공격하지만 연개소문의 아들 남건이 지휘하는 고구려군은 이를 거뜬히 막아낸다. 하지만 연개소문의 장자인 남생이 당에 투항하면서 고구려는 위기에 처하고, 당의 야심을 경계한 신라의 노장군 김유신은 조심스레 고구려와의 연합 가능성을 타진한다. 이 와중에도 ‘황산벌’에서 백제 패잔병이었던 ‘거시기’는 또 살아남고 사랑한다. 정진영이 연기하는 김유신의 노회함, 류승룡이 분한 고구려 장수 남건의 기개, 이문식의 거시기가 보여주는 좌충우돌. 캐릭터들이 선명하고 배우들은 인물을 완전히 장악하며 전투 장면은 박진감이 넘친다.


▶다양한 외화

‘메가마인드’와 ‘그린 호넷’은 ‘변종’ 수퍼히어로 무비이자 3D 영화라는 공통점을 가졌다. 드림웍스 애니메이션 ‘메가마인드’는 대적할 영웅을 잃어 외로운 악당 이야기이고, ‘그린 호넷’은 미성숙한 재벌2세가 영웅으로 거듭나는 판타지영화다. 주인공들의 행동 동기의 바탕에는 대중들에게 관심을 받고 싶은 ‘인정욕구’가 있다. 궁리의 우아하고 관능적인 매력이 빛나는 ‘상하이’는 상하이 마피아 두목과 그의 아내인 항일 레지스탕스, 미국 첩보원의 관계를 축으로 1940년대 진주만 폭격 전 강대국들의 음모와 범죄를 그린 스릴러영화다.

이형석 기자/ suk@heraldcorp.com

설 연휴를 맞아 극장가엔 새 영화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글러브(왼쪽 위 사진부터 시계방향), 까치까치 설날을 안숙선과 함께, 조선명탐정, 메가마인드.


<이런 공연도 있어요> 남산서 외국인 문화잔치 한마당

5일간의 황금 설 연휴를 알차게 보내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가족과 친지를 찾아뵙고도 남는 시간들. 차례를 마친 후 온가족이 함께할 수 있는 공연들로 어느 때보다 풍성한 설이 준비돼 있다. 전통 체험을 함께 하는 공연부터 지난해부터 화제가 된 대작 뮤지컬까지 즐길거리가 다양하다. 


▶우리 것이 좋은 것=2월 1일부터 5일까지 서울남산국악당 국악체험실에서는 ‘설맞이 미수다’가 펼쳐진다. 민족 최대의 명절 설을 맞아 이 기간에 한국에 머무르는 외국인들이 한국의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 직접 가래떡도 썰어볼 수 있다. 내ㆍ외국인이 함께 어울려 차례상 차리는 법도 배우고 한복을 차려입고 세배도 한다. 윷놀이 같은 민속 고유의 놀이도 즐기며 명절을 체험할 수 있다. 설 당일인 2월 3일엔 북서울꿈의숲 아트센터 퍼포먼스홀에서는 설맞이 특별공연 ‘사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 삼청각은 3일과 4일 양일간 세시풍속 특별공연 ‘까치까치 설날을 안숙선과 함께’를 마련했다. 오후 6시부터 7시까지 삼청각 한식당에서 마련한 갈비찜정식(8코스 고급 한정식)으로 식사를 하고 7시부터 1시간 동안 공연을 보는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공연은 명창 안숙선을 비롯한 중견 소리꾼들이 함께 어울려 우리 민요와 판소리, 전통 무용 등을 선보인다.


▶미리 ‘찜’한 뮤지컬 대작=뮤지컬을 좋아하는 젊은 층이라면 2월 초 막을 올리는 대작 뮤지컬을 이미 찜해뒀을지도 모른다. 뮤지컬 ‘미션’과 ‘천국의 눈물’은 해외 유명 스태프들을 동반해 한국에서 기획과 제작을 주도하고 해외 공연까지 추진하고 있는 작품으로 기대를 모은다. 2일부터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 오르는 뮤지컬 ‘미션’은 영화음악의 거장 엔리오 모리코네라는 이름 하나만으로도 힘을 갖는다. ‘미션’은 18세기 남아메리카에서 이상이 다른 두 선교사가 원주민 과라니족을 상대로 봉사활동을 벌이는 과정을 그린다.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되는 ‘천국의 눈물’ 역시 화려한 제작진을 앞세웠다. ‘천국의 눈물’은 지난 2000년 선보인 조성모의 ‘아시나요’ 뮤직비디오를 뿌리로 이야기의 틀을 맞춘 창작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몬테크리스토’ 등을 작곡한 프랭크 와일드혼이 음악을 맡았고 ‘멤피스’ ‘스위니 토드’로 잘 알려진 가브리엘 베리가 연출한다. JYJ로 활약하고 있는 김준수와 함께 ‘오페라의 유령’에서 최다 팬텀 역을 맡은 브래드 리틀이 한 무대에 선다.


▶오감 자극 공연을 아이와 함께=남산국악당에서 열리는 전래동화 음악극 ‘방귀쟁이 며느리’는 세종문화회관과 극단 사다리, 영국의 모비덕이 공동제작한 창작물. 탈춤, 마당놀이, 마임, 인형극 등 다양한 연희를 접목시켰다. 설날을 맞아 가족단위 공연 관람객들을 위해 남산 한옥마을을 찾은 방문객들은 설 대동놀이를 함께 할 수 있게 꾸몄고 3일과 4일엔 투호, 한삼무늬찍기, 소원배나무 등도 체험할 수 있다. 

윤정현 기자/ hi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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