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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올레길>30년 ‘단절상처’ 치유…다시 하나된 쉼터로
<46> 양천구 계남공원길






신정로 관통에 갈라진 공원

지난달 생태통로 연결 완료

탁트인 전망 오후 석양 장관

주민들 “산책 즐거움 두배”


자동차도로는 마주한 두 지역의 단절을 초래한다. 지역의 단절로 당장 사람들의 행동반경 변화가 나타나고, 자연 생태통로도 끊긴다.

서울 양천구 신정동과 신월동 일대에 걸쳐 있는 44만㎡(약 13만3333평)의 계남공원이 그렇다.

계남공원은 1971년 8월에 문을 열었다. 하지만 10년 뒤인 1981년 목동 신시가지가 개발되면서 6차로인 신정로가 공원 복판을 가로질러 개통됐다.

당연히 주민들의 공원 이용이 불편해졌다.

또 도로로 단절된 계남공원은 신정로 북측의 계남1공원과 남측의 계남2공원이라는 어정쩡한 이름으로 나뉘었다. 생태통로 또한 단절됐다.

이런 계남공원이 얼마 전 하나의 공원으로 재탄생했다. 개발 논리에 밀려 30년 가까이 도로로 양분됐던 계남공원에 생태통로가 만들어진 것. 지난달 준공식이 있었다. 생태통로는 과거 한강을 건너 인천으로 가는 지름길로 이용됐다던 정랑고개에 있다.

신정로에서 계남공원으로 향하는 나무 계단을 따라 오르니 생태통로가 한눈에 들어온다. 폭 56m, 길이 70m인 고가 형태의 통로다. 폭이 워낙 넓어 도로 위에 있다는 사실조차 잊게 해준다. 통로 옆에는 돌무더기도 보인다. 
목동 신시가지 개발로 30년간 도로를 사이에 두고 양분됐던 계남공원에 최근 생태통로 개통으로 하나의 공원으로 이어졌다. 4㎞에 달하는 계남공원 산책로는 접근성이 높아져 인근주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다람쥐와 같은 야생동물이 노닐 수 있도록 한 배려다. 계남1공원 쪽으로 향하는 길에는 토끼굴이 마련돼 두 마리의 토끼가 건초를 뜯는 모습도 눈에 들어왔다.

양천구는 아름답게 복원된 생태통로를 활용하는 차원에서 전문가의 해설을 곁들인 자연생태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무엇보다 생태통로의 개통은 계남1공원에서 2공원으로 이어지는 약 4㎞의 산책로의 가치를 살려놓았다. 그 의미는 크다.

최근 들어 자주 내리는 눈 속에서 생태통로를 따라 계남1공원과 2공원을 가로지르며 산책을 즐기는 이들을 어렵지 않게 목격할 수 있다. 산책로는 3m가량의 폭으로 평지와 얕은 경사지로 이어져 있어 노인들에게도 부담스럽지 않다. 가벼운 산보길로 적합하다.

1공원 산책로 중간에 설치된 팔각정은 계남공원 주변의 전 지역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계남공원이 다른 공원과 다른 게 있다. 산책로가 이어지는 길에 운동시설 등 편의시설이 적게 설치돼 있다. 편의시설은 산책로의 초입 평지 부근에 집중적으로 설치됐다.

계남1공원 입구에는 야외무대와 배드민턴장, 어린이놀이터가, 2공원 입구에는 강서로변으로 게이트볼장과 배드민턴장 등의 운동시설이 조성돼 있다. 노년층의 휴게공간으로 인기가 많다.

마지막으로 계남공원에서 산책을 즐기려는 이들에게는 해질 무렵에 새롭게 뚫린 생태통로를 찾는 걸 추천한다. 탁 트인 시선을 따라 눈에 들어오는 석양이 장관이다.

정순식 기자/s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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